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 헌터.금요일밤의 순례자
이반 로딕 지음, 박상미 옮김 / 윌북 / 2013년 3월
평점 :
절판


페이스헌터 – 금요일 밤의 순례자


작년 봄이었던가 이 책의 1편에 해당하는 페이스헌터를 처음 마주했다. 사람들의 표정과 옷차림이 주된 내용이라 생각된 책이다. 그런데 인위적이지 않고 매우 자연스러웠다. 또한 사람들의 일상의 모습이 담겨 있었다. 평상시에도 남다른 그런 사람들의 모습이다. 때로는 다른 나라 사람들의 평범한 복장일 수 있는 그런 모습이지만 작가와 같은 이방인들 눈에는 분명 색다른 모습들이었다.


그런 작가의 또 다른 작품집인 <금요일 밤의 순례자>가 있어 호기심에 또 한번 마주하게 되었다. 제목과 표지 사진으로 다소 불타는 금요일의 파티 장면을 연상하였다. 그래서 술에 취한 남년들과 약간은 흐리멍텅하고 다리 풀린 얼굴들을 연상했는데 전혀 그렇지 않다. 나도 모르게 작가의 순수한 시각을 다소 퇴폐적인 방향으로 기대한 것 같다. 어쩌면 국내 출판사의 작전인지도 모르겠다.


이번 책은 이전 책과 달리 영국 런던에서 출발한 여행 경로가 세계지도와 함께 시작한다. 다시 생각해 보니 작가는 매주 금요일 밤마다 세계 각지로 여행을 떠난 것이 아닌가 추측하게 된다. 그래서 금요일 밤의 순례자가 책 제목이 된 것이 아닐까...


31개의 세계 여러 도시를 다니면서 생기있는 얼굴들을 사진에 담았다. 페이스헌터지만 그의 사냥 대상들에게는 모두 정중한 허락을 받은 것이 분명하다. 모두 정확히 사진을 응시하고 있고 미소를 띄고 있다. 그래서 사진 하나하나가 마치 친구를 대하고 있는 기분이 든다. 그리고 그런 사람들과 나 또한 만나서 이야기를 하고 싶고 눈을 마추고 싶다.


작가가 사진을 찍은 시간과 장소는 한정되지 않는다. 밤과 낮, 실외와 실내, 모두 가능하다. 그는 정중한 허락을 통해 매우 개인적인 공간과 모습도 담고 있다. 너무도 개인적인 경우다 싶을 때는 얼굴은 정면을 피했다. 대단한 언변을 가진 달변가가 아닐까 싶다. 이미 세계 곳곳에 유명인사가 되었는 지도 모르겠다.


왜 그 많은 사람들이 이 작가의 블로그에 방문하는지 새삼 이해하게 되는 아름답고 다양한 사진들이다. 각 도시의 얼굴도 담고 있다. 사람 뿐만 아니라 자연과 광고물, 건물 등도 함께 말이다.


이런 사진들을 통해 나도 떠나고 싶고 가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싶은 새로운 곳들이 찾아지는 것 같다. 레이캬빅(REYKJAVIK), 바투미(BATUMI), 키예프(KIEV) 등의 도시가 그렇다. 위치도 낯설고 발음하기도 어렵다. 하지만 왠지 그곳은 나와 같은 이방인을 반갑게 맞아 줄 것 같다. 작가와 같이 사진기만 들고 있으면 말이다.


사진을 정신없이 보고 있으면 손에 얼룩이 생긴다. 왠지 다른 사람의 사진에 자국을 남긴 것 같아 얼른 닦게 된다. 이 책속의 사진들은 그렇다. 잠시 다른 사람의 사진을 빌려 보는 기분이다. 몰래 옅보는 기분이다. 하지만 뭔가 마음이 떨린다. 금새 사진 주인에게 돌려 줘야 될 것 같지만 좀더 보게 해 달라고 이야기할 것만 같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