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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학교는 불행한가 - 전 거창고 교장 전성은, 대한민국 교육을 말하다 ㅣ 전 거창고 교장 전성은 교육 3부작 시리즈 1
전성은 지음 / 메디치미디어 / 2011년 5월
평점 :
품절
#1. 한 카페에서 글을 하나 읽었다. 고등학생 딸아이의 체육대회에 학부모들이 초대되어서 갔는데 자유로운 분위기도 있지만 살짝 정신이 없기도 했다고 한다. 왜그런가 글을 읽어보니 학생들이 처음부터 끝까지 기획에서 실행을 한다고 한다. 난 졸업한지 오래되어 요즘 체육대회는 아이들이 기획하는가보다라고 댓글을 달았다. 그런데 돌아온 대답. 대안학교라서 아이들에게 자율성이 보장된다고 하였다.
결혼 후 뱃속에 아이가 자라고 있을 무렵, 남편과 의논한 적이 있다. 우리아이는 대안학교로 보내는 것이 어떻겠느냐고, 우리부부는 그 당시에는 의견일치를 보였다.
지금은 아이가 4살이다. 생각이 달라졌다. 어차피 대한민국에서 자라서 직업을 가져야 할 것 같으면 제도권 교육을 벗어날 수 없다고, 행여나 사회에 적응하는데 힘들어지지 않겠느냐고 걱정이 많아졌다.
더군다나 안심하고 보낼 학교를 못찾은 것도 사실이다.
#2. 내가 고등학생때, 당시 거창에서 근무하시던 아버지를 통해서 거창고등학교의 소문을 들은 적이 있다. 그때는 거창고의 내면은 몰랐다. 단지 그 학교 학생들이 좋은 대학에 많이 갔다고만 들었다.
이 두가지의 생각이 [왜 학교는 불행한가] 책을 손에 들게 만들었다.
-전 거창고 교장 전성은, 대한민국 교육을 말하다-
-내가 대통령선거에서 승리하자마자 전 선생을 만나 우리나라 교육을 어떻게 개혁해야 할지 배웠습니다. 선생의 말씀대로 교육개혁을 했으면 우리 학생들이 좀더 행복해졌을 텐데 그 방향으로 과감하게 나가지 못했습니다- 故노무현-2009년 3월 말, 故 노무현 대통령과의 봉화마을 만남에서-
앞 표지와 뒷표지에서 뿜어져 나오는 책의 포스에 눌러 읽어내려가지 시작했다.
p79 교육의 목적은 인류 평화다. 지배와 억압이 없는 평등한 사회를 만드는 일에 헌신하는 사람이 되라고 가르치는 일이 교육의 목적이 되어야한다. 평등한 사회를 만드는 것이 정의이다.
p87 "앞에서 끌어주고 뒤에서 밀며...."
학교교육을 받는 목적은 출세에 있고, 이를 위해 동창끼리 끌어주고 밀어주자고 노래한다. 그리 나쁘다고는 할 수 없으나 뜯어보면 역시 정의, 평등, 자유, 박애, 독립과 같은 인류 보편적 가치를 외면하게 만들려는 의도가 뻔히 보인다. 교훈도 교가도 우연히 지금의 모습을 갖게된 것이 아니다.
일제강점기의 잔재를 청산하지 못하고, 해방후에도 그런 교가와 교훈이 계속되어 온 것은 우리 학교교육 정책을 총괄해온 교육부와 학교교육의 지도급 인사들이 얼마나 교육에 무지했던가를 보여주는 예라고 할 수 있다.
p141 학교교육은 아이들의 다양한 재능, 소질, 관심에 따른 다양한 교육을 해야 한다. 국가는 그렇게 해야 할 책무가 있다. 그것이 국가의 도리다. 그러자고 국가가 있는 것이다. 그것이 국가의 존재이유이다. 인간은 자신의 재능과 소질과 관심에 따라 한 번 밖에 주어지지 않는 삶을 살 권리가 있다. 천부의 권리다.
한줄한줄이 마음에 와 닿았다. 고등학교 때 왜 내가 공부하고 있는지 몰랐다. 도대체 무엇을 위해 공부하는가 우울증에 걸려 자살까지 생각했었다. 지금까지 내가 문제인줄로만 알았다.
이 책을 읽으면서 가장 근본적인 원인이 무엇인지 알게 되었다.
나이 서른, 아직도 재능과 소질, 관심을 찾아 헤매이고 있다. 그나마 난 찾아 헤매일 수 있다는 사실에 만족하지만 조금더 일찍 이런 기회가 주어졌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라는 생각을 많이 했다.
'우리딸에게도 나와 같은 삶을 살게 할 것인가.' 항상 이런 생각을 많이 한다.
나와 비슷한 생각을 가진 부모들은 고민할 것이다. 제도권 교육이냐, 대안학교이냐
책을 다 읽고 난 후의 나도 아직 결정을 하지 못했다.
내딸이 또 딸을 낳아서 그 딸이 학교를 들어간다해도 대한민국교육이 과연 바뀔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