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어떤 영화 보셨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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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후... - 할인행사
대니 보일 감독, 나오미 해리스 외 출연 / 20세기폭스 / 2008년 5월
평점 :
품절
저예산 호러영화라고 하는데, 대니보일 정도면 영화를 궁색하게 만들 처지는 아닐 것이다. 그럼 이 영화는 '돈 안들이고 찍는 것' 자체를 즐기듯 시도해보려는 감독의 재미난 발상도 들어가지 않았을까.
그러나 그렇게 저렴해 보이거나 편집이 엉성한 B급 영화는 아니다. 그리고 이 거대한 도시에서 차량 하나 지나가지 않는 장면을 누가 그리 쉽게 허가를 받아 성사시킬 수 있을까? 그러니 실제적으로 돈만 덜 썼지, 지명도 있는 감독 덕은 충분히 누린 영화다.
나는 좀비가 나오는 영화들을 좋아하지 않는다. 그리고 처음에 이 영화의 감독이 누구인지도 몰랐다. 우연히 이 영화의 줄거리와 평을 보고 뭔가 삐죽한 느낌이 들기에 보게 된 영화다.
말끔한 신사숙녀들이 산다는 거대한 섬-영국에 더럽고 단순한 본능을 가진 좀비들이 떼거리로 몰려 다닌다. 감염되지 않은 사람들은 정말 모래밭에서 바늘 찾기처럼 드문 일이다. 젊은 남자가 병실에서 알몸인 채로 눈을 뜬다. 아마 의식불명으로 며칠을 그러고 있었나 보다. 옷을 대충 챙겨 입고 밖을 나와 보니, 왠걸 사람 그림자조차 보이질 않는다. 그리고 곧 알게 된다. 어눌해 보이는 꼬제제한 존재들이 느리지도 빠르지도 않은 어정쩡한 달리기로 자신을 노린다는 것. 걸음아 나 살려라 도망가다 그와 비슷한 처지에 놓인 두 남녀의 도움으로 좀비가 될 뻔한 위기를 모면한다. 이제 이들은 이 거대한 도시에서 좀비들을 피해 다니는 어쩔 수 없는 모험가가 되버렸다. 그러다 고층 건물에 숨어 사는 부녀를 만나게 되고, 그 아버지의 라디오를 통해 무장한 군인들이 지키는 안전한 장소가 있음을 알게 된다.
총 4명의 여행객은 기름을 넉넉히 채운 차를 몰고 좀비들을 헤치며 최후의 생존지를 향해 떠난다. 그들은 이 나라의 예기치 못한 운명처럼 고립되어 버린 존재들이고, 좀비가 되는 최후의 운명을 피해 마지막 행운에 의지하는 애처로운 생명이기도 하다.
좀비들을 피해 군인들에게로! 정말 군인들이 있다면 아마 목숨은 건질 것이다. 이런 천만다행인 한 자락의 품에 이들 여행객은 안기고 관객들에게도 안심을 주며 영화가 끝나길 바라는가? 대니보일의 과거 영화들을 보면, 그가 약간 삐딱한 기질이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러니 더 지켜봐야 할 것이고 이 영화가 '끝'을 알린다 하더라도, 우리는 최근에 제작된 '28주 후'라는 또 하나의 악몽이 더 비싼 돈으로 치장하고 앉아 있음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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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라리 좀비가 되는게 편하지 않을까? 근심 걱정 없고 꽤 평등해 보이던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