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따스한 유령들 창비시선 461
김선우 지음 / 창비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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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로 세상이 조금 멈췄지만, 이제는 다시 움직인다. 지구를 더 나빠지게 하면 안 될 텐데, 천천히 가면 안 될까. 세상은 망해가는데 그게 빨리 오지 않게 하려고 해야지. 지구가 괜찮아야 사람도 살 텐데,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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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넬로페 2024-05-12 14:0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코로나 시국때는 그 시기가 언제 끝날지 암담했었는데 이제는 또 거의 의식하지 않고 살게 되네요.
어쨌든 모두가 다 잘 견뎌 다행이었어요^^

희선 2024-05-14 00:42   좋아요 1 | URL
그때는 정말 그 시간이 지나가기는 할까 했는데, 이제는 많이 생각하지 않는군요 그래도 조심해야 합니다 아주 없어진 건 아니니...


희선
 
사실은, 단 한 사람이면 되었다 텔레포터
정해연 지음 / 북멘토(도서출판)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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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 제목 《사실은, 단 한 사람이면 되었다》 맞는 말이야. 사람한테는 여러 사람이 아닌 단 한 사람만 있어도 돼.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알아주는 사람. 그건 남이어야 할지 자기 자신이어야 할지. 단 한 사람이 자신이기만 해도 괜찮겠지만, 난 남도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 이건 욕심 많은 건지도 모르겠지만. 그 단 한 사람 얻기는 쉽지 않아. 살았을 때 만날지 못 만날지. 많은 사람이 만나지 못하고 살까. 그건 나도 잘 모르겠어. 내가 보기엔 한 사람이 있는 사람이 더 많은 것 같아. 나만 없는. 없으면 어떤가 하면서도 여전히 바라는군. 이러면 나도 나를 구하지 못할지도 모르겠어.


 여기 나오는 은아를 보니 내가 생각나기도 했어. 나도 어릴 때 친구 잘 사귀지 못했어. 다행이라면 은아처럼 아이들한테 괴롭힘 당하지는 않았어. 내가 다닌 학교 아이들은 남을 괴롭히고 즐거워하지 않았던가 봐. 정말 다행이지. 은아한테는 언니 은진이 있었어. 은진이 유튜버로 돈을 벌자 엄마 아빠가 은진이한테 더 잘해주는 것 같았지만. 그건 은아가 바라본 거였군. 은아 친구는 은진이기도 했어. 어릴 때는 함께 해도 학교에 다니게 되면 다르게 살겠지. 자기 생활을 해야 하니. 식구도 그런데 친구라고 다르지 않겠어. 친구여도 뭐든 같이 해야 하는 건 아니지.


 학교에 교생 선생님이 오고 이름이 은아와 같은 이은아였어. 은아는 교생 선생님이 멋지게 보이기는 해도 그뿐이었는데, 교생 선생님은 은아한테 잘해주는 거야. 그런 거 아이들이 보면 안 좋아할 텐데. 실제 교생 선생님 때문에 은아는 다른 아이들한테 맞기도 했어. 교생 선생님은 은아한테 자신은 앞날에서 온 은아다 말해. 시간여행 같은 데서는 자신이 자신을 만나면 안 된다고도 하는데 꼭 그렇지도 않나 하면서 봤어. 교생 선생님은 은아가 자신을 좋아하고 자신을 생각하기를 바랐어.


 앞날에서 온 자신이 지금보다 멋지면 기분 좋겠어. 은아는 자신을 바꾸려 해. 은아가 친하게 지내는 친구가 나타난 일도 한 몫했어. 그 친구를 만나고 은아는 다른 아이하고도 자연스럽게 말해. 그렇게 좋은 일만 이어지면 좋을 텐데 삶은 그러지 않지. 안 좋은 일이 일어나리라는 건 교생 선생님이 슬픈 얼굴일 때 알기는 했어. 은아가 슬픈 일을 겪지만 그때를 잘 견뎌. 시간이 흐르고 아주 중요한 순간에 은아는 자신을 구하고 언니 은진도 구해. 이런 이야기 진짜 일어나기도 하겠지. 나도 그렇게 생각하고 싶은데.


 내가 앞에서 나도 어릴 때 친구 잘 사귀지 못했다고 했지. 그건 늘 그랬어. 아는 사람도 처음엔 모르는 사람이지만, 난 잘 모르는 사람한테는 먼저 말하지 못했어. 그건 지금도 다르지 않아. 누군가 나한테 길을 물어보면 알려주기는 하지만, 내가 길을 모를 땐 남한테 물어보지 못해. 물어보지 못하고 헤매다 시간이 걸려서 찾아내기도 하는군. 나라고 말 잘 못하는 내가 답답하지 않았겠어. 잠깐 바뀌려 한 적도 있어. 그건 잠시였고 그렇게 좋지도 않았어. 난 그냥 이대로 살래가 됐어. 사람은 꼭 바뀌어야 할까.


 자신을 바꾸고 싶은 사람은 바꾸고 그대로 살고 싶은 사람은 그래도 괜찮겠지. 마음은 바꾸는 게 좋겠지. 자신을 조금 좋아하고 모자라면 모자란 대로 받아들이기. 다른 사람 눈치 보지 않는 것도 중요해. 난 여전히 눈치 보는 것 같기도 해. 다른 사람이 날 싫어하면 어쩌지 하거든. 내가 바로 바뀌지 않겠지만, 나도 나를 좋아하려고 해. 좀 어렵지만.




희선





☆―


 “다른 사람한테 인정받겠다고 너를 힘들게 하지 마. 너를 지켜줄 가장 첫번째 사람은 너야. 네가 힘든 건 힘들다고 하고 화가 나는 건 화가 난다고 말해. 그래도 돼. 모든 걸 널 위주로 생각해. 너만 생각하라는 말이 아니야. 네가 어떻게 하고 싶은지, 넌 뭘 하고 싶은지 늘 너한테 묻고 널 위주로 행동해. 넌 당당한 한 사람이야. 한 존재야.”  (6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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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유행열반인 2024-05-06 17:0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 네이버 블로그 소개 문구가 구원은 셀프. 였는데요. 어느덧 내가 나를 구하지 못할 것 같을 때는 정말 누가 내 대신 나좀 구해줬으면…저도 그런 날이 오더라구요 ㅋㅋㅋㅋㅋㅋㅋ책 못 읽고 공부하다 미쳐가는 반놈 올림.

희선 2024-05-11 03:47   좋아요 1 | URL
자신이 구할 수 있는 건 자신뿐이다 생각하면서도 그게 쉽지 않다는 생각도 듭니다 다른 사람도 조금 있어야 하지 않을까 싶은데... 잘 모르겠어요 자신이 자신을 먼저 좋아해야 할 텐데, 이것도 어려운 일이고...


희선

반유행열반인 2024-05-11 08:09   좋아요 1 | URL
제가 생각하기에도 제게는 그게 가장 어려운 일이에요. 남들은 잘 좋아하던데 왜 ㅋㅋㅋ

희선 2024-05-14 00:40   좋아요 1 | URL
저도 다르지 않아요 다른 사람은 잘 하는 것처럼 보여도 보이는 것만이 다가 아닐지도 모르죠 나름대로 이런저런 생각할 것 같아요


희선
 




우주에 가 본 적 없지만

우주에선 빛이 빠르겠지

그 빛도 오랜 시간이 걸려야

지구에 닿겠어


우주에선 빛만 달려

빛과 빛은 부딪쳐도

사고 나지 않겠어


빛과 빛이 만나면

서로 반가워할까


지구에선 우주를 가로질러

달려오는 빛을 반갑게 맞아야지


어서 와 별빛

반가워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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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일청춘
정해연 지음 / 고즈넉이엔티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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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몸이 바뀌는 걸지, 영혼이 바뀌는 걸지. 두 사람 영혼이 서로 바뀌면 처음엔 혼란스러워하다 시간이 흐르면서 조금씩 서로를 이해하게 됩니다. 이야기가 늘 그렇게 흘러가지 않을지도 모르겠네요. 엄마와 딸, 아버지와 딸은 서로를 조금 알게 됐던 것 같아요. 모르는 사람은 어떨지. 신카이 마코토 영화 <네 이름은>에서는 남자아이와 여자아이가 바뀌고 서로의 삶을 살아 보는군요(소설을 봤는데 영화를 말하다니, 지금 생각하니 영화 보기는 했네요). 둘은 서로한테 관심을 가지게 됐네요. 여자아이와 남자아이니 그럴 수밖에 없겠습니다. 서로 몸이 바뀌고 본래대로 돌아오면 전과 달라지기도 하겠습니다. 저는 누군가와 바뀌고 싶지 않군요. 이 소설 《백일청춘》을 조금 보니 아사다 지로 소설 《쓰바키야마 과장의 7일간》이 생각났습니다. 거기에서도 영혼이 바뀌는데 죽은 사람이 바뀐 거였어요. 책 본 지 오래돼서 다른 건 생각나지 않네요.


 앞에서 두 사람 영혼이 바뀌는 이야기를 한 건 여기에서 그런 일이 일어나서예요. SH물류 회장 주석호는 폐암 4기로 살 날이 얼마 남지 않은 날 죽음이 찾아왔어요. 석호는 쓸쓸하게 혼자 죽음을 맞는구나 했는데, 잠에서 깨니 자신이 다른 사람이 되어 있는 거예요. 고등학생 김유식으로. 그때는 바로 자신과 다른 사람이 바뀌었다 생각하지 못했는데, 곧 석호와 유식은 서로가 바뀌었다는 걸 알게 돼요. 석호는 말기암을 알게 되고 지금까지 쉬지 않고 일만 한 게 억울했어요. 고등학생 김유식도 엄마와 살고 돈이 없는 게 억울했던가 봐요. 두 사람이 바뀌었을 때 좋은 건 석호겠습니다. 늙고 병든 몸이 아닌 젊고 건강한 몸이니. 유식도 석호한테 돈이 많아도 늙고 병든 몸은 좋아하지 않았어요.


 두 사람 몸에는 숫자가 나타났어요. 100부터 줄어드는. 그러니 두 사람은 백일 동안 바뀐 채 살아야 하는 거죠. 백일이 지나면 석호는 죽겠지요. 말기암이니. 아무 일 없이 앞으로 살 날이 백일 남았다면 그날을 어떻게 살아야 할까 하겠습니다. 백일이 지나면 죽는 건 석호일지, 유식일지. 그런 것도 모르니 무섭겠습니다. 사람이 살다보면 저절로 깨닫는 것도 있겠지요. 석호는 백일이 지나면 자신은 죽어도 유식은 죽지 않을 거다 여겼습니다. 유식은 이제 열여덟살이니. 죽으면 억울하겠네요. 석호는 한 회사 회장이니 자신이 죽기 전에 정리를 해야 하는군요. 믿었던 사람이 배신하기도 해서 안 할 수 없었네요. 석호는 자신이 유식이 모습이어서 바로 나서지는 않고 유식이한테 그 일을 하게 합니다. 유식이가 석호 모습이 아니었다면 경험하지 못할 일이군요. 유식이가 석호 몸이 되어 아주 안 좋은 것만은 아니었군요.


 영혼이 바뀌는 건 다른 사람이 되어 보는 거기도 하겠습니다. 사람 마음을 알기는 쉽지 않지요. 그 사람이 되어 생각해 보라 하지만 그것도 쉽지 않겠습니다. 모습이 달라지면 조금 쉬울지도. 이 책 제목은 ‘백일청춘’이에요. 석호는 지금까지 열심히 일만 한 자기 청춘이 안됐다 여겼군요. 유식이 모습이 되고 젊은이처럼 놀아볼까 했는데, 그런 일은 하루면 지칠지도 모르겠습니다. 유식이는 돈을 펑펑 써 보았군요. 그것도 언제나 좋지는 않을 것 같아요. 유식이는 공부는 잘 안 했지만, 엄마를 아주 많이 생각했어요. 유식이는 돈이 있으면 엄마를 편안하게 해줄 수 있지 않을까 했군요. 그 생각이 아주 틀린 건 아닐지라도 돈을 석호한테 받거나 석호 아파트를 엄마한테 준다고 엄마가 기뻐할 것 같지는 않았어요. 고등학생 때는 단순하게 생각할까요.


 자신이 자신을 부정하면 슬프겠습니다. 석호는 유식이와 함께 지내면서 하나 깨달았어요. 자기 청춘이 일만 하느라 불쌍한 건 아니었다는 걸. 자기 청춘은 자신이 세운 회사 SH물류에 있다고 여겼습니다. 석호가 늘 최선을 다해서 SH물류가 있는 거기는 하죠. 식구가 있다 해도 죽음은 혼자 맞는 거겠지요. 그래도 석호는 백일 동안 그리 쓸쓸하지 않았습니다. 그건 유식이도 마찬가지였어요. 유식이는 백일이 지나고 자기 몸으로 돌아오고 열심히 삽니다. 다 잘 되지는 않았지만 열심히 사는 게 어디예요. 한번뿐인 삶 아쉬움 없이 사는 게 좋겠지요. 이렇게 말하지만 저는 게으르게 살겠습니다. 저는 석호처럼 살고 싶지도 않고 유식이처럼 살고 싶지도 않습니다. 저는 저죠. 제가 살고 싶은대로 살 거예요. 책을 보고 글을 쓰면서 즐겁게.




희선





☆―


 무조건 놀기만 하는 게 청춘인 건 아니었다. 닥친 환경 안에서 최선을 다해내는 것, 그것이 바로 석호의 청춘이었다. 석호는 지금껏 그렇게 살아왔고, 그렇게 키워낸 회사가 곧 자신의 청춘이었다. 지금까지 그 사실을 잊고 있었다.  (30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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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에 드리운 그림자는

거두기 쉽지 않아요


마음이 어둠에 잠겼어요


어떤 어둠이든 걷힐까요

어둠이 걷히는 것보다

끝이 먼저 올 것 같아요


잠시라도

어둠에 잠긴 마음에

볕들길


살다보면

마음을 삼킨 어둠이

잠시 걷힐지도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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