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락사를 합법화해야 할까? 민음 바칼로레아 34
미셸 오트쿠베르튀르 지음, 김성희 옮김, 김현철 감수 / 민음인 / 2006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30분만에 읽는 안락사 논쟁이란 말은 절대 광고멘트가 아니다.   정말 30분만에 읽었다. 아침 지하철 출근길에. 이 책은 민음 바칼로레아  시리즈 중 하나이다. 바칼로레아는 이제 많은 이들이 알고 있듯 프랑스의 대학입학 논술시험을 지칭한다. 프랑스의 대학입학시험은 우리와 같은 수능체제가 아니라 논술시험이 판가름하는데 그 문제란 것도 우리처럼 옛날의 본고사의 부활 유형이 아니라 아주 짧고 간단한 질문을 던져주고 자유롭게 알아서 서술하는 식이다. 우리네 논술시험은 사실상 제한 조건들이 많기 때문에 답안들이 아무리 잘 써도 그 나물에 그 밥일 수 밖에 없다. 대학에서는 독창적이고, 창의적인 답안을 뽑겠다고 하지만, 언젠가 한국일보에 나왔던 기억나지 않는 필자의 의견에 따라 정해진 답안이 나올 수 밖에 없는 구조이다.

  시험문제가 어떻든 간에 사회적 논쟁거리가 되는 주제들을 짧은 시간안에 숙지할 필요가 생겼고, 휴머니스트의 야심작 <서양의 고전을 읽는다> <동양의 고전을 읽는다> <한국의 고전을 읽는다> <세계의 교양을 읽는다> 등등의 시리즈나, 최근 나온 <바칼로레아 철학 논술 수험서> 등등의 책들은 모두 이런 목적으로 선보인 작품들이다. 논술 붐에 좀 팔아보자, 고 나온 책들이지만 밉지는 않다. 상업적 목적 뿐 아니라 해당 출판사의 이름을 걸고 나온 내용 알찬 책들이 다수이기 때문이다.

  민음 바칼로레아 시리즈는 현재 50권 정도가 나온 걸로 알고 있다. 이 시리즈는 프랑스 대학입학시험용 전문교재로 프랑스의 검증된 과학자가 쓰고, 국내 과학자들의 감수를 거쳐 번역되었다. 가설, 관찰, 실험, 분석, 검증과정을 따라가며 논쟁의 중심에 있는 주제들이 왜 논란거리가 되는지를 안내해준다. <안락사를 합법화해야 할까> 는 안락사 문제에 대한 질문을 시작으로 이에 대한 관심이 커지는 이유, 합법화한 나라의 예, 합법화 했을 때의 예상되는 결과, 그리고 논란의 중심에 있는 인간의 존엄성 문제에 대해 심도있게 파고든다. 찬성과 반대에 대한 명확한 근거를 따로따로 안내하고 있지는 않지만, 이 짧은 책 그 자체를 하나의 논술 답안으로 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맨 뒤에 소개되어있는 '더 읽어 볼 책들'은 안락사 논쟁과 관련해 더 깊이있는 지식을 원하는 이들을 위한 것이다. 프랑스의 논술교재를 번역한 것이라고는 하지만, 이에 그치지 않고 우리네 실정에 맞게 손보고 신경쓴 흔적이 보인다. '더 읽어 볼 책들' 뒤에 나와있는 '논술, 구술 기출 문제'는 대학입학 논술시험을 준비하는 수험생들을 겨냥하고 있다. 이 책을 읽어본 뒤에 자신만의 견해를 한번 서술해보는 것도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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짱꿀라 2006-12-08 09: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과연 우리나라에서도 안락사라는 것을 인정할까요. 네덜란드는 벌써 법적으로 법률제정을 하고 시행을 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저도 환자와 식구의 고통을 감안해 환자가 안락사를 수락할 경우 해주어야 한다고 생각을 하는데......
근데 여러가지의 문제도 또한 있나 봅니다. 저는 잘은 모르지만요

마늘빵 2006-12-08 10: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리나라는 아직 아니지만, 글쎄요, 유럽국가나 기타 다른 선진국가들과 같이 사회보장제도가 마련되어있고, 모든 돈과 기술을 투입해도 안되는 경우 안락사를 시키고 있으니, 일단은 환자에 대한 모든 조치를 취해볼 만한 사회적 여건이 되어야 하지 않을까 합니다. 최선을 다했다는 생각이 들면 그때 환자와 가족들도 손을 놓을 수 있지 않을까요. 우리나라는 아직 먼거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