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병호의 자기경영노트 - 80/20법칙 자기실현편
공병호 지음 / 21세기북스 / 200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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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 선물한 '마시멜로 이야기'를 읽다가 문득 1년전에 읽었던 이 책이 떠올랐다. '마시멜로 이야기'는 구체적인 방법론이 부족하기 때문에 현실에 옮기는데 도움이 될 책을 생각하고 있었다. 이 책이 어떤책인가? 이 책은 생각같이 딱딱한 책이 아니다. 저자는 자신이 읽은 책과 일상의 경험을 통해 수필을 쓰듯이 이야기 하고 있다. 반은 일기장같은 학습노트라고나 할까? 노트의 핵심은 '자기경영'이라는 말과 '80/20법칙'인 것 같다. 그럼 이건 또 무슨말인가? 

우선, '자기경영'이라는 것은 지식노동자는 스스로의 책임하에 스스로를 개발해야 한다는 것이다. 성장과 사양 직업의 부침이 심한 현대에는 예전처럼 영원한 직종이 없고, 인터넷 등의 정보매체가 발달할 수록 중간계층은 몰락하기 때문에 변화에 대처할 수 있는 실력을 준비하는 자만이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이다.

다음으로, '80/20법칙'이란 개개인이 자신이 가진 자원을 어떻게 효과적으로 활용할 것인가라는 자기경영에 대한 실용적인 지침에 해당한다. 자기경영이 말뿐이 아니라 실제로 적용이 되려면, 핵심에 집중하여 더 높은 생산성에 도달하는 것이 좋은데, 이런걸 뒷받침해주는 이론이 80/20 법칙이다. 

예를 들어 자기 경영 가운데서도 시간경영은 핵심이다. 그렇다면 일상의 반복적인 틀 속에서 이를 돌파할 수 있는 핵심적인 시간경영법은 무엇일까?  80/20법칙에 의하면 많은 시간을 투입하더라도 정작 그 시간은 대부분 낭비되거나 목표달성과는 별반 상관이 없는 곳에 허비되고 있다는 걸 통절하게 깨달아야 한다. 즉,바쁘다 바빠'를 연발하는 우리는 시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고 단정지어서는 안된다.무엇보다도, 일상화된 작업 습관에서 시간이 낭비되고 있는 것은 아닌지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는 것이다. 마침내 공병호씨의  결론-"시간 중에서도 가장 완전한 20%의 시간만으로 대부분의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는 자신감과 아울러, 그런 것이 충분히 가능하다는 사실을 우리는 믿지 않으면 안된다."

이 80/20법칙은 왜 중요한가? 이 법칙을 실천한다면 일상에서 업무의 부담이 20%로 줄기때문에, 남은 시간을 통해 자기개발을 할 수가 있다. 즉 자기경영을 통해 변화에 대처할 수 있는 시간을 확보할 수 있는 것이다. 공병호씨의 말로 하면 "목표달성만을 염두에 두는 목표지상주의자들은 일반적으로 일중독자일 가능성이 높다. 제대로 활용가능한 20%의 시간에 자신이 추구하는 업무를 거의 완결하고 나머지 80% 시간을 의미있는 곳에 투입한다면, 우리가 늘 입버릇처럼 내뱉는 '시간이 없다. 시간이 부족하다'는 불평불만은 쑥 들어갈 것이다." 

공병호씨에 의하면 하루에는 자기경영에 핵심적인 20%의 시간과 80%의 비효율적인 시간이 있다.  자기경영에 핵심적인 20%의 시간이란 누구도 방해할 수 없는 새벽과 아침을  말한다. 업무시간에는 일용한 양식을 벌기위해 자기경영을 못하는 처지일지라도, 새벽에  깨어있고 그 시간에 미래를 준비하자는 것이 시간경영법의 핵심이다.

한걸음 떨어져 생각하면 '80/20의 법칙'이 정말 검증된 법칙인지, 정말 가치있는 것이 지금은 생산적이지 못해 보이는 80속에 숨어있는 것이 아닌지 하는 의구심이 드는게 사실이다. 예를 들어 지금 공병호씨의 책을 읽는 것은 80에 속하나 20에 속하나? 어쩌면 미래에 어떤 일이 펼쳐지느냐에 따라 그 답은 달라질 것이다. 사람은 현재 모든것을 완벽히 알수 없기 때문에 손안의 선택이 다이아몬드인지 돌멩이인지 알수가 없는 것이다.그렇지만 '우리의 삶이 시간낭비의 일상화로 스러지고 있다'라는 데는 공감하지 않을 수 없다. 어쩌면 공병호씨가 정작 하고 싶었던 말은 이것인지도 모르겠는데 이런 부분을 읽고 있으면 자기경영이라는 것도 '자기성찰로부터 자신의 삶을 변화시킨다'는 변함없는 인간의 길을 요즘말로 풀어쓴거로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 단 몇분이라도 스스로 되돌아보기를 권합니다. 자신이 진정으로 추구하는 목표에 합당하게 시간을 사용하고 있는가를 말입니다. 그냥 우직하게 열심히 일하는 사람이라면 더더욱 그러합니다."

"한 인간의 힘은 순항을 거듭하는 시기에는 잘 드러나지 않는다. 하지만 역경을 만났을 때 어떻게 대응하는가를 보면 한 인간의 크기와 가능성을 엿볼 수 있다. 결국 '인간의 품위란 고난 속에서도 용기와 우아함을 잃지 않는것'이라고 할 수 있다." 

" 경영은 인간에 관한 것으로서 인간의 가치관 및 성장과 발전에 관계된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경영은 인문학이기도 하다."(피터 드러커)

일독을 권합니다. 다만 빨리 읽지는 마시고 저자의 수필을 읽듯이 조금씩 읽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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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시멜로 이야기 마시멜로 이야기 1
호아킴 데 포사다 외 지음, 정지영 외 옮김 / 한국경제신문 / 200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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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한 유학자가 스님에게 묻기를 " 불교의 핵심이 뭐요?" 스님이 대답하시길 " 나쁜일을 하지 말고 착하게 살라는 겁니다."  그러자 다시 유학자가 " 그거야 일곱살짜리도 아는 얘기 아닙니까?" 라고 하니까, 스님이 "그렇지만 일흔살 노인도 실행하기는 힘들지요."라고 했다고 합니다.

살아가는데 핵심이 되는 진리가 어려운 철학이어야 할 이유가 없겠지요. 누구나 잘 알지만 자칫 잊기쉬운 이야기를 이 책은 해 줍니다. 그 이야기란 성공을 위해서는 당장의 쾌락과 유혹을 인내해야 한다는 겁니다.그리고 무엇보다도 이 진리를 실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하지요. 그것이 성공한 사람과 실패한 사람의 차이라니 이거 대단히 중요한 사실 아니겠습니까? 앞의 이야기 식으로 만들자면 운전사 찰리가 사장인 조나단에게 " 당신 성공의 비결이 뭐요?"라고 묻자 사장이" 내일의 성공을 위해 오늘의 유혹을 참아내는 거지."라고 대답한 식입니다. 그리고 나서 "이거야 말로 뻔한 뻔자 이야기지만 실천하는 자는 살것이요 한귀로 흘기는 자는 형편없는 자로 남을거다."라고 한거지요.

 조나단 사장의 마시멜로 이야기에 깊은 감명을 받은 운전사 찰리는 교훈을 실행해 갑니다. 찰리가 자기 방 한 켠에 써 놓았다는 좌우명은 이 책의 분위기를 잘 말해주고 있습니다.

(1) 눈앞의 마시멜로를 즉시 먹어치우지 말라. 더 많은 마시멜로를 먹을 수 있을 때까지 기다려라. 그 적당한 시기가 반드시 온다.   (2) 눈부신 유혹을 이기면, 눈부신 성공을 맞이한다.  (3) 내가 원하는 것을 다른 사람에게서 얻을 수 있는 최상의 방법은 감동을 통해 설득하는 것이다. (4) 남들이 가지 않는 길을  기꺼이 가는 사람이 성공에 이른다. (5) 성공은 나의 과거나 현재에 좌우되는 것이 아니다. 내일의 성공은 오늘 어떤 준비를 하느냐에 따라 결정된다

이 모든걸 만약 한줄로 줄인다면 " 내일의 성공을 위해, 나는 오늘 무엇을 할 것인가? 성공을 위해 인내하고 노력해야 한다."가 될 것입니다.  책 속에서 찰리는 자신이 운전기사로 번 돈을 저축하고 ,아깝긴 하지만 썩고있는 야구카드를 팔아 대학에 입학합니다. 상당히 의아한 내용이긴 한 데 이왕 가는거 명문대학에 가야한다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엄마아빠가 얘기하면 짜증나는 얘기를 멋진 제목과 표지, 약간의 이야기를 버무려 읽을 만한 상품으로 만들어 낸 저자가, 봉이 김선달같은 사람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아마도 부모님이 사춘기 자녀에게 선물하기 좋은 책이라 생각됩니다.

여하튼 이 땅의 부자들이 조나단 사장처럼 마시멜로를 먹어치우지 않고 모으고 그것을 다시 찰리 같이 성실하고 의욕이 있는 젊은 세대를 위해 아낌없이 투자한다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또 부자인 사장의 이야기를 고깝게 듣지 않고 자신의 교훈으로 삼아 매일 매일 실천해서 꿈을 이룬 찰리 같은 사람이 많다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피나는 노력과 인내만으로 모든 걸 가질 수가 없는게 분명하지만, 우리의 소박한 부모님의 이야기 " 근면, 성실"이 정말 소중한 가치임을 느낀 것 만으로도 이 책은 정말 책값은 하는 책입니다.  다 읽는데 1시간 반이 걸렸으니 이 책의 교훈대로 라면, 대형 서점에서 서서 읽는 것도 좋을 듯 합니다. 조금 인내하고 더 가치있는 책을 사는것도 괜찮겠습니다. 예를 들어 이 책과 반대의 위치에 있는'모리와 함께한 화요일'같은 책이요. 정말 짝을 지어 읽으면 더 풍성한 이야기가 되리라 생각됩니다. 그 책은 성공만을 향하던 미치가 무언가 잃은 걸 찾아서 스승 모리를 만나지 않습니까?

그리고 까놓고 이야기 하면 이 책은 '성취할 목표를 설정하고 유혹을 억누르고 노력하라' 이상의 어떤 구체적인 방법도 기법도 없는 책입니다. 다만 '야휴 내가 너무 게으르게 살았구나. 분발해야지.'하는 동기부여를 효과적으로 유발하는 책인 것입니다. 그 절박한 심정을 실천과 결부시키려면 다른 책 - 예를 들어 '공병호의 자기 경영 노트' '안상헌의 자기 발전 노트 50' '서른살 경제학'을 찾아보아야 할 것입니다. 이 책 읽고 그만둔다면 도대체 뭐하자는 겁니까?^^

끝으로 너무도 인상적인 이 책의 세계관을 인용해 봅니다. 

"아프리카에서는 매일 아침 가젤이 잠에서 깬다. 가젤은 가장 빠른 사자보다 더 빨리 달리지 않으면 죽는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그래서 그는 자신의 온 힘을 다해 달린다.아프리카에서는 매일 아침 사자가 잠에서 깬다. 사자는 가젤을 앞지르지 못하면 굶어죽는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그래서 그는 자신의 온 힘을 다해 달린다.네가 사자이든, 가젤이든 마찬가지이다. 해가 떠오르면 달려야 한다."

그런데 정말 이것이 현실이란 말입니까? 흐휴.. 조나단 사장은 사자고,  찰리는 가젤인데 굶어죽음의 공포 속에서 서로를 죽음으로 몰아넣는 잔혹한 레이스를 펼쳐야 한다는 사실 - 그런 인식을 가지고 있다면 어찌 마시멜로를 즐기고 있겠습니까? 사실 이런 세계관은 최근 경제서에서 공통적으로 갖고 있는 인식인 것 같습니다.예를 들어 '서른살 경제학' 서문은 똑같은 이야기를 이렇게 말합니다.

"세상은 살아가는 게 아니라 살아남기를 강요하고 있습니다...고령화와 저성장은 이제 30대를 갈라놓을 것입니다. 살아남을 30대와 도태될 30대, 품위있게 늙어갈 30대와 돈도 힘도 없이 버틸 뿐인 30대...고통스럽게 준비하는 자만이 살아 남는 시대가 기다리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해답으로 제시한 찰리가 명문대를 졸업해서 조나단 사장처럼 되는 그 길을 누구나 택할 수 있는 걸까요?  어쨌튼 너무도 매끄러운 이야기 뒤편으로 이런 현실인식이 있다는 것이 공포스러운 느낌도 주는 책입니다. ('그래 우린 이런 세상에 살고 있는거야. 사실은 성공과 생존의 양자택일인 셈이지.'- 끄덕이는 자신에 대해서도 다시 한번 씁쓸함을 느낍니다.) 

무한경쟁시대의 바탕 있는 모범생들을 위한 책 - 마시멜로 이야기,...여기까지 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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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을 바꾸는 게임의 법칙 - 못말리는 하버드 박사 박찬희.한순구 교수의 또라이 게임이론
한순구 외 지음 / K-Books(경문사,케이북스) / 200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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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경제학과는 다른 일을 하고 있지만

대학 다닐 때 들었던 이준구 교수님의 재치넘치는 강의만은 무척 그리웠었다.

그런데  이 책은 그 바램을 채워주었다. 저자는 다르지만 ..

 

책을 고름에 있어서 나는 세 가지를 고려한다.

무엇 보다도 재미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 책은 물론 재미있다.

개념나열보다는 사건과 예화가 많으면 읽기 편한데, 이 책이 그렇다.

재미있는 이야기를 해주고 다시 게임 이론으로 풀어내서 개념을 머리 속에 쏙 들어오게 만드는 책이다.

예를 들어  왜 우리나라에서 설혹 법을 어길지라도 인정을 저버릴수 없는가 하는 문제를  풀어가는 데

황순원의 소설 '학'과 오 헨리의 소설 '20년 후'를 비교한 뒤

살인의 추억 의 송강호의 대사로 마무리한 부분은 경쾌하면서도 재미있다.

그런데 기대하시라. 그렇게 재미있는 부분은 갈수록 많아진다. 

 

두번째로 재미있다고  해도 너무 자기류의 이론이라면 부담스러운데

저자들의 경력으로 보면 그리고 책의 전개과정에서 보면 게임이론에 대한 무리한 이야기는 아닌것 같다.

게임이론에 대해 그리 밝지 못하므로 확신은 못하겟으나

합리적인 사고를 통해 이야기를 전개해 간다는 면에서 믿음이 간다. 

편한 이야기로 묶어진 책이 현란한 도표와 수식으로 점철된 책보다 더 학문적일 수도 있다.

왜냐하면 저자의 체험과 사색 속에 무르익은 단계에서만 편하게 설명할 수 있기 때문이다.

얼마나 적합하게 핵심적인 구조를 그려내느냐가 관건이라면 이 책은 훌륭하다.

이 책은 적재적소에 인상적인 이야기를 배치했다는 면에서 높은 평가를 주고 싶다.

 

세번째로 과연 써먹을 수 있느냐도 중요하다.

그런데 이 책은 게임이론을 통해 현실을 또 수 많은 이야기들을 한국인의 눈에서 풀어가므로

전략적 사고를 책읽기와 더불어 쉽게 터득할 수가 있다.

(전략적 사고의 핵심은 미래의 상대편의 행동을 예측하고 현재의  행동을 선택하는 것인데 

바로 이런 시간 역순의 사고 - 백워드 인덕션(Backward Induction)을 쉽게 배울수가 있다. )

 

10년전 게임이론을 다룬 책을 읽다가 때로는 역사적 상식에 막히고

때로는 포커판의 규칙에 막혀서 50쪽도 못 읽고 포기한 생각을 하면 이책이 고맙다.

어차피 게임이론의 다른 책도 이 책의 많은 사례를 활용할 것이므로

더 많은 독서를 편히 하기위해서라도 이 책을 먼저 읽는게 좋다고 감히 말하고 싶다.

 

그렇다고 이 책이 가진 매력이 꼭 학습상의 편의에서만 오지는 않는다.

약간 귀뜸을 해준다면 ... 

이 책의 맨 마지막 이야기는 참 의미심장한데 다음과 같다.

"물론 냉정하고 객관적인 분석과 대응을 위해서라면 

남의 눈을 가리기 전에 나부터 정신 똑바로 차려야 한다. 

사람의 마음이 허영심, 자만심 같은 마물들로 가득차 있고

나 잘되려고 남 밟는짓을 하는 사람이 옆에서 엉뚱한 짓도 하기 때문에

마음을 다스리기가 쉽지않다.

하지만 이런 것이 힘들수록

조금이라도 더 알고 준비된 당신은 더 훌륭한 사람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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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의사의 아름다운 동행 1 시골의사의 아름다운 동행
박경철 지음 / 리더스북 / 200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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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이 책을 너무도 잘 읽었다. 도대체 멈출 수가 없었다.

놀라운 것은 중학교도 못나온 우리 60노인인 부모님도 재미있게 읽으셨다는 거다.

그야말로 남녀노소 흥미진진하게 읽을 수있는 특이한 세상 체험!

너무도 처절한 생사의 갈림길에서 우리에게 전해지는 참된 삶에 대한 진지한 물음들!

아는 동생들에게 선물한 것도 세 차례다. 그렇다면 나도 시골의사의 팬인 셈이다.

 

오늘은 다시 처음부터 읽어본다.

우선 두 가지가 눈에 띤다.

먼저 저자는 정말 말수가 좋은 사람이지마는 그것을 더욱 빛나게 하는 것은

저자의 열린 마음이다.

예를 들어 여호와의 증인  신앙에 따라 수혈을 거부하여 환자를 곤경에 빠뜨린

여자 후배의 뺨을 때리는 모습은 흔히 볼 수 있는 의사일 테지만

그녀의 주장을 조목조목 옮겨 적고

그녀 역시 자신의 신앙 속에서 참된 의사가 되고자하는 사람임을 인정하는 것은 참 드문 광경이다.

시골의사는 끝에다가 이렇게 한마디 남긴다.-

"환자가 위험한 상태에 빠지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야 하는 의사로서

수혈거부라는 종교적 신념과 맞닥뜨릴 때 의사는 과연 무엇을 먼저 존중해야 할까.

참 난처한 질문이 아닐 수 없다."(=누가 이 여인에게 돌을 던지랴. )

 

둘째로 재차 읽으면서 느꼈던 것은 이 책이 보통 사람에게 불친절한 책이라는 거였다.

물론 나도 그렇고 우리 부모님도 모두 재미있게 읽었고 

수많은 전문용어의 숲에서 이야기 줄거리를- 적어도 저자가 하고자 하는 이야기를

놓치지는 않았지만 예를 들어44쪽 하단 11줄 에서만  다음과 같은 엄청난 용어가 쏟아져 나온다.

" 기도 삽관, 엠부마스크,  직장 프로브, 아스페직, 수액, 면역 글로불린, 오더.."

중심정맥압은 cvp로 갑자기 변환되어 나오기도 하고 하여

나는 지금 네이버 의약학 사전과 야후 백과사전을 오고가며 열심히 퍼즐을 맞추고 있다. 

그래도 그림이 잘 그려지지 않는다. 

 

오해마시라. 당연히 나도 알고 있다.

저자는 분명 이 책으로 의학공부를 시키려고 한 것은 아니고

참된 인간의 길을 그려내고 우리 함께 가는 양심적인 길을 꿈꾸었던 것이다.

그것은 너무나 훌륭하게 전달된다. 

그것도 너무도 흥미진진하게 그려내어 눈을 뗄 수가 없다.

그러나 빈번히 등장하는 외상성 기훙과 기도삽관 또는 낯설은 약물에 대한 약간의 설명과

병원에서 쓰는 카테터나 엠부마스크 그림이 있었다면

더욱 생생할 수도 있을텐데 하는 생각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어쨌튼 시골의사를 사랑하고 존경하는 독자들이여.

아직은 구체적인 모습을 그리려면 인터넷을 열심히 검색해야 한다는 것을 잊지 마시길..

 

끝으로 하나 더 쓴다면,

의사라는 직업이 상당히  치열한 직업의식 속에  이루어지는 거 같아도 

결국은 사람사는 것이 거기서 거기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예를 들어 '두 아이의 동병상련'을 보면

아빠가 의사고 손님들이 의사인데도 아이는 방치되어 제대로 된 치료를 받지 못한다. 

게다가 소아과 병동이 아닌 성인 병동에 입원하여 잘못된 투약을 받는 바람에

약이 아닌 독약을 마신 꼴이 되어   죽기 일보 직전까지 간다.

그나마 아빠 친구인 저자가 뒤늦게 잘못된 처치를 시정하면서 아기가 살게 된다.

그리고 어쩔 수 없이 다시 자신의 병원에서 교통사고난 아이를 치료하게 된 아빠를 보자.

회생할 가능성도 없는데 앓는 아이를 가진 아비의 동병상련때문에

무모한 치료를 하게 되었고 결국 아이를 살리게 된다.

그렇다면 이 것은 '성심을 다하면 하늘이 이루어 주신다'는 진실의 확인인지 아니면

섣부른 판단으로 지금까지 살릴 수 있는 환자를 죽여왔다는 것인지 잘 모르겠다.

여하튼 의사는 머리도 있어야 하지만 능숙한 손과 불타는 투지, 

아픔에 대한 끊임없는 연민이 있어야 하는 직업임을 새삼 느낄 수 있었다.  

 

그러나 환자들이 반드시 자신의 실수를 정정할 수 있는 실력있는 의사를

또는 양심과 성의를 다할 선량한 의사를 만나는 행운을  항상 누리는 것이 아님도 알았다.

'그래서 어른들이 '시골의사같은 사위나 아들이 있었으면' 하고 바라시는구나' 하고 나는 탄식했다. 

그것은 돈이나 위세 문제를 떠나서 적합하고 책임있는 의료를 받아

더 오래 더 해피하게 살 수 있느냐에 대한  안전망이 되기 때문이리라.

'아! 의사들이 모든 환자들을 가족처럼 애정을 가지고 책임과 성의를 다해 치료하기를

그런 세상이 되기를 나는 간구합니다.'

 

(시골의사에 대한 감동은 저 앞에 리뷰를 쓰신 분들과 같습니다.

다만 더 많은 사람들이 읽고 더 많이 느낄수 있었으면 하는 바램에서

조금 삐딱하게 적었습니다.

마음을 열어주는 101가지 이야기 서문에서 본 글이 떠오릅니다.

"그러나 우리는 당신이 부디 이 책을 단숨에 읽어 내려가지 말았으면 좋겠다.

시간을 갖고, 당신의 온 존재를 실어 읽어 주기 바란다...'

이 책도 천천히 깊이 생각해 가며 읽어야 할 책이라고 생각됩니다.

아니면 누군가 리뷰에 쓰신 것처럼 남의 불행을 훔쳐보며 즐기는 사람이 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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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을 열어주는 101가지 이야기 2 마음을 열어주는 101가지 이야기
잭 캔필드 외 지음, 류시화 옮김 / 이레 / 199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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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 전에  재미있게 읽은 책을 다시 읽게 됩니다.

한 줄로 줄인다면 '시도를 멈추지 않는 한 실패는 존재하지 않는다.'(마법의 돌)

두 줄로 풀어쓴다면 "일어나라. 넌 결코 패배하지 않았어.

승리한다는 것은 다른게 아니야. 넘어질 때마다 일어나는 것이 진정한 승리이지."(달리기 시합)

 

어찌 보면 이런 말들이 고깝지 않게 들리기도 합니다.

"뭐야 이런 귀에 발린 소릴 들으려고 책을 읽으며 시간을 낭비한단 말이야.

내가 뭐 초등학생도 아니고. 이런 건 재미있게 구성된 교훈적인 옛 이야기책일 뿐이지.

두 글자로 줄이면 근면 성실 또는 인내.. 나 그런거 졸업했다구."

 

그럼에도 이 책은 재미있고 유익합니다.

마음에 우울이란 검은 구름이 끼고  소망에 낙담의 회오리가 불 때 

뭔가 맑은 그렇다고 터무니 없이 밝지 만도 않은 이야기를 듣고 싶을 때

이 책을 권합니다.

아마도 수 많은 사람들이 좌절 끝에 피워올린 참된 삶의 이야기이기에

이렇게 감동을 주는가 봅니다.

그 감동은 읽는 이의 것일 테니 더 구체적인 인용은 생략하겠습니다.

 

책의 서두에 있는 말--

' 그러나 우리는 당신이 부디 이 책을 단숨에 읽어 내려가지 말았으면 좋곗다.

시간을 갖고, 당신의 온 존재를 실어 읽어 주기 바란다.'

 

너무 재미있어서 단숨에 읽지 않기가 너무 힘들군요.

행복한 독서에 당신을 초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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