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인 도쿄 - 순수한 열정으로 도쿄를 훔쳐버린 당찬 20인의 이야기
김대범 지음 / 라이카미(부즈펌) / 2009년 2월
평점 :
절판


20인 런던과 뉴욕을 읽고 난 뒤에 읽은 20인 도쿄.
아무래도 유럽인 런던이나 미국인 뉴욕과는 좀 다른 느낌이었다.
원래 살던 곳을 떠나 다른 나라로 유학이나 이민을 간 모든 사람이 마찬가지겠지만, 20인 도쿄에서 인터뷰를 했던 사람은 보다 뚜렷한 목표를 가지고 있었다.
나이가 많은 사람도 있었고 적은 사람도 있었지만 런던이나 뉴욕으로 갔던 사람은 보다 삶을 즐기는 듯한 느낌이었다면 도쿄는 목표를 향해 달려가는 느낌이었다.
도쿄에 있는 사람의 모습은 한국에 있는 우리와 비슷해 보이기도 했다. 가까운 나라라 그런 것일지도 모르지만.

도쿄에서 생활하고 있는 20명의 인터뷰 중 제일 기억에 남는 것은 미술을 전공하고 일을 하다 공대 박사과정을 밟고 있는 사람의 인터뷰였다.
미술과 관련된 공무원 생활을 하다가 바보가 될 것 같은 느낌이라고 했다.
그럴 수 있다고 생각했다. 몸이 살아있는데 정신이나 감성이 죽은 것 같은 느낌. 살아있는 상태인데 죽은 것 같은 느낌일 때 말이다. 몸이 살아있다고 해서 온전히 살아 있는 것은 아니니까.

나도 살고싶다. 온전히 살고싶다. 즐겁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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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그때, 변홍례

2018. 5. 18. - 27.

극단 하땅세

아트원씨어터 3관

 

 

J, T, K와 함께 연극을 보기위해 대학로로 향했다.
대학로에서 H언니와 합류.

극단 하땅세의 연극 그 때, 변홍례.
보통 하땅세의 공연은 거의 맨 앞에서 봤었는데 이번 공연은 뒤에서 보게 되었다.
하땅세의 공연을 좋아하는 이유는 특이한 소품사용 때문이었는데, 뒤에서 공연을 보니 디테일한 소품 사용을 자세히 볼 수 없어서 아쉬웠다.

이번 공연은 소품사용보다는 형식이 특이했다.
무성영화 변사극(소리가 없이 나오는 영화에 해설자가 해설과 함께 배역의 대사까지 함께 하는 것)처럼 공연을 만들었다.
실제로 무대 중앙에서 연기를 하는 배우는 대사를 거의 하지 않았고 대신 표정과 몸짓으로 주로 감정표현을 하였다. 무대 가장자리에서 누군가 마이크로 해설을 하거나 대사를 했다.
재미있을 때도 있었지만 집중이 조금 힘들었고 정신없이 지나가는 장면도 있었다.

일제강점기 시대에 있었던 실제상황을 가지고 극으로 만들었는데, 그때나 지금이나 돈과 명예에 목숨을 거는 인간 때문에 누군가는 상처 입었고 돈과 명예가 있는 인간은 범죄에서 빠져나가기 쉬웠다.
무엇이 되었던 욕망이 훑고 지나간 자리에는 태풍이 지나간 것 처럼 상처만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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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기로 태어나서 - 닭, 돼지, 개와 인간의 경계에서 기록하다 한승태 노동에세이
한승태 지음 / 시대의창 / 2018년 4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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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으면서 나는 내가 오만하다고 생각했다.
사람이 음식으로 사용하는 동물(주로 소, 돼지, 닭)을 키우고 도축하는 과정에 대한 책을 많이 읽었고, 동영상도 보았으며, 먹지 않고 있지만 나는 실상 아무것도 모르고 있었다.
내가 아는 것은 활자였지 실제 상황, reality가 아니었다.
이 책을 읽고 난 뒤 난 아무 글을 쓸 수 없고, 아무 말도 할 수 없다.
나는 책을 읽으며 화가 날 때도 있었고, 그곳에서 일을 하는 노동자에 대해 생각할 수 있었지만 결국 나의 생각과 감정은 제대로 알지 못하는 인간의 허상이며 오만이다.
내가 최대한 적극적으로 행동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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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포영화라고 명명된 영화 장르를 자주 보는 편은 아니지만 트루스 오어 데어는 보고 싶었다.
그리고 이 영화가 개봉하는 시기에 보고 싶었던 다른 영화가 개봉하는 것도 아니었다.

공포영화의 장르에 포함되고 원령(아니면 악마)이 등장하기는 하지만 이 영화가 공포영화인 이유는 모든 사람의 가지는 공포의 근원인 진실 그 자체에 두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제일 먼저 죽었던 로니는 두 번의 트루스 오어 데어에서 두 번 다 데어, 도전을 선택했다. 진실을 말하는 것보다 차라리 죽을 위험이나 쪽팔림을 감수하는 것이 덜 두려워서였을까?

우리는 진실을 보기 두려워한다. 진실을 말하기 두려워 거짓말을 하기도 한다. 악마는 진실을 마주보기 싫어하는, 진실 때문에 상처받기 싫어하는 인간의 마음을 이용한 것이다. 두려움은 악마에게서 오는 것이 아닌 사람의 머리와 심장 속에 있는 것이라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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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과 이탈리아 편에 이은 스페인 여행 편이라고 한다.
문제는 내가 영국 편이랑 이탈리아 편을 보지 않았다는 것.
이런 시리즈물. 특히 친한/아는 사람끼리 떠난 여행을 시리즈로 만들었을 때, 그 전편을 보지 않으면 이 2명이 어떤 사이인지 왜 저런 말이 튀어나오는지 알 수 없어 재미가 없는데 내가 딱 그짝이었다.

이 영화를 보려고 했던 이유는 내가 스페인을 좋아하고 여행을 많이 갔기 때문인데, 내가 아는 지역이 나오고 익숙한 풍경이 나와서 좋았지만 정말 친해 보이는 아저씨 2명과 중간에 나오는 디렉터로 추정되는 여성 2명의 수다는 정말 귀찮았다.
외국 감독이 찍은 알쓸신잡 스페인 편이라는 소개 글도 읽었지만, 내가 몰랐다가 알게 된 새롭게 알게 된 사실도 아니고 거의 다 아는 내용이라서...
요리와 미식여행이라는 영화 소개도 있던데 밥 먹는 장면이 많이 나오기는 했지만 딱히 요리와 미식에 초점을 맞췄다는 느낌은 들지 않았다.

인상에 깊었던 것은 스티브의 20살 아들이 애인이 임신을 했으니 아버지와 여행을 떠날 수 없다, 어떤 선택을 하던지 일단은 애인의 곁에 있겠다 선포했을 때였다.
한국이었다면 남자가 도망부터 갔을 것 같은데, 20살이라지만 애인한테 '난 너를 책임질 수 없다. 낙태를 해라.'라는 말보다는 '네가 힘들 테니 어떤 선택을 하던지 지금은 같이 있자.'가 더 좋은 말이라고 생각했다.
오히려 아버지라는 스티브가 더 나빴었다. 직접 '낙태'라는 단어를 쓰지는 않았지만 네가 어리고 책임질 수 없으니 낙태를 하지 않겠냐고 권하듯 말하는 모습이 불편했다. - 그게 거의 50살 다 된 사람이 20살짜리 아들에게 할 소리요? 아들은 어떤 방식으로 책임지겠다 말하는 판에.
물론 아들의 미래가 걱정된다는 말을 할 수 있지만 그럼 그 19살 된 여자의 미래는? 물론 아이를 가졌으니 무조건 낳아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어른이 할 소리는 아니라고 생각했다.

이 영화를 계속해서 봤던 사람이라면 정말 재미있겠지만... 나는 앞으로 이 시리즈는 보지 않을 것 같다.
스티브의 아무 말 때문은 아니고 그냥 내 취향이 아닌 영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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