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3월의 마지막 주말.
한자경 교수의 <헤겔 정신현상학 이해>가 나왔다. 독일에 가서 칸트 등 '독일 관념론' 철학을 공부하고, 귀국해서 불교철학으로도 그 지적관심이 확장한 모습을 보여준다. 한자경 교수의 이러한 과정들은 꼬박꼬박 책으로도 나오는데, 그것을 따라가며 음미하는 재미도 괜찮다.
아무래도 <율리시스>을 읽어야 할 것 같다. 지금 테리 핀카드의 <헤겔>을 막 보는 참인데 1000 쪽이 넘는다. <율리시스>는 그보다 더하니, 양 손에 번갈아가며 아령하듯이 읽어야 할 것 같다. 카프카도 제대로 못 넘었는데, 제임스 조이스의 책들은 언제 다 읽을 것인지 까마득하다.
남회근 선생의 <금강경 강의>가 새롭게 나왔다. 전에 나온 책은 절판이 된 모양이고, 출판사도 바껴서(번역자는 전과 같음) 나왔는데, 여기서 계속 다른 책들도 이어서 나올 태세다. 이론과 실천 모두 훌륭한 분으로 보이는데, 모든 책이 다 충분히 가치가 있다. 내가 바라는 책은, <능엄경 강의>인데 이 책도 어서 번역이 되어 나왔음 한다.
정말 <금강경>은 그 황금빛 발산처럼 무수히 많은 책들이 사방을 메운다. 이러한 풍족함이 좋기도 하지만, 거기서 더 좋은 금강경을 만나야 하는 어려움도 더불어 생긴다. 그 중에서 일단 한 권을 골라 본다면, 신소천의 <금강경강의>다. 오래된 책인데, 판을 거듭하고, 여러 출판사와 연을 맺으면서 지금까지 잘 전해지는 책이다.
<꾼달리니 딴뜨라>와 <쿤달리니 탄트라>는 같은 책인데, 이번에 다른 출판사에서 새로운 번역으로 나온 모양이다. 이 책은 여느 책과는 달리, 요가와 차크라, 그리고 꾼달리니(쿤달리니)에 대해서 체계적이고 경험에서 우러나온 진중한 목소리가 담겨있다. 참고로, 요가에도 종류가 많은데, 쿤달리니 요가도 그 중 하나다. 우리가 요새 미용이나 다이어트로 요가를 많이 하지만, 그건 엄밀하게 말하면(인도의 시각에서 보자면), 요가라기 보다는 필라테스에 가깝다.
내가 좋아하는 펠리니 감독의 책 한 권이 눈에 띈다. 겉장이 주는 느낌과 달리 꽤 쪽수가 많다. 펠리니 감독의 부인이자 뛰어난 여배우 줄리예타의 연기, 그 여자의 눈빛이 새삼 떠오른다. 그러나 쉽게 다시 펠리니의 영화를 보는 건 마음이 내키지 않는다. 왜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