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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일엔 언제나 - 2009 볼로냐 라가치 상 수상작 ㅣ 북극곰 무지개 그림책 63
댄 야카리노 지음, 이순영 옮김 / 북극곰 / 2020년 9월
평점 :
여러분은 한주에서 좋아하는 요일 있으세요. 지금 생각해 보니 저는 어릴 때 만화영화 하는 날을 기다렸군요. 만화영화는 한주에 한번밖에 안 했으니(지금도 마찬가지군요). 어릴 때는 어떻게 그 시간을 기다렸는지 모르겠네요. 학교에 다닐 때는 목요일 좋아했던 것 같아요. 학교를 쉬는 주말도 좋아했어요. 목요일이 가면 한주가 다 간 것 같은 느낌이 들었어요. 어릴 때 일요일에 교회에 다닌 게 생각나기도 합니다. 그때를 좋아했는지 안 좋아했는지. 친구와 잘 다닌 걸 보면 그날 좋아했나 봅니다. 제가 어릴 때는 가끔 친구와 시간을 보내기도 했는데 이제 그런 일은 없군요. 사람 만나는 거 싫어하게 됐네요.
이 책 제목은 《금요일엔 언제나》예요. 제목과 맨 앞에 있는 그림을 보면 어떤 이야길지 짐작이 갈 것 같습니다. 책을 보니 제가 생각한 것과 조금 달랐어요. 저는 아이와 아빠 그림을 보고 금요일에 두 사람이 만나려나 했어요. 다행하게도 아이는 아빠와 함께 살고 엄마랑 동생도 있어요. 동생은 아기여서 금요일 아침에 아빠와 함께 밖에 나가지 못하는군요. 언젠가 동생이 걷게 되면 금요일 아침에 셋이 나갈 것 같습니다. 그날은 언제 올지. 제가 이런 생각을 하다니. 아이는 이런 거 생각하지 않았어요. 마음속으로는 했을지.
아이가 좋아하는 금요일이 왔어요. 아이와 아빠는 둘이 밖으로 나가요. 이건 언제나 그래요. 두 사람은 추운 날에도 눈보라가 쳐도 해가 쨍쨍해도 그리고 비가 내려도 금요일엔 함께 나갑니다. 그곳에 가는 길에는 여러 가지 볼거리가 있어요. 아이가 다른 걸 보고 잠시 서면, 아빠가 아직 더 가야 해 하고, 아빠가 좋아하는 걸 보려고 멈춰 서면 아이가 아직 더 가야 한다고 해요. 아이와 아빠는 짧은 시간 한눈을 팔아도 가야 할 곳으로 가는군요. 늦지 않게 가려는 거겠습니다. 늦은 날 한번도 없었을까요. 제가 별 생각을 다 합니다. 뭔가를 날마다 해도 빼먹기도 하잖아요. 한주에 한번 하는 건 그런 일 거의 없을 것 같네요.
기다리는 요일 있으세요. 많은 사람이 주말을 기다릴지도. 아이와는 다른 까닭으로 금요일을 좋아하는 사람 많겠습니다. 아이와 아빠는 금요일 아침엔 같은 식당에 가서 아침을 먹어요. 이건 작가가 아이와 하는 거기도 하답니다. 아이는 그날 기다려도 아빠는 어떨지. 아빠도 아이와 함께 아침 먹는 날 기다리면 좋겠네요. 아이가 자라면 그때는 아이가 귀찮아할지도. 어릴 때는 엄마 아빠와 보내는 시간 좋아하고 기대하기도 하는데, 자라면 그런 시간 좋아하지 않네요. 모두가 그러지는 않겠지만. 아이와 아빠가 언제나 금요일엔 같은 곳에 가서, 거기에서 일하는 사람이 알아보기도 해요. 두 사람을 기억해주는 것도 기쁘겠습니다.
앞에서는 동생도 함께 나갈 날이 오겠다 했는데, 그때는 네 식구가 다 함께 나가도 괜찮겠네요. 아이는 아빠와 보내는 시간, 엄마와 보내는 시간이 따로 있어야겠지만. 네 사람이 함께 하는 날은 금요일이 아닌 다른 요일로 정해도 좋겠습니다. 여기 나온 식구가 언제까지나 즐겁게 살기를 바라요.
희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