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3월에 나온 라캉의 책이 보인다. <라깡과 언어와 철학>인데, 이제는 라캉을 가지고 왠만한 변주들은 나온 것 같은데, 이 책에서도 그러한 것들을 어쩔 수 없이 마주하게 될 것 같다. 하지만 간판이 비슷해도 그 내부를 어떻게 꾸미는 가는 그 주인의 능력이 아니겠는가?
<욕망의 전복>은 전에 읽은 책인데, 잠시 절판되었다가 다시 나온 모양이다. 그만큼 이 책을 찾는 사람들이 꾸준히 있다는 것일게다.
사람이 알아야 할 모든 것-이라는 부제를 가진 피터 왓슨의 <생각의 탄생> 시리즈를 보자니, 입이 잠시 벌어진다. 이런 거대한 지식의 기획을 무슨 생각으로 하는지 참 신기하다. 저자의 이러한 시도를 하게끔 만든 그 생각의 탄생이 더 궁금하다. <쾌락의 역사>라는 책은 개인적으로 꼭 구해서 볼 생각이다.
몸에 관심이 많다. 전에 도올이 기철학, 몸철학을 말하더니 요새는 좀 조용한 거 같다. '몸의 철학'에 대해서 잘 정리해서 페이퍼를 쓸 예정인데, 미리 몇 권을 골라서 올려본다.
-> 이 세 권은 연관이 깊다. <몸의 철학>과 <마음 속의 몸>은 마크 존슨의 책이고(<몸의 철학>은 레이코프와 공저), <몸 언어 철학>은 이들의 책을 우리말로 옮기기도 했던 노양진의 책이다.
몸철학의 다양한 재료와 자극들은 동양엔 상당히 많다. 즉 서양에선 몸을 강조하는 분위기가 그렇게 오래되지 않았는데, 동양에선 기철학의 바탕에서 철학이든 종교든 몸은 늘 중요한 대상이었다. 그것이 단지 사고로 그친 것이 아니라, 실천에서도 그러하다. 어떻게 보자면, 주역과 기의 운행이 몸 안에서 어떻게 실현되는지까지 자연스럽게 시도가 되었는데, <태을금화종지>나 <주역참동계>에서 체계적으로 서술하고 있다.
불교에서 몸을 부정한다고 보는 시각도 있고, 그러한 흐름이 없지는 않지만, 밀교에서는 분명, 몸은 중요한 방편으로 긍정된다. 특히 외부로 향하는 관법이라는 것도, 결국엔 자신의 몸으로 수렴해서 완성이 되는데, 세속의 몸이 성(聖)의 장소로 변용되는 것이다.
<기의 철학>은 전에 상, 하 두 권으로 나온 적이 있는데, 튼실하게 한권으로 묶였다. 동양사상이나 철학에 관심이 있다면, 그 근저에 흐르는 기의 혈맥을 따라가봐야 할 터, 좋은 참고서가 될 것 같다. <몸, 국가, 우주 하나를 꿈꾸다>는 전에 사려다 품절이라서 기회를 놓쳤는데, 이번에 다시 살아난 책이다. 논문 형식을 갖췄는데, 어떤 체계적인 서술로 결론을 이끌어낼지 호기심이 생긴다.
짧게 요약한 황제내경 개론서는 몇 번 읽어 본 적이 있다. 동양학 관련 책들을 보다보면, 한의학 책이 아니더라도 황제내경이 자주 등장한다. 이 책은 자칫 비과학적으로 몰리기도 하는 한의학을 나름대로의 합리성, 과학성을 살피는 의욕이 묻어있다.
위의 책들에서 보이듯, 몸의 중요성을 강조한다는 단순한 요청을 가지고, '몸의 철학'이나 '몸철학'의 색깔이 다 같을 순 없다. 그러한 동양과 서양의 시각과 방법론적 차이는 더 배워야 할 몫..