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라캉 읽기는 약간 시들해졌고, 영화, 이미지를 중심으로 한 들뢰즈 보기는 아직 진행중이다. 라캉은 뭔가 쪼는 맛이 있는데, 유연하든 딱딱하든 어떤 공식을 품은 낯선 영역으로 초대를 받는 느낌이다. 들뢰즈는 어떤가? 마치 민들레 홀씨가 어느 한 순간 '팍!' 하고 퍼지는, 생명력이 우글거리는 긴장감이 어떤 경계, 힘에도 발목을 잡히지 않고 뻗치는 모습...

 

 

 

 

 

 

 

 

 

 

 

 

 

 

 

 

요새 나온 라캉 관련 책들 중에선 아마 로렌초 키에자의 <주체성과 타자성>이 가장 눈에 띈다. 물론 라캉 관련 신간들이 예전보다 줄어든 기미도 보이긴 하는데, 어쨌든, 라캉이 거리를 두려 했던 철학성을 라캉을 되묻는 과정에선 어쩔 수 없이 살아날 수 밖에 없음을 이 텍스트는 보여주는 것 같다. 그리고 어느 누구보다 주체에 대해 탁월한 접근성을 가진 라캉의 면모를 재확인할 수 있을 것만 같다.

 

 

 

 

 

 

 

 

 

 

 

 

 

 

 

 

 

 

 

 

 

 

 

 

 

 

 

 

 

 

 들뢰즈의 니체나 스피노자라면 모를까, 흄이라니 과연 이 책을 선뜻 잡기는 쉽지 않겠다. <경험주의와 주체성>이란 책인데, 정녕 들뢰즈에 관심이 있다면 그의 초기작, 더 싱싱한 들뢰즈를 만날 수 있는 기회-경험!을 할지도 모를 일..

 

영화와 들뢰즈의 관계는 응용이나 적용의 차원이 아니라 바로 철학의 토대, 놀이터 라고도 볼 수 있는데, <들뢰즈의 씨네마톨로지>는 외국 번역서가 아니라 우리나라 저자를 통해 나온 것이라 더 눈여겨 볼 만하다고 생각한다.

 

끝으로, 들뢰즈를 좀 쉽게 다가서는데 도움이 될 만한 책이 한 권 생각나서 적어본다. 지금은 절판이라 구하기가 만만치는 않겠지만, 솔출판사에서 나온 <대담 1972-1990>이란 책이다. 예전 번역본이라서 들뢰즈 용어에 좀 서툰면도 있지만, 전체적으로 번역이 나쁘진 않다. 대화형식이다 보니 들뢰즈의 속내가 잘 드러나 있고, 내용도 어렵지 않다.

 

영화 관련 꽤 지적이고 흥미로운 책을 발견해서 덧붙인다. 자크 랑시에르의 <영화 우화>와 폴 비릴리오의 <전쟁과 영화>라는 두 책이다. 곧 읽고 느낀 바를 페이퍼에 옮길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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