곧! 읽을, 읽고 싶은 지젝의 책이 나왔다. 언뜻 '바틀비'는 '비틀기'의 오자처럼 보이기까지 하는데, 이 묘한 '착란'의 관점을 (지젝이 모르는) 우리말이 선사해준다니 재미있다.  

이 책의 소개글을 보니까, 지젝이 온갖 분야를 넘나드는 이유가 결코 자신의 지식을 과시하기 위해서가 아니라고 (지젝이 그렇게 좋아할 거 같지 않을) 변호를 해준다. 어떻게 그렇게 확신을 할까? 나는 오히려 지젝은 그러한 지식의 뽐냄을 두려워하지 않을 사람으로 보는데 말이다. 그의 텍스트에서는 그런 즐김의 유희가 넘친다. 단지 독자들에게 잘 설명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다양한 방법론을 구사하는 (친절한) 강박은 아닐 것이다.   

어쩌면 지젝은 천성이 비틀거나 삐딱하게 보거나, 정면의 응시라는 '직선'과는 전혀 다른 '휨'에서 진리치를 수거하는 자가 아닐까?  

 

 

 

 

 

그렇게 직접적이진 않지만, 우리의 심리적인 부분을 건드리는 책들 한 줄로 세웠다. <스타는 미쳤다>는 정말로 자료 찾기가 어렵지 않을 만큼, 젊어서 미치거나 안타까운 소멸로 사라진 스타들 중에서 저자의 정신분석의 관점으로 사례들을 모아 쓴 글이다. 이색적이진 않지만 흥미를 돋굴만한 주제다.  <미술관에는 왜 혼자인 여자가 많을까?>는 제목만 보고는 책의 성격을 오해할 가능성이 있다. 나는 처음에 가볍게 읽을만한 미술 에세이인줄 알았으니까. 이 책은 심리 치유에 관한 것이다.  

기독교인이 아니더라도 <아담 이브 뱀>이란 책은 엄청 읽고 쉽게 만드는 주제를 가졌다. 섹스와 원죄, 그리고 타락 등 현대에도 그러한 굴레에 지나치게 사로잡힌 사람들도 (적지만) 존재한다고 보는데, 그걸 떠나서도 매우 흥미롭게 읽을 만한 책으로 보인다.  

 

 

 

 

 

 

 

 

일상과 예술 그리고 철학의 접속, 그러한 책 두 권이 보인다. 이런 책들은 독서의 부담을 줄어주겠지만, 읽은 후에 얼마만큼의 (잔여로서의) 독서 휴유증을 남겨 주느냐도 중요하다.   일본 학자들이 참여한 <일급 비평가 6인이 쓴 매혹의 인문학 사전>은 우리가 흔히 아는 사전과는 좀 다른 책으로 보이는데, 의외로 괜찮은 지적 여행을 안겨 줄 거 같다.    아메리카? 보드리야르의 책인데, 예전에 나온 적이 있지만, 이번에 다시 새롭게 선을 보인다. 

 

 

 

  

 

 

 

 

니체를 좋아한다면, 아니 꼭 그렇지 않더라도 현대 사상의 지적 흐름에 민감하다면, 김진석 교수의 글을 마주칠 가능성이 높다. 내가 보기엔, 그는 우리나라 인문학자 중에서 자신의 소화력으로 글을 쓰는 글빨?이 있는 지식인 중에 한 사람이다. 별 영양가 없는 글빨의 유명세를 가진 몇몇 사람들과는 급이 달라 보인다.  

먼저 김진석 교수의 대표적인 책으로는 지금은 구하기 쉽지 않지만, <초월에서 포월로>, <니체에서 세르까지> 같은 연속성을 가진 책이 있는데, <이상 현실, 가상 현실, 환상 현실>에 와서 삼부작을 이룬다.  그 전의 책으로 <탈형이상학과 탈변증법>도 얇지만 목록에 넣을만한 책이다.

 

 

끝으로 조금 가볍게 야구에 관한 책으로 9회말을 끝내 볼까 한다.

 당장 읽을 만한 야구에 관한 책을 고른다면, 이렇게 셋을 손에 쥐고 싶다. 야구에 대한 지식이 약한 편은 아니지만, 투수가 던지는 공의 구질, 즉 잡는 법, 회전 방향 등에 대한 정확하고 쳬계적인 앎은 부족하다고 느낀다.  

마쯔자카로 인해 최근에 유명해진 자이로볼이나 허구연의 발음이 인상적인 쒀클 췌인지 압(써클체인지업) 등등. 기회가 되면, 그 수많은 공의 구질에 대해 마스터를 해보고 싶다. 물론 이론적으로!. 난 실전으론 아직 직구밖에 던지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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