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체의 눈으로 다빈치를 읽다>, 이 매력적인 제목은 오늘 우연히 발견한 책에 새겨진 것이다.
저자 사카이 다케시는 파리대학에서 바타이유에 관한 논문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고 한다. 우리가 흔히 아는 사상가와 화가들의 그림들이지만, 이들을 서로 일대일식으로 조합하니까 단순하면서도 멋드러진 주제가 생겨나는듯 하다. 다빈치와 니체, 홀바인과 프로이트, 고야와 바타(이)유, 고흐와 푸코, 칸딘스키와 코제브 등으로 말이다.
철학을 영화, (판타지) 문학 등을 통해 잘 다듬어냈던 김용규의 새책 <설득의 논리학>은 짜임새가 좋아 보인다. 철학을 대중에 가깝게 시도하는 책들이 많지만, 어떤 일정한 틀을 벗어나지 못하는데, 이 책은 목차를 보니, 너무 대중 밑으로 쳐지지 않게 구성된 논리에 관한 책이란 느낌을 준다.
한국 유학의 심설(心說) 그러니까, 심성론과 영혼론을 정리한 왠지 무게감 있는 책을 찾았다. 서양 철학으론 막 생각나는 책이 <몸 영혼 정신>이 있는데, 같이 대비해서 읽어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서양 과학자나 사상가들에게 노자보다 오히려 장자의 매력이 큰가보다. 심심찮게 장자의 나비는 그들의 머릿속에 혹은 책속에서 자주 펄럭거린다. <컴퓨터, 장자의 꿈>도 복잡성의 과학과 컴퓨터와 가상의 문제를 다루고 있다. 제목이 요상한 책이 눈에 띈다. <눈 밖에 난 철학...>이란 제목으로 두 권이 보이는데, 하나는 역시 시각과 가상 등의 문제를 다루었고, 나머지는 음성, 목소리를 주제로 풀어냈다. 서양 철학의 커다라 두 가지 뿌리줄기를 잘 집은 것 같다.
<역사의 격정>과 <역사 속의 이단자들>은 비슷한 뉘앙스를 가진 책으로 보인다. 예전엔 아나키스트에 대한 미묘한 동경이 있었는데, 특히 노자의 [소국과민小國寡民]을 도올의 책을 통해 보고 흥분?했던 기억이 떠오른다. 세계사에 '엽기'는 찾아도 찾아도 끝이 없을 것 같은데, 이 <엽기 세계사>엔 무엇이 담겨있을지..
이집트 '아케나톤 혁명'을 다룬 소설이라는데, 이집트에 대해선 늘 그 관심이 있던 터라, 이 책의 표지만 봐도 뭔가 묵직한 신화의 힘이 슬쩍 덤비는 기세다. 새삼스레 영어책 하나를 골라 봤다. 영어에서 손을 떼고 마음 편히 한글만 읽고 살 형편이 안되는지라, 늘 영어의 양분을 받아먹는데 작은 관심은 두고 있다. 정말 노트 필기 같은 시각적 효과를 주는 책인데, 예전에 나온 <동사를 알면 죽은 영어도..>와 아이디어는 비슷한 거 같다. 그래도 영어감을 죽이지 않고, 쉽게 구경할 책으로 편하게 펼쳐보기엔 좋을 것도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