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무라 쇼헤이 감독의 영화 '복수는 나에게 있다(Vengeance is Mine, 1979)'를 보고 나서, '간장선생'을 본다면 느낌이 어떨까?

 

 

 

 

 

간장선생에도 소녀의 어떤 야생성과 검은빛 활력을 느낄 순 있지만, 나이가 들면서 과거의 영화와는 많이 달라진 모습을 볼 수 있다. 소녀를 대상으로 어떤 에로틱한 시선을 감추지 않는 감독의 흔적을 과거로 돌려 본다면 '인류학 입문(The Pornographers, 1966)'이라는 묘한 제목을 가진 영화를 발견할 수 있다. 흑백 영화인데다 비오는 장면도 많아서인지, 어떤 끈끈한 욕망의 내음이 가족을 중심으로 돌고 있는 영화다. 그의 영화에는 '성(性)'이 여러 음률로 소리를 내지만, 지나친 호흡으로 길게 무리하게 끌고 가지는 않는다. 즉 템포나 간격을 가지고 적당한 시기를 기다리는 건강한 맥박을 가진 듯이 말이다. 하지만 가끔 상식적인 수준에서 벗어나는 영역도 감독 특유의 시선으로 도발적으로 담아내기도 한다.

'붉은 다리 아래 따스한 물'이나 '나라야마 부시코'가 여기에 해당할 것 같다.

 

 

 

 

 

그러나 두 영화는 전반적으로 야한 에로 영화는 물론 아니다. '붉은 다리..'는 아주 독특한? 여자가 나오는 관계로 어느 정도 해학적인 모드로 진행되기에 과감한 성애 장면이 들어가기에는 어색할 수 밖에 없다. 나라야마 부시코는 일본 시대물로 뱃가죽이 등에 닿을 정도의 원시적인 깡촌의 모습을 고스란히 담고 있는데, 이 영화는 에로티시즘을 느낄만한 것이 있지만, 아들과 어머니의 그 애잔한 무언가가 더 큰 감동과 무게를 남긴다. 여기서는 가축과 시도하려는 남자가 나오는데, 이것도 도발적인 재미 이상은 아니다.

'우나기'에는 왠 뱀장어가 나온다. 아주 검은 빛깔로 매끄럽게 묘한 힘을 담지한 듯한 모습으로 말이다. 이 영화에서 아쉬운 것이 어느 시점에서 탄력이 줄어든다는 것이다. 그것이 다소 지루함을 주는데, 더 어떤 힘을 제대로 발산해 낼 수 있는 영화이지 않았는가 생각이 든다.

 

 

 

 

 

이마무라 쇼헤이가 감독이 아니라 배우로도 잠깐 나온 우리나라 영화가 있다.

 

 

 

 

 

'2009 로스트 메모리즈'에 사학자로 나왔는데, 나도 미처 몰랐던 사실이다. 인상 처럼 참 재미있게 삶과 영화를 즐기며 사는 분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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