록키 6 : 록키 발보아 - 초도한정 특별 아웃케이스
실베스타 스탤론 감독, 버트 영 외 출연 / 20세기폭스 / 2007년 6월
평점 :
품절


이소룡은 젊어서 죽었지만, 실베스타 스탤론은 아직도 살아 있다. 그런데 곱게 늙지 못하고 어정쩡한 근육과 몸무게를 보유한 이 배우는 람보와 록키의 추억이 전설로만 끝장나는 걸 바라지 않았나 보다. 주름이 더 그를 덮기 전에, 마지막 섬광을 스크린에 비추고 싶었나보다.

어찌보면 정말 말도 안되는 일이다. 싱싱한 천하무적의 흑인 복서와 은퇴해서 음식점을 경영하는 록키가 대결은 한다는 것은.. 음식과 추억을 파는 사장으로선 괜찮은 노후생활이지만, 복서로서는 퇴물이 아닌가.

누구의 집착일까? 실베스타 스탤론이 이 영화를 찍는 다는 건 분명 욕심이다. 그러나 공모자들도 분명 있을 것이다. 거구의 러시안제 몸체를 쓰러트리는 이 자유주의 이태리제 주먹은 커다란 환상을 제공했다. 누구한테? 과거 한때 우리 남자들한테.. 이젠 체구에서만 열세가 아니라 나이도 먹을만큼 먹었으니 그 최악의 조건은 더욱 더 성숙한 상황이다. 이런 극단의 상황에서 우리들은 주인공 록키 할아버지에서 주체의 자리를 잠시 빌려주게 된다. 그러니 하나의 인생, 로또 현상이 생성되는 것이다.

이 지루한 일상생활에 찾아 온 이 긴박한 모험을 누가 마다하겠는가..

실베스타 스탤론은 무식하고 단순한 남자는 아니다. 우리가 상상할 수 있는 최악의 조건에서 어떤 승리의 왕자를 우리에게 선사하려는 건 아니다. 기적적인 근육의 성과가 아니라 대신 감동의 차원에서 합의가 되는 것이다. 그리고 드라마틱한 구성과 갈등을 위해 상상 가능한 상황을 제시하는 센스가 있다. 바로 영웅 아버지를 둔 아들의 콤플렉스.

이정도로 하나의 감동을 만들 만한 최소한의 것들을 갖추고, 록키 할어버지는 링 위에 선다.

왠지 슬프다. 나도 나이가 들었지만, 학창시절 록키 아저씨는 우리에겐 신화였다. 그가 추스리고 추스려서 다시 록키로 영화 한편을 힘들게 들고 나왔다. 그리고 검고 생생한 주먹을 맞으며 쓰러지지 않고 견뎌낸다.

그래서 모든 것들이 너그럽게 용서가 된다. 이건 영화가 아니다. 록키 정도의 과거, 그 추억은 지금쯤 한번 되새김질할 만한 자격이 있다.

그래서 록키에 흥분했던 과거가 있던 나는 이 영화를 보고야 말았다.

하나의 의무로서..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