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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수 고양이
테리 프래쳇 지음, 그레이 졸리피 그림, 김세미 옮김 / 채움 / 2007년 1월
평점 :
절판


   상당히 도발적인 제목이 붙었는데 이런 제목을 붙이기까지 나름대로 고민이 많았다. 아래는 이 리뷰를 쓰기까지의 과정이다.

번역된 책을 구입 고개를 갸우뚱함 다시 한 번 읽어봄 뜻이 안 통함 원문을 확인하고 싶은 욕망을 느끼는 부분들을 표시해 둠 돈을 이렇게 들일 필요가 있을까 고민을 하다가 영문판을 주문 표시해둔 부분에 대해 번역본과 영문본을 비교 매우 분개하며 리뷰를 씀 - 그래도 이럴 것 까지야 하면서 썼던 리뷰를 지움 - 그래도 이건 너무하잖아 생각하며 다시 리뷰를 씀 - 또 지움 - 또 씀(결국 문제점을 파악하는데 걸린 시간은 30분, 리뷰를 실제 쓰는데 걸린 시간은 5시간. 글레드웰이 옳았던 것이었다).

   어쨌건 역자의 맹성을 촉구할 필요가 있다고 보아 이런 제목을 붙였는데 이런 주장의 근거는 아래를 참조하시도록.


크게 문제가 있다고 보이는 부분들

 

17쪽의 원문 :

Some of us may very well feel happier carting our cats around in a cardboard box with the name of a breakfast food on the side, but Real cats have an inbuilt distrust of white coats, can tell instantly when the vet is in prospect, and can erupt from even the stoutest cardboard box like a ICBM. This generally happens in dense traffic or crowded waiting rooms.

 ~튼튼한 종이상자에서도 대륙간탄도탄처럼 튀어나갈 수 있다라고 해야 할 듯한데 번역은 "대륙간탄도탄 같은 가장 튼튼한 종이상자~"로 해두었다.

 

19쪽의 원문

1. After considerable heated debate, the Committee wishes it to be made clear that this statement should not be taken to include, in order, small white terriers with an IQ of 150, faithful old mongrels who may be smelly but apparently we love him, and huge shaggy wheezing St Bernards who consume more protein in a day than some humans see in a year.

상당히 뜨거운 논쟁을 거친 후에 위원회는 이 단정적인 표현에 냄새는 좀 날지 모르겠지만 명백히 우리가 사랑하는 충직한 잡종개인 아이큐150짜리 화이트 테리어와 일부 인간들이 1년에 구경하는 것보다 더 많은 양의 단백질을 하루에 소비하지만 우리가 하는 모든 말을 가족구성원이나 마찬가지로, 정말로, 알아듣는 거대한 몸집에 털이 덥수룩하고 헐떡거리는 세인트 버나드가 포함된 것으로~라고 마치 두 종류의 개만이 예외인 것처럼 번역을 하고 있다. 하지만 원문을 보면 아시겠지만 저자는 아이큐 150짜리 작은 화이트 테리어 & 냄새는 나지만 우리가 사랑하는 충직한 잡종개 & 커다랗고 씩씩거리고 숨을 쉬며, ~하게 고기를 많이 먹는 털북숭이 세인트 버나드의 세 종류는 예외가 되어야 할 것이라는 주장을 하고 있는 것이다. 그나마 화이트 테리어가 작다는 부분은 빼고 번역을 해버렸다.

 

 

42쪽의 원문

7. Arch‑villains' Cats

 

Always fluffy and white, with a diamond‑encrusted collar.

 

~ 다이아몬드를 아로새긴 목걸이를 하고 있다라고 번역되어 있다. 그런데 아로새기다를 국어사전에서 찾아보면 다음과 같다. 아로―새기다[타동사] 1.(무늬나 글자 따위를) 솜씨 좋게 새기다.” 즉 문양 등은 아로새길 수 있지만 다이아몬드는 박혀있는 것이다. 원문의 encrusted에 무엇무엇으로 덮인 정도의 뜻이 있음을 감안해야 했다. 따라서 '다이아몬드로 덮인 또는 다이아몬드가 잔뜩 박혀 있는'정도가 타당한 역어로 보인다. 물론 역자가 저 번역이 다이아몬드 무늬를 새긴 목걸이를 찬 고양이라는 뜻이라고 우긴다면 소제목 “Arch villains' Cats”를 다시 한 번 제시한 후 항복하겠다.

 

44쪽의 원문

a) dead birds under the laser‑driven spy splitting table

b) scratch marks on the megamissile control wheel

~

이 대목은 “a) 레이저로 움직이는 스파이가 자른 탁자 아래에 죽은 새들 ~”로 번역되어 있다. 무슨 뜻인지 짐작이 되시는지? 이 부분은 역자가 자신이 번역한 내용에 대해 전혀 모르고 있다는 점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부분이다. 물론 모두가 007시리즈에 관심을 가질 필요는 없다. 하지만 대중문화의 아이콘을 여럿 사용하는 프레쳇 작품을 번역하려는 사람이라면 이 장면이 골드핑거에서 나온 것이라는 점은 알고 번역을 해야 했다고 본다. 참고사진을 하나 붙여둔다.



 

54쪽의 원문

c) The same with whales. People might have fed whales to cats, but the cats didn't know. They'd have been just as happy with minced harpooner.

고양이들은 고래를 잡는 작살을 갈아서 주었어도 마찬가지로 기뻐했을 것이다라고 해서 harpooner를 작살이라고 옮겼는데 전혀 엉뚱한 번역이라고 본다. 이 부분은 마땅히 작살잡이, 즉 어부를 갈아서 주어도~라고 옮겨야 할 것이다.

 

 

55쪽의 원문

a) you tread on it

b) it's the only animal apparently able to help you in your enquiries as to the mysterious damp patch on the carpet and the distressing pungency around the place

 

b) 바닥깔개에 생긴 수상쩍은 축축한 얼룩과 그 주변의 짜증나는 얼얼한 자극의 원인에 대한 여러분의 궁금증을 해결~로 번역하고 있다. 이 역자는 어떨 때는 너무 영한사전을 무시하고 어떨 때는 너무 영한사전에 의존하는데 이 경우 distressing pungency를 짜증나는 얼얼한 자극으로 옮기고 있다. 당연하다면 당연한 것이 영한사전에 pungency를 찾아보면 얼얼함, 매움, 신랄함 등으로 옮기고 있다. 그런데 영영사전을 보면 pungencythe quality or state of being pungent라고 옮기고 있고, pungent를 찾아보면 having an intense flavor or odor로 나온다. 즉 이 경우라면 distressing pungency를 '짜증나는 얼얼한 자극'이 아니라 '짜증스런 고약한 냄새' 정도로 옮겨야 하는 것이 옳다고 본다.

 

80쪽의 원문

Disciplineonce you get beyond all the blanco and school traditionsmeans, If You Don't Do What I Want I'll Hit You. One problem here, of course, is that a cat is a hard animal to hit.

징벌이라는 것은 일단 백색 페인트와 학교를 제외하면~이라고 옮기고 있다. 이건 영한사전을 안 찾아본 사례에 속하는데 blanco는 영국육군을 뜻한다고 뚜렷하게 나와 있다.

 

82쪽의 원문

The Great Ballistic Clod of Earth

The GBCOE is the rubber bullet of garden preservation, designed to chastise without actual death. The approved method is to hit ground zero about eighteen inches from the culprit, the resultant short sharp shower of shrapnel causing it to leap two feet vertically and suffer acute intestinal distress for the rest of the day.

이 부분을

   날아가는 커다란 흙덩어리

……땅을 파고 있을 때, 그리고 ~할 때 가장 먼저 손에 잡히는 것이다. GBCoE는 실제로 죽이지 않고도~” 등으로 옮기고 있다. 그런데 뜬금없는 GBCoE가 도대체 무엇인가? 문장 전후에 아무 설명도 없다. 하지만 원문을 살펴보면 소제목이 바로 The Great Ballistic Clod of Earth인 것을 알 수 있다. 아하, GBCoE는 바로 Great Ballistic Clod of Earth의 약자로구나. 그런데 원문을 볼 수 없는 독자들은 어쩌라는 말인가?

 

 

83쪽의 원문

Deep Pits with Spikes at the Bottom

Don't think this hasn't been discussed.

   엉덩이에 똥침넣기

이런 방법을 검토해 본~라고 옮기고 있다. 그런데 아무리 봐도 저 부분이 바닥에 기다란 못이 박혀있는 깊은 함정으로만 보이는 나는 이런 번역을 발랄한 상상력이라고 해야 할 지 뭐라고 해야 할 지 모르겠다.

 

 

101쪽의 원문

Schrodinger [“And I  say you must  have left a window open”] Cats

The original Schrodinger cats were the offspring of an infamous quantum mechanics experiment of the 1930s (or possibly they weren't the original ones. Possibly there were no original  ones.)

이 부분을 ~ 악명높은 양자 메커니즘 실험의 결과~로 옮기고 있다. 양자메커니즘이라니... 사전활용 부족 사례내지 기본 상식 부족 사례가 되겠다. 하나 덧붙이자면 소제목도 명령형으로 고쳐 써야 맞을 것이다.

 

 

109쪽의 원문

11. A 17‑member ring ketone, according to my dictionary, as opposed to the mere 15‑membered muscone from the musk deer. Does the civet feel any better for knowingthis? Probably not

 

역시 기본 상식 부족사례의 하나이다. 17 ~ 등 기본적 화학용어를 엉뚱하게 옮겨놓고 있다. 참고로 civetonemuscone의 화학식을 싣는다. 환구조에 탄소가 각각 17개, 15개 있는 것을 확실히 알 수 있다.


 

위에 써둔 것은 번역상 명백한 문제가 있다고 보이는 것들이다. 다만 번역본에서 껄끄럽게 느껴지는 부분들만 대조하며 찾아 본 것들이기 때문에 보다 엄밀하게 대조를 해본다면 이외에도 적지 않은 부분들에서 문제점이 있을 가능성이 크다고 생각한다.

 

내가 이상하게 생각하는 점은 이미 자신의 이름으로 적잖은 책을 번역했고, 본인의 전자우편주소도 공개하고 있을 만큼 성의가 있는 역자의 번역 결과물이 매우 유감스럽다는 점이다. 저간의 사정이야 다 알 수 없지만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프레쳇의 열렬한 팬이 아니라면 되도록 이 번역본을 구입하는 것은 피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그럼 대안은? 영문판을 구입해서 보는 것이 첫번째 방법이고, 다음으로는 출판사에서 오류가 있어보이는 부분을 고친 개정판을 출간해주는 것이 두번째인데 유감스럽게도 둘 다 쉽지 않은 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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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산 2007-02-22 10: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번역은 무서워요~! ^^
갈수록 똑똑해 지는 독자들 덕에.

2007-02-27 20:33   URL
비밀 댓글입니다.

에어리 2007-04-09 23: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 완전히 실망이었어요. 정말 매끄럽지 못한 글 때문에 문장을 몇번을 읽었는지 몰라요. 그래도 뜻이 이해가 되지 않은 부분이 많았어요. 정말 영어 울렁증이 있음에도 이 책은 기필코 원서를 사서 봐야겠구나 라는 다짐을 하게 만든..-_-++ 이 작가의 [멋진 징조들]을 재밌게 봐서 기대하고 있었는데 말이죠. 정말 이 책..최악입니다. -_-

다함께차차 2009-01-02 20: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정말 좋은 리뷰 감사합니다.
덕택에 태리 프래쳇의 팬임에도 불구하고, 이 책의 구매를 마음 편하게 포기할 수 있었네요. 흐흐;; 어서 개정판이 나와야 할텐데 말이죠;
 
야만인 코난 2
로버트 E. 하워드 지음, 권기대 옮김 / 베가북스 / 2006년 4월
평점 :
절판


특정 출판사나 번역자를 폄하할 의도는 없습니다만 난감함을 느껴 이 글을 올립니다. 하워드의 코난이 물건너와서 참 고생한다는 생각밖에 안드네요. 몇 가지 문제점을 짚어볼까요?

역자가 홍콩에 계신 분이라더니 'sword & sorcery'를 '검마(劍魔)소설'로 번역해두셨더군요. 대단한 센스이기는 합니다만 이건 무협소설이 아닙니다. 하긴 이 정도는 역자의 권리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만 번역의 경우는 사정이 다릅니다.

20쪽 : 이 낯선 방랑객은 억센 바다 사나이들에겐 단연 흥미로운 볼거리였다. 이제껏 자기 종족 외에는 거의 만나본 적이 없었다.
<- 뜻은 짐작이 되지만 문장이 이상하죠?

21쪽 : 코난은 칼집에서 칼을 꺼냈다.
<- 원문은 loosened입니다.

26쪽 : 투구로 몸을 보호할 수 있었던 코난은~
<- 원문은 armor입니다.

벨리가 벌떡 일어서서~
<- 원문은 Belit입니다. 뭐 인명처리는 역자의 권리로 인정.

그녀는 사막의 바람처럼 길들여지지 않았고 암컷 팬더처럼~
<- 짐작하시는 분들이 많겠지만 원문은 panther입니다. panda가 아니지요.

27쪽 : ~안아봐서 이번 여인의 눈에서 내뿜고 있는 뜨거운 빛을 감지하지 못했다.
<- 원문은 not to recognize입니다. 완전히 뜻이 반대가 되어버렸지요.

35쪽 : 크롬신은 음울하고 애정결핍이야.
<- 원문은 loveless입니다. 대단한 번역센스라고 해야할지...

36쪽 : 노르드하이머인들이 믿는~
<-  설정자료의 검토가 부족했습니다. 노르드하임 인들이 믿는~으로 되어야겠지요? 아니면 노르드하이머들이 믿는~ 이라고 쓰던지요.

37쪽 : 난 당신의 것이므로 모든 신과 그들의 영원불멸도 우리에겐 아무 소용없어요
<- shall not sever us가 어떻게 이렇게 번역되는지 참 미스테립니다.

뭐, 이후에도 잔뜩 있습니다만 이 정도로 해두지요. 무엇보다 결정적으로 Mark Schultz의 일러스트를 바꿔그린 아래의 그림이 모든 걸 설명해주지 않을까 싶습니다. 윗쪽이 Del Rey books의 일러스트이고 아래쪽이 베가북스의 일러스트입니다.  

1

결론적으로 코난의 팬들은 한시 바삐 코난을 만나고 싶지 않은 이상 조금 더 기다려보시는 것이 좋겠습니다.

 추기 : 국내 최초로 번역.소개되는 <야만인 코난 Conan the Barbarian> 시리즈라고 소개되어 있는데 예전에 어린이 대상 문고 중 일부로 이미 소개된 바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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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넷 2006-05-09 19: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황가에서 조만가(??)나온다고 하니...(표지도 나왔다던데...) 아무래도 요번년에는 나오지 않을까 싶네요..ㅎㅎ

숨산 2006-08-17 11: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웃 쉣~~ 주문해서 책이오기만 기다리고 있는데!!!
 
Alice -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거울 나라의 앨리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5
루이스 캐럴 원작, 마틴 가드너 주석, 존 테니엘 그림, 최인자 옮김 / 북폴리오 / 2005년 3월
평점 :
절판


무얼 어설프게 안다는 것은 참 골치아픈 일입니다. 특히 영어번역 같은 경우가 그러한데 직접 원서를 보기는 모자라고, 그렇다고 조금 이상한 부분을 눈치채지 못하지는 않을 정도의 재주를 지닌 필자같은 사람들은 항상 고민의 늪에 빠져있을 겝니다. '이건 아니다' 싶지만 딱히 나서서 고칠 재주는 없거든요.

이번의 annotated Alice도 덜렁 샀지만 몇 가지 점에서 부족함이 느껴져서 글을 씁니다. 해리 포터를 번역한 최인자씨가 번역을 맡았는데 결정판이라고 보기에는 석연치 않은 점이 여럿 있네요.

우선 오식이 너무 많습니다. 슬쩍 훑어보아도 49쪽의 'Alas for poon Alice', 91쪽의 '건방질' 등이 눈에 띄는군요. 이건 다음 판에는 고쳐질 거라고 믿습니다.

다음으로 번역이 문제인데

1) 존비법이 조금 이상한 부분(쐐기벌레와의 대화) 등은 역자의 권리로 인정하고,

2) 단위를 전부 인치에서 센티미터로 바꿔서 번역했는 데 굳이 그럴 필요가 있었는지 의문입니다. 뭐, 이것도 역자의 권리로 인정 후 통과.

3)  'Eat me'를 '먹어라'라고 번역하였는데 '나를 먹어요'같은 부드러운 번역에 익숙한 탓인지 조금 쌩뚱맞은 느낌. 이것 역시 역자의 권리로 통과.

4) 눈물연못 부분에서 'curiouser and curiouser'라는 대사를 '별 꼴이야, 별 꼴이야'라고 번역해놓은 것은 문맥을 살리지 못했으며 오역에 가깝다고 봄.

5) 63쪽 부근에서 Lory, Eaglet을 모두 로리, 이글렛이라고 써두었는데 차라리 진홍앵무나 새끼독수리 등으로 풀어쓰는 것이 나을 듯. 뭐 이것도 역자의 권리로 통과.

6) 코커스 부분에서 'I'll soon make you dry enough'과 'This is the driest thing I  konw'부분을 '내가 아는 ~ 건조방법이야'라고 옮겼는데  이 부분의 말장난에 주석이 붙어있지 않을 뿐더러, 번역자체도 오역에 가깝다고 생각함. 

7) 73쪽에서 'as sure as ferrets are ferrets'를 '족제비처럼 사정없이~'라고 옮겼는데 역시 오역이라고 생각함.

등 한 권 전체가 아니라 일부만 읽어도 이런 점들이 눈에 걸리니 권장드리기 어렵다는 말이 무슨 뜻인지 아실 듯 합니다.

하여 집에 앨리스가 없는 분들이라면 한 권 구입해보시는 것도 좋겠지만, 이미 앨리스 판본을 두 가지 이상 가지고 계신 분이나 영문판 앨리스를 가지고 계신 분들은 구입을 신중히 재고해 보시기 바랍니다.

덧붙이자면 테니얼의 삽화도 조금 흐릿해보입니다(이건 지질 때문에 어쩔 수 없는 일이기는 합니다). 2단편집을 하였는데 주석과 본문의 글씨차이가 별로 없어서 헷갈린다는 점도 마이너스 1점입니다.

추기 : 단점만 나열한 조금 가혹한 평이 되었습니다만 장점도 있습니다. 크기에 비해 책이 퍽 가볍습니다.

추기 2 : 추기1은 농담이었고, 이 책의 진정한 장점은 마틴 가드너의 꼼꼼한 주석을 읽을 수 있다는 겁니다. 캐럴에 대한 분명한 애정을 보이는 이 사람의 주석을 읽는 건 커다란 기쁨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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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립간 2005-04-04 14: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윽, 구입 신청해서 오늘 책을 받아 보았는데...

瑚璉 2005-04-04 14: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립간 님의 의견이 궁금하네요. 읽어보시고 꼭 리뷰나 페이퍼를 써주세요.

숨은아이 2005-04-04 16: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상한 나라하고 거울나라를 각각 따로 한 권씩 갖고 있어서 사기가 망설여지는데, 주석 때문에 탐은 나요. 흠...

dis-angel 2005-04-27 00: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완역판'을 사는 사람들은 솔직히 보통 독자가 아니죠. 번역에 신중을 기해주면 좋을텐데. 물론 말장난이 무지 어렵다는거 알지만, 으음...

도시설계자 2005-12-22 22: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문제는 또.. 아무리 기다리더라도 출판사가 오류들을 모두 수정할리는 없다는 점 -_-;
 
쾌걸 조로 환상문학전집 16
존스턴 매컬리 지음, 김정미 옮김 / 황금가지 / 2004년 3월
평점 :
품절


근래 읽는 책들마다 가혹한 평을 쓰게 되는 것은 왜인지 모르겠다.

허나 짚고 넘어가지 않을 수는 없는 법. 우선 아래의 문장을 보자.

"기사, 우린 그 악랄한 조로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었고, '카피스트라노의 재앙'이라는 멋진 별명이 혼자 잘난체하는 영리한 그 바보녀석, 엘 카미노 레알의 기생충,에겐 얼마나 안성맞춤인지 이야기 중이었다오."

다른 말은 모두 원어 그대로 남겨두는데 (아마 카발리에로였을) 단어만을 기사라고 번역하거나, '카피스트라노의 저주 (curse)'를 '카피스트라노의 재앙'이라고 옮기는 것까지야 옮긴이의 권한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나로서는 위의 문장구조가 한국어의 문장구조라는 데에 도저히 동의하기 어렵다. 그리고 책을 읽는 내내 이와 비슷한 문장들이 나타나는 것이다. 거기다가 적어도 10 페이지 당 하나씩은 빼놓지 않고 나타나는 오타는 '황금가지'사에 과연 교정과정이 있는지를 의심케 한다.

가혹한 말이기는 하지만 '황금가지'사는 자사의 교정, 감수과정 및 번역가 선택에 대해 다시 한 번 재고해 볼 시점인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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