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언가를 처음부터 잘 하는 사람은 없겠지만, 난 뭐든 아무리 시간이 흘러도 제대로 못하는 것 같아. 어릴 때부터 못하는 것에서 하나인 사람 사귀기, 이건 지금도 못해. 누구든 잘 사귀고 싶다 생각하지만 시간이 흐르면 멀어져. 실제 만나지 않아서 그럴까. 내가 알았던 어떤 사람은 누군가를 인터넷으로 알았다 해도 실제 만나면 그 사이가 오래 가더라구. 난 거기에 들어가지 못했어. 아주 친한 사람이어도 한순간 멀어지는 일도 있겠지만, 그런 일이 자꾸 일어나면 나 자신한테 무슨 문제가 있나 하는 생각을 하게 돼.
내가 잘 못하는 것에서 하나는 옷 사기야. 옷 사기는 힘들어. 어릴 때는 엄마가 사다주는 거 대충 입기도 했는데. 조금 자라고는 엄마와 함께 옷을 사러 갔어. 그런 일 자주 있었던 건 아니야. 옷 고르기는 왜 그렇게 힘든지. 옷 사러 친구하고 가거나 혼자 잘 가는 사람도 있던데. 옷을 잘 못 사서 옷이 별로 없어. 같은 옷을 여러 벌 사서 입는 사람 있잖아. 같은 옷 늘 나올까. 같은 옷 여러 벌 사는 거 편할 것 같아. 나도 그렇게 하고 싶지만 같은 옷 살 만한 곳이 없군. 신발도 한 켤레밖에 없어. 신발 여러 켤레 가진 사람이 더 많겠지. 난 왜 다른 사람이 아무렇지 않게 하는 거 잘 못하는지. 왜 이렇게 된 걸까.
지금은 어떻게든 살지만 언젠가 나 혼자가 되면 어떻게 살지. 난 나이들면 좀 달라질까 했어. 하지만 그런 일은 없었어. 어릴 때 못한 건 여전히 못해. 사람 성격이 어디 가겠어. 여전히 자신도 없고. 왜 사는 건지 모르겠군. 이런 말로 흐르다니. 그냥 살아.
앞으로도 난 달라질 것 같지 않아. 사람과 부딪치고 살아야 하는지도 모르겠지만 그렇게 해서 바뀌는 거 좋을까. 난 그걸 무척 괴롭게 여기다 스트레스 때문에 몸이 안 좋아질지도. 겉으로는 웃어도 속은 썩어버릴 거야. 실제 안 좋았던 적 있어. 시간이 많이 지났지만. 잘 하는 거 없고 서툴면 서툰대로 살아야지 어떡하겠어. 어차피 한번밖에 없는 삶인데 하기 싫은 거 억지로 안 하는 게 낫겠지.
글은 거의 늘지 않는군. 이거라도 조금 잘 하면 기분 좋을 텐데. 잘 못 써도 쓰겠지만. 서툴러서 그만두는 것도 있고 서툴기에 자꾸 하는 것도 있겠어. 자신이 해서 즐거우면 서툴러도 그만두지 않겠어. 나한테는 글이 그렇군.
희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