신기한 나라의 앨리스 책세상문고 세계문학 36
루이스 캐럴 지음, 남기헌 옮김 / 책세상 / 2006년 10월
장바구니담기


"그럼 네가 의미하는 것을 말해야지." 3월의 토끼가 말했다.
"그럴게." 앨리스가 허둥지둥 대답했다.
"적어도..... 적어도 나는 내가 말하는 것을 의미해...... 이거나 그거나 같은 거잖아."
"전혀 같지 않아!" 모자 장수가 말했다.
" '나는 내가 먹는 것을 본다'와 '나는 내가 보는 것을 먹는다'가 똑같다는 말이니?"
"그러니까 네 말은, '나는 내가 가진 것을 좋아한다'와 '나는 내가 좋아하는 것을 가졌다'가 똑같은 거구나!" 3월의 토끼가 거들었다.
"그러니까 네 말은, '나는 잠을 잘 때 숨을 쉰다'와 '나는 숨을 쉴 때 잠을 잔다'가 똑같다는 거구나!" 겨울잠쥐까지도 잠꼬대하듯 거들었다.
"너에게나 똑같겠지!" 모자장수가 말했다. -92쪽

남기헌 : 그렇다면 혹시 부조리와 난센스-무의미는 서로 다른 것인가요? 사뮈엘 베게트는 보통 부조리 작가로 여겨지는데, 선생님은 이와 어떻게 구별된다고 보십니까?

캐럴 : 음. 부조리가 한 의미의 체계 안에서 상반되는 의미들을 대조시키는 것이라면 무의미는 전혀 다른 의미의 체계가 존재함을 전제하는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따라서 무의미는 의미의 체계가 달라서 이해할 수 없는 것일 뿐, 다른 의미 체계 사이에 종속 관계는 존재하지 않으며 두 의미 체계의 공존이 가능하다고 봅니다. 우리는 이런 차이를 부정하고 하나의 의미 체계로 다른 의미 체계를 이해하려고 한다고 생각합니다.

(역자와 저자의 가상인터뷰 '나른한 오후의 다과회' 中 ) -185-186쪽


댓글(1)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프레이야 2007-02-02 13: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역자와 루이스 캐럴 간의 가상 인터뷰 형식, 흥미롭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