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노시즘은 오늘날, 실질적인 영향력은 미미하지만, 그 신비적인 자극은 예술이나 영화, 게임 등에서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그런데 요새도 영지주의자들이 있을까? 

<이것이 영지주의다>는 '기독교가 숨긴 얼굴'이라는 부제가 마음에 든다. 영지주의는 연금술과도 관련이 있는데, 이 책의 저자는 융에 대한 공부도 한 모양이다. 이 분야에 많은 책들이 보이질 않는데, 가벼운 호기심 이상의 것들을 줄 것 같은 좋은 예감이 든다. 

 

 

 

 

 

끌로드 샤브롤의 영화 <의식, La Ceremonie>(1995)은 우리에게 익숙하지 않은 심리를 가진 여인을 보여준다. 매우 독특한 영화로 기억하는데, 마지막 장면에서 여배우의 모습은 적당한 표현을 찾기 힘들 정도로 인상적이었다. 이 여배우가 바로 올해 칸 영화제 심사위원장을 맡은 이자벨 위페르다.  <의식>은 루스 렌들의 소설 <스톤가의 심판>(우리나라에선 <유니스의 비밀>이란 제목으로 나옴)을 영화로 만든 것인데, 이 소설은 프랑스에서 벌어진 유명한 파팽 자매 사건을 모티브로 삼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 사건의 다양한 해석과 여파를 다룬 책이 지금 소개할 <잔혹과 매혹>이다.  정신분석학에서도 인용하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그 실체를 한 번 제대로 보고 싶다면, 이 책은 풍부한 소스를 제공할 것 같다.  

  

 

 

 

<괴벨스>와 <집단애국의 탄생 히틀러>은 같이 읽으면 더 효과적일 거 같다. 이러한 일들이 단지 과거에만 속한다고 보진 않는다. 지금도 언제든지 미디어에 의한 대중들의 전염은 가능한 일이다. 우리나라의 경우엔 언론이 양극으로 벌어져 있고, 그 틈새에 놓인 대중들의 심리는 늘 긴장상태로 보인다. 그래서 상대방이 상처를 보이면, 늑대처럼 달려들어 여기저기 붉은 피를 뿌리는 이들이 벌어진다. 이 틈새에 온전하게 자랄 언론의 나무가 심어진다면 얼마나 좋을까?  

 

'동양적 가치'란 무엇일까?

흔히 이런 말을 하는 사람이 있다. 서양보다 먼저 동양이 뭐뭐를 했다. 그런데 문제는, 지금 어떤 힘이 실제로 영향력을 갖느냐다. 늘 동양의 과거에서 숨겨진 보물 찾기식으로 하는 '발견'보다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내는 일도 필요할텐데..  

서양학문에 콤플렉스를 가진 동양학자의 요상한 현혹이라면 이런 주제를 가진 책을 굳이 거들떠 보지는 않으련만..  위잉스의 이 책은, 단순히 동양학에 대한 침 바른 소리들이 아니라, 서양과의 대비 속에서 근본적으로 다른 문제와, 현대에 수정, 발전되어야 할 부분도 조심스레 짚어주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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