옹고집전 (양장) 빛나는 우리 고전 그림책 시리즈 4
이상교 글, 김유대 그림, 권순긍 자문 / 장영(황제펭귄) / 201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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옹고집전


옹고집하면 생각나는 것이 무엇인가? 스크루지, 구두쇠, 놀부, 생각보다 많지 않다. 8살 우리 아들에게 옹고집하면 생각나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옹고집을 처음 보기 때문이다.


옛날 우리 조상들은 이야기의 주인공 이름을 참으로 잘 지었던 것 같다. 옹고집하니 성이 옹이요 이름이 고집이다라고 하면 틀리지 않겠지만 그보다 정말정말 고집쎄고 자기 멋대로인 사람이 연상이 된다. 물론 이야기를 모두 듣고 나서 확정된 생각이지만 말이다.


이 책은 그림이 특별히 눈에 띈다. 마치 조선시대 민화를 보는 그런 느낌이 든다. 하지만 이런 민화는 없을 것이다. 다만 조선시대 민화처럼 그림을 단순하고 친근하게 그린 후에 모든 개체에 테두리를 그린다는 것이 비슷한 것 같다.


그림은 매우 아기자기하다. 큼직하게 하나 그리기 보다 아이들 그림처럼 조그맣고 깜찍하다. 사람들 얼굴이며 표정이 제각각 다르다. 옹고집과 그의 하인들만 빼면 모두들 행복해 보인다. 우리 아들은 이런 만화같은 그림을 좋아하는 것 같다. 내용보다 그림 보기에 바쁘다.



그림들은 마치 마당극과 같은 느낌도 준다. 넓찍한 마당같은 동화책 흰 바탕에 옹고집만 빼면 모두들 소인국의 주민들 같다. 모두들 뭔가 행동하는데 주인공 옹고집의 행동에 맞장구를 치는 그런 모습이다. 마치 마당극의 주인공 대사에 ‘얼쑤’란 공감의 추임새를 넣듯이 말이다. 모든 사건과 사고가 마당에서 펼쳐진다.


우리 전래동화의 핵심이 권선징악이 내용의 주를 이룬다. 그러나 잘못한 사람이 벌만 받는 것이 아니라 착해질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결국은 선하게 된다는 내용도 우리 전래동화의 좋은 점인 것 같다. 죄를 지으면 벌을 받고 사라진다는 식의 서양동화는 왠지 잔혹동화로 변모할 가능성이 큰 것 같다. 백설공주의 경우 계모는 마녀의 모습으로 죽게 되는 결말은 같은 권선징악이지만 뭔가 썩은 것은 잘라야 된다는 식의 이분법적인 느낌이 강하다.


그에 비해 옹고집전은 후반부를 옹고집의 반성과 깨달음, 새로운 재기가 있어 말썽쟁이, 개구쟁이들도 반성할 기회를 갖게 되는 것 같다. 아 그러고 보니 스크루지는 조금 다른 것 같다. 문제의 인물이 주인공인 경우인 것도 꽤 달라 우리나라의 전래동화가 서양으로 전해진 것은 아닐까 생각하게 한다.


죄를 지어도 반성하고 회개하여 새 사람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은 기독교도 통하기에 권선징악이란 결국 사랑과 화해를 이야기하는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그저 잘못하면 벌받고 사라져야 된다는 식이라면 어린 아이들의 순수한 마음에 오히려 상처가 되지 않을까 싶다.


새삼 전래동화의 아름다움을 발견하는 기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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