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수 아저씨 - 걸어다니는 이야기 보따리
김선아 글, 정문주 그림, 안대회 바탕글.해설 / 장영(황제펭귄) / 201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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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수 아저씨

 

TV도 라디오도 책도 없던 조선시대. 그 시절에는 아이들이 어떻게 재미난 이야기를 들었을까? 구전동화, 구전소설 등등을 과연 어머니, 아버지가 완벽하게 전해 주었을 수 있었을까? 아니면, 오늘날의 성우 같은 사람들이나 전문 ()소리꾼들이 많이 있었을까?

 

오늘 전해 주려는 이야기는 이러한 질문에 답해 줄 전기수에 대한 이야기이다.

 

그 시절에는 시골이나 도심의 장터나 마을 어귀에서 사람들에게 재미난 이야기를 들려주고, 이야기 값을 받으며 살던 사람들이 있었다. 그들을 전기수라고 불렀다.

 

이 동화책의 주인공은 전기수가 아닌 그들의 이야기를 듣고 하루가 행복하고 내일이 기대되고, 거리가 멀어도 힘써 찾아갔던 아이들이다. 영복이와 춘삼이가 바로 그들이다.

 

당시 전기수는 심청전을 이야기할 때에 전체의 반에 반도 들려주지 않았다. 간만 봐주고는 내일 또 보자거나 다른 동네로 이동하니 그리로 오라고 훌쩍 떠나버린다. 그러면 사람들은 이야기 품삯을 더 주고 붙잡기도 했다. 상황이 그리되지 않으면 정말 그 다음 날 예고된 장소를 찾아 가기도 했다.

 

춘삼이와 영복이도 한강 하루 정도에서 이야기를 듣고는 다음날 한강을 거너 반나절이나 걸릴 종로까지 찾아가 들었다. 새벽같이 일어나 점심도 굶고 이야기를 듣고는 마냥 행복해 한다. 그렇게 들은 이야기는 동네 아이들에게 새로운 버전으로 전달된다. 영복이표 심청전, 춘삼이표 심청전이 되는 것이다.

 

요즘 우리 아이들은 이야기의 홍수 속에 산다. 매우 독특한 이야기도 처음 그 순간에만 즐거움으로 남지 그리 오래 가질 못한다. 그래도 2~4살 정도 동화책이 한참 좋을 때는 수십, 수백 번을 읽기도 하지만, 초등학교에 들어가게 되면 그런 순진한 모습은 없게 된다.

 

30~40년 전만해도 라디오 프로그램만으로도 행복했던 때가 있다. 밤늦게 별이 빛나던 그 밤에 듣던 라디오도 생각이 난다. 친구가 자주 듣던 품바타령도 기억이 난다. 오늘의 아이들은 우리 때만 못하고 조선시대와는 판이하게 달라도 할아버지표, 할머니표 이야기들을 소중해 하는 착한 마음 만은 계속되었으면 좋겠다.

 

이제 전기수란 말은 어색해지겠만, 노인들의 직업창출 차원에서 비슷한 직업이 생겨났으면 하는 바램을 가져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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