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K 블루레이] 콰이어트 플레이스 : 첫째 날 - 스틸북 한정판(블랙) (2disc: 4K UHD + 2D)
마이클 사노스키 감독, 루피타 뇽오 외 출연 / 파라마운트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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콰이어트 플레이스와 콰이어트 플레이스2는 모두 존 크래신스키가 쓰고 연출까지 하였기에 내용의 톤이 일정하다는 강점이 있었다. 문제는 콰이어트 플레이스 : 첫째날의 경우 존 크래신스키가 각본은 썼지만, 연출을 다른 사람이 하여서 톤이 달라지고, 전체적인 시리즈에서 이야기하고자 하는 내용의 결에서 벗어났다는 아쉬움이 있다. 콰이어트 플레이스 1이 저예산 영화로 관람객 52만명, 콰이어트 플레이스 2가 관람객 85만명이다. 이에 비해 콰이어트 플레이스 : 첫째날은 시리즈 중 제일 예산이 많은데 관람객은 55만명이다.(관람객 동원 인원은 모두 한국 기준) 이유가 있다.

콰이어트 플레이스 : 첫째날에 오면서 인간의 소리에만 반응한다는 알 수 없는 괴수라는 설정이 너무 약해지지 않았다 싶다. 콰이어트 플레이스와 콰이어트 플레이스2에서는 동물때문에 나는 소리나 기계음에는 괴수가 일절 반응하지 않고 오직 인간이 내는 소음에만 민감하게 반응했는데, 콰이어트 플레이스 : 첫째날에서는 그 기준이 너무 일관성이 없었다는 느낌이 들었다. 인간이 음성으로 대화를 할 수 없으니 수어로 소통했던 콰이어트 플레이스와 그 부분을 좀 더 확장한 콰이어트 플레이스2에서는 소리가 들리지 않는 적막함이 있었는데, 콰이어트 플레이스 : 첫째날에서는 소리가 너무 많았다. 인간이 물 속에서 숨을 참고 있다 다시 나와서 헐떡거리는 소리가 나면 괴수가 달려와서 바로 사람을 죽여야하는데 이런게 없다. 그리고 괴수가 침공한지 시간이 어느 정도 지난 시점이었던 콰이어트 플레이스2에서 겨우 괴수가 물에 접근을 못한다는 것을 알아챘는데, 왜 그 부분이 콰이어트 플레이스 : 첫째날에서도 모든 사람이 동일하게 알고 있는 것인지 알 수 없다. 괴수가 물에 접근하지 못한다는 부분을 사람이 모르는 것으로 하여서 아예 괴수 영화 느낌으로 갔다면 더 흥행이 더 잘 되었을 수도 있지 않았을까? 콰이어트 플레이스 : 첫째날이 별로인 영화는 아니지만 콰이어트 플레이스와 콰이어트 플레이스2가 너무나 컸다보니 아이디어의 신선함이 반감되고 보통의 휴먼드라마가 된 것이 아니었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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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마음에 새겨진 이름
디 퍼 지음, 조은 옮김 / 문학동네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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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7년의 한국이라면 아직 전두환이 대통령인 해였다. 그 해 겨울, 노태우가 한국의 제13대 대통령으로 선출되었다. 1987년의 한국은 정치적으로 암울한 시기를 벗어나 민주주의 국가로 나아가고 싶다는 희망을 가지고 싶었던 상황이었, 그건 타이완도 마찬가지였다. 1949년 5월 20일에 타이완에서 시작된 계엄령은 1987년 7월 15일까지 무려 38년동안 이어진다. 1987년은 한국과 타이완 두 나라에서 변화가 시작되려고 했던 시기 같다.

1987년. 한국도 그러했겠지만, 퀴어는 차별의 정점에 선 것이었고 숨겨야 하는 것이었다. 아니 타이완과 한국은 물론 이 시대 전세계에서 퀴어란 범죄였다. 아한과 버디는 여름의 시작에 처음 서로를 보고 사랑에 빠진다. 첫 사랑이었을게다. 퀴어라는 사실이 밝혀지면, 사회적으로도 차별받았겠지만 남고의 기숙학교라는 시스템에서는 학교 내 괴롭힘까지 견뎌야했다. 아한은 버디를 향해 직접적으로 돌진했지만, 버디는 계속 아한을 피할 수 밖에 없다. 아한은 사랑이라는 열망을 참을 수 없었고, 버디는 아한을 지키기 위해 자신을 숨겨야했다.

버디와 아한이 서로에게 깊숙히 빠져들었던 것은 사랑이라는 감정도 있겠지만, 억압된 사회에서 둘의 관계는 우정과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분출구가 되었고 안정되지 않고 인정받지 못하는 가족관계의 욕구를 서로가 채워주어서라고 생각이 되었다. 아한의 아버지는 중국에 있는 가족이 더 우선시 되는 사람이었고, 학업이라는 능력이 없는 아한을 무시하고 인정하지 않았다. 아한의 어머니는 모성애가 많은 사람이었지만, 아한에게는 언제 가족을 버릴지 모르는 아버지와의 관계도 중요하였을 것이다. 아한의 외로움과 인정욕구를 채워준 사람이 버디였다. 둘은 언제나 함께 다녔고 즐거웠다.

아한이 자신의 성정체성을 확실하게 정립한 뒤, 찾아간 올리버 신부의 태도는 아쉬웠다. 올리버 신부 자신도 퀴어라는 정체성을 가지고 있고, 차별에서 벗어나기 위해 신부라는 직업을 선택한 것인데 아한의 존재자체를 부정하는 것이 자신과 아한 모두에게 상처가 되었다. 물론 올리버 신부는 사회가 변하지 않을 것이라 생각했지만, 변한 것은 사회이고 퀴어라는 정체성을 그대로 있다. 언어와 관계는 사람의 심장에 상처를 입히지만, 그럼에도 우리가 살아있다면 사회를 변화시킬 수 있고, 변화된 곳에서 살아갈 수 있다. 우리는 세상이 조금이라도 긍정적으로 변화할 수 있게 작은 노력을 멈추지 않아야한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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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로알토, 자본주의 그림자 - 미국경제 욕망의 역사
말콤 해리스 지음, 이정민 옮김 / 매일경제신문사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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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로알토, 자본주의 그림자'의 목차를 보면 1850년대부터 현대까지 캘리포니아 역사에 대해 다루고 있다. 유럽인이 처음 아메리카 대륙을 밟고 난 후, 팔로알토 지역에 살고 있던 Native American을 없애고 노동계급으로 이주한 민족을 차별한 내용을 하나하나 다루고 있다. 책을 읽으면서 놀랐던 부분은 미국으로 건너간 중국인과 일본인 좌파 지식인에 대한 내용 뿐만 아니라 민족주의 투쟁을 하고 있던 한국인에 대한 부분 또한 다루고 있었다는 것이다. 미국이라는 나라의 역사가 다양한 인종과 민족의 역사이기도 하지만 이동의 어려움 등을 이유로 정착하기를 꺼렸던 유럽인과는 달리 '살아야만 했던' 아시아인은 어디서든 존재하기 위한 노력을 하였고, 그 노력이 역사의 한 단면으로 남아있다는 점이 대단하다고 생각되었다.

스텐퍼드 대학교가 실리콘밸리 지역의 기술 발전과 경제 성장의 모든 것에 기여를 한 것은 아니지만, 그 노고가 큰 것은 사실이다. 스탠퍼드 대학교는 교육기관으로서 기업과 협력하여 기술혁신을 촉진하는 하나의 기둥이었고(인재 발굴 및 연구 등), 교육이 기업의 이익에 우선하도록 만들기도 했다. 애초에 스탠퍼드 대학교를 세운 미국의 사업가(라고 쓰고 사기꾼이라고 읽어도 다름이 없는 자) 릴런드 스탠퍼드와 제인 스탠퍼드가 죽은 자식 대신 세운 학교이기 때문에 돈이 사람보다 우선시 되는 것은 당연할지도 모르겠다. 실리콘밸리는 '기술이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팔로알토 지역의 청소년 자살율을 보면 인간의 존엄성은 해결하지 못 한 것 같기도 하다. 기술 혁신으로 이루어진 경제 성장은 불평등을 심화시켰고, 성장 이면의 사회벅 불평등에 대한 비용은 지불되지 않고 있다.

수자원 보호 운동은 땅과 강에 연결되지 않은 자신의 정체성에 맞서도록 강요합니다. 근본적으로 땅이나 원주민과 윤리 관계를 맺고 있지 않은 정착민 사회가 어떻게 정의에 기반한 미래를 상상할 수 있을까요?

팔로알토, 자본주의 그림자, 말콤 해리스, p565

인간의 정체성은 기술의 발전과 경제 성장으로 증명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발전된 기술을 자살을 막을 수 있는가? 경제적으로 부유하다면 우울증이 없어지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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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0만 원 월급쟁이 이주임은 어떻게 경매 부자가 됐을까 - 초보도 할 수 있는 4주 실전 플랜
이주임 지음 / 한국경제신문 / 202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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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0만 원 월급쟁이 이주임은 어떻게 경매 부자가 됐을까'을 한 번 읽었다고 내가 부동산 경매에 바로 뛰어들거나 부동산 부자가 될 수 있을거라 생각하지는 않는다. 부동산 경매에 대한 내용을 알아두면서 대출이나 위험성에 대한 부분도 확인해야하고, 임장을 다니면서 인터넷에서 알 수 없는 현장 상황에 대한 감도 익혀야 할 것이다. 다만, '180만 원 월급쟁이 이주임은 어떻게 경매 부자가 됐을까'을 읽어보니 모르는 영역이라 두렵다는 이유로 부동산에 대해서 너무 문외한으로 살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안정적인 삶을 살기 위한 조건 중 하나가 주거안정성인데, 한국의 부동산 정책이 언젠가는 나아질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감만 있었던 것 같다. 부동산 투기와 투자로 큰 돈을 벌 생각은 없으나 나의 안정적인 삶을 위한 방법으로 부동산 경매도 고민해봐야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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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겨진 자들의 삶
마테오 B. 비앙키 지음, 김지우 옮김 / 문예출판사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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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의 죽음 직후 마테오는 '매우 안 좋은' 자신의 심리 상태를 '인정'하고 있지만 극복을 하지 못 한다. 자살유가족으로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 지 그 정보가 부족했던 것도 있고, 사회적으로 자살유가족에 대한 심리적 지원이 제대로 구성되어 있지 않아서이기도 하다. 다수의 나라에서 자살 예방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알콜 중독이나 마약 중독을 겪을 사람 다수가 모여 서로 지지를 하는 익명회(Anonymous meetings)라는 모임도 있지만 자살유가족 대상의 모임은 찾기 힘들다. 자살한 가족이 있는 사람은 자살 유가족이 아닌 사람들에 비해 자살 위험 2배 이상이라는 미국과 스웨덴의 연구 결과가 있지만, 마테오 B. 비앙키가 이런 일을 겪었던 1990년대 후반에는 관련 정보를 찾기 어려웠다. 인터넷이 지금처럼 빠르고 SNS가 발달한 사회가 아니었기 때문에 정보격차는 어쩔 수 없는 부분이었을까? 한국에서도 한국자살예방협회와 정신건강복지센터 등 여러 기관에서는 자살 유가족을 위한 지원을 제공하고 2015년 이후, 자살 유가족에 대한 지원을 더 체계적이고 구체적인 형태로 발전시키려고 노력 중이나 아직 대다수의 사람이 접근하기에는 어려운 구조인 것 같다. 마테오는 S의 유가족과 대화하고 같은 아픔을 지닌 다른 사람과 만나는 등 슬픔에서 벗어나기 위한 노력을 하였지만 몇 년 동안 자살유가족으로 힘들어했다. 마테오가 지금 정신건강과 심리적 상태가 100% 회복되었는지 알 수 없으나 한국 독자에게 전하는 유투브 인사말에서 '큰 비극을 이겨내기 위한 과정을 겪고 있는 사람을 돕기 위해'라는 표현을 썼다. 자살유가족이란 상처는 비극이지만 살아가기 위한 과정을 겪어 나아가야 한다. 우리는 과거와 현재에 머무르지 않고 미래를 향해 나아가야 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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