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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빠리의 택시운전사
홍세화 지음 / 창비 / 1995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얼마전 TV퀴즈 프로그램에서 '똘레랑스'에 관한 문제가 나왔었다. 이 책을 읽었다면 그 사람은 큰 상금을 받을 수 있었을텐데 안타깝게 맞추지를 못했다. 어려운 문제를 맞추고, 그 자리에 올라온 사람이 이 쉬운(나의 기준에선-왜냐면 책을 읽어 알고있었으니깐.. ^^) 문제를 못맞춰서 실패했다고하니 한편으론 안타깝고, 또 한편으론 우쭐함이 생기기도했었다.
또 얼마전엔 8.15특집으로 프랑스의 똘레랑스정신에 관한 방송도 봤다. 역시 한가지를 알면 그에 관해 관심이 생기고, 찾아서 보게되니 그 시너지효과가 얼마나 큰지 책을 읽으면서 실감을 한다. 그 방송역시 예전(똘레랑스를 알기전) 나였다면 재미없는 특집이라며 채널을 과감히 돌렸겠지만 지금의 난(똘레랑스를 알게된 후) 아주 재미있게 방송을 봤다. 한시간이 너무 짧은듯한 느낌으로 말이다. 그리곤 작가가 왜 그렇게 똘레랑스의 정신에 대해 누차 이야기를 했는지도 이해가 됐다.
대학교 친구중에 총학생회 임원이였던 친구가 있었다. 친하다보니 학생회선배들도 조금씩 알게되었고, 학생회에서하는 농활도 따라가게 되었다. 낮에 힘들게 일을하고, 밤에 둘러앉아 간단한 술자리를 하면서 이른바 노동가요를 배웠었다. 테잎을 틀어서 듣고, 여자선배가 한구절씩 음을 가르쳐줬었는데.. 몇 곡을 배웠지만 그중 '바위처럼'이란 노랜 난생처음 듣는데도 가슴속에서 뭔가가 울컥하는 느낌이 들었다.
난 운동권이면 모두 머리에 띠두르고, 남을 선동하며 대모만하는 사람들인줄 알았다. 그리고 그런 사람들 내 평생 한번도 만나지 못할꺼라 생각했었는데.. 그들은 내가 생각하는 그런 사람들이 아니였다. 우리와 같은 그냥 평범한 보통의 대학생일뿐이였다. 물론 지금은 지나온 세월이 세월인지라 노래가사가 가물거리지만 그때의 그 가슴떨림은 또렷이 기억이난다. 어떤 사람에게건 편견을 가져선 안된다는 것도 잊지않으려고하고 말이다.
책을 읽으면서 받은 느낌이나 농활에서의 경험 모두 내가 바라보지 못한 곳을 바라보게끔 시각을 넓혀준것 같다. 잘먹고, 잘살면 그만이라지만 아직까지 세상은 몇십년전과 별다를것이 없는것 같다. 지나간 과거 알아서 무엇하냐 생각했던 편엽한 나에게 보기좋게 작가가 한마디했다. '사람이 미래를 모르고 살면 불안하긴 하나 위험하지는 않단다. 아니, 미래를 모르고 사는 것이 오히려 축복일 수도 있단다. 그러나 과거를 모르고 사는 것은 몹시 위험한 일이란다. 그것이 개인의 과거이든 민족의 과거이든.. '한 방먹은 느낌이다. 부끄럽지않는 내가 되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