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능력을 교환해드립니다
이누이 루카 지음, 김은모 옮김 / 문학동네 / 2019년 9월
평점 :
절판


 

 

  

 

 

 

 어떤 사람은 자신이 운동 경기를 보면 자신이 응원하는 곳이 진다고 한다. 그것도 힘일까. 우연히 일어나는 일인 것 같지만, 자꾸 같은 일이 일어나면 운동 경기 안 볼지도. 난 그런 거 없다. 내가 바라는 게 있기는 하다. 어딘가에 내가 갔을 때 거기에 손님이 많이 온다거나 내가 좋아하는 게 널리 알려지는 건데, 지금까지 그런 일은 없었다. 지금 생각하니 실제 그런 사람 있는 것 같다. 그것도 우연히 일어난 일일 뿐일지. 얼마전에 명리심리학 보면서 사주라는 말을 보기도 했다. 그런 건 사주에 든 거 아닐까 싶기도 하다. 난 별거 없는 거고. 아, 아쉽다. 우주도 남도 나를 버리는 것 같다. 내가 가진 무언가는 이런 생각에 빠지는 걸지도 모르겠다. 난 좋은 쪽보다 안 좋은 쪽으로 생각할 때가 더 많다. 그렇다고 그런 게 없어지기를 바라지는 않는다. 그냥 그럴 수도 있지 한다.

 

 늘 운이 좋은 사람은 있다. 여기에서는 몇번째 손님 같은 데 당첨되는 건가. 그게 그렇게 안 좋을까. 난 좋을 것 같은데. 누군가는 애써도 안 되는 걸 가지고 있는 거 아닌가. 자꾸 돼서 둘레 사람이 그것만 하느냐고 의심한다 해도. 그러면 당당하게 말하면 되지 않나. ‘난 그런 거 잘 돼.’ 같은. 만약 친구가 바라는 게 있다면 대신 해주면 괜찮을 텐데. 그런 거 해 본 적 없는가 보다. 그저 성가신 일이다 생각했구나. 다른 힘과 바꾸고 싶어했으니. 여기 나오는 사람은 거의 그렇다. 그건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지 못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 자신이 가진 걸 깊이 생각하지 않고 안 좋은 것만 생각했겠지.

 

 이성이 자신을 좋아하면, 좀 안 좋을 것 같기는 하다. 자신이 좋아하는 사람이 좋아한다면 모를까. 집요하게 자신을 따라다니고 집에도 찾아오면 아주 싫겠다. 미나미 도시유키 만큼은 아니어도 실제 이성이 많이 좋아하는 사람 있을 거다. 그런 사람 처음은 괜찮은데 끝은 안 좋은 것 같다. 그건 자신이 받은 마음을 소중하게 여기지 않아서다. 미나미는 자신이 운전하는 택시에 오랫동안 타고 자기 집에 눌러앉은 요코에서 벗어나려고 힘을 바꿔준다는 바쿠리야에 간다. 난 초능력 같은 건가 했는데 그런 건 아니었다. 따듯한 이야기도 아니다. 바쿠리야 광고는 바라는 사람한테 보이기도 한다. 아니 그저 그걸 보고 바쿠리야에 가는 사람이 나오는 건지도 모르겠다. 다른 사람은 힘을 바꾸는 데 관심이 없어서 ‘바쿠리야’라는 말을 봐도 스쳐지나가는 거겠지. 여기 나오지도 않은 걸 생각하다니. 미나미는 바쿠리야에 가고 시간이 조금 흐른 뒤에 바뀐다. 미나미가 갖게 된 힘은 칼을 잘 가는 거였다. 그걸로 끝이 아니다. 미나미는 마음 편하게 여기저기 다니면서 칼을 갈고 사는데, 달아나려고 했던 요코가 나타난다.

 

 여기 실린 이야기는 맨 앞에 나온 이야기 제목인 <달아나고 달아난 끝에>를 말하려는 것 같다. 달아나고 달아나도 벗어나지 못하는 운명 같은 거. 정해진 운명이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정해진 게 있다 해도 바꿀 수 있을 거다. 운명은 달아나기보다 맞서는 게 나을지도. 나도 잘 못하는데 이런 말을 했다. 한국에도 그런 말하는 사람 있을지 모르겠는데, 일본에서는 비를 몰고 다니는 사람이 있다는 식으로 말한다. 비를 부르는 여자, 비를 부르는 남자. 나가이 겐스케는 자신이 사는 시를 떠나면 날씨가 안 좋아졌다. 그냥 비가 오는 게 아니고 거의 재해 같다. 자신이 사는 곳에만 살면 별 문제없다. 꼭 어딘가에 가야 할까. 한 곳에 있으면 또 어떤가. 난 이렇게 생각해도 나가이는 그게 싫어서 바쿠리야에 간다. 바뀐 건 그렇게 좋아 보이지 않던데 나가이는 괜찮았을까.

 

 자신이 다니는 회사가 자신 때문에 망하면 회사한테 미안하겠다. 그건 그대로 받아들이라고 말하기 어렵겠다. 회사에 들어가지 않는 일을 하는 건 어떨까. 아이카와 신은 그런 생각은 안 했구나. 아이카와가 바쿠리야에 다녀오고 힘이 바뀌었다. 그 힘은 동물이 아이카와를 좋아하는 거였다. 그건 그것대로 안 좋은 것 같은데. 아이카와는 그걸 살려서 동물원에서 일하지만 끝은 안 좋았다. 어쩐지 다들 그냥 사는 게 낫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실제 바꾸지 않아 다른 걸 알게 되는 사람도 있다. 우울한 이야기만 실리지 않아 다행이다. 겉으로 봤을 때 운이 안 좋은 일이 다른 좋은 운을 불러들이기도 한다. 아파서 하루 쉬었더니, 자신이 늘 타는 차가 사고가 나는 것 같은. 시간이 안 맞은 일을 잘 보면 다른 비밀이 있을지도.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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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책읽기 2021-02-23 10:1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제목이 흥미롭습니다^^

희선 2021-02-24 00:09   좋아요 0 | URL
힘을 바꾸고는 더 안 좋아지는 것처럼 보이지만, 그 힘은 재미있게 여길 수도 있겠습니다


희선

2021-02-23 20:0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1-02-24 00:22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