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새 여유가 없어, 마이페이퍼에 뜸했다. 뭐 평소에도 꾸준하게 쓰진 않았지만.. 그래도 일단 시작한 거니까 소박하게 자기글 쓰고, 요새 보는 책들이나 구경한 책들 무엇이었나 (그냥 흘러보내지 않고) 가끔씩 정리해 보는 습관도 좋을 거 같다.

 

 

 

 

                                                                         <미술에의 접근>   <신의 기원>   <도교와 중국문화>

 

왕필에 대해선 익히 들어왔지만, 띄엄 띄엄 부스러기 글들만 봐왔지 제대로 그를 담은 책을 본 적은 없었다. 그래도 스물 넘어 죽었다지만 그가 대단히 천재였다는 거에 매료를 느꼈던 거 같다. 그런 인물이 뭔가 환상을 심어주는 역할을 톡톡히 하기도 한다. 그리고 그런걸 향유하는 재미(이국적인 천재 구경하는 재미?)도 참 묘하다. 어디 전설적인 천재들이 또 없나?

언젠가 원효와 의상에 대해 공부하고 싶단 생각이 있다. 하지만 준비 작업도 만만치 않을 것이다. 최소한 한문 실력도 어느정도는 있어야 하니까 말이다. 그래서 궁여지책으로 얄팍한 마음에 이런 얄팍한 두께의 책이 반갑기도 하다. 근데 최근에 원효의 '판비량론'에 대한 책들이 눈에 띈다. 유식학과 인명학이 다루어지는 거 같은데, 대충 불교 논리학이 요청되는 부분이다. 멀고도 멀다.

마그리트의 이 책은 보통 책보다는 약간 작은 크기다. 책에 담긴 그림들은 거의 봤던 거라 새로울 건 없지만, 그림에 대한 설명이 곁들여져 있어 그래도 만족감이 든다. 그림 선명도가 좀 떨어지는 것이 아쉽다. 하지만 못 보던 그림 하나가 눈을 사로잡는다. 시가 위에 자전거가 그려진 '은혜의 상태'가 그것이다.

<신의 기원>과 <도교와 중국문화>는 평소에 동문선 책들 중에서 찜했던 것인데, 이제서야 손에 들어왔다. 늘 그렇듯이 이런 책은 당장 보려고 사기 보단, 언젠간 보겠지 하고 책꽂이에 끼워 놓기 마련이다.   

 

 

 

 

 

                                                                                                    <과학과 인간의 미래>

<그림으로 보는 세계문화상징사전>에 이어 출판사 까치에서 나온 <세계 신화 사전>도 구했다. <세계문화상징사전>에 비해서 덜 두툼하고, 그림도 적은 편이다. 너무 빽빽하게 구성되어 있지 않아서, 사전이라지만, 그냥 처음부터 끝까지 봐도 될 듯 싶다. 융과 파울리라는 서로 다른 분야의 거물이 만난 <자연의 해석과 정신>은 각자 한편의 논문형 글로 채우고 있다. 비의(秘儀)적인 내용들도 들어가 있어, 마냥 딱딱한 지적인 글로만 읽히진 않을 거 같다. 아무래도 융의 최종적인 호기심과 관심은 연금술에 해당할지도 모른다. 라이프니츠가 다시 주목받는 분위기다. 들뢰즈도 관련 책이 있고, 이정우씨도 연달아 관련 책들을 내놨다.

브로노프스키는 <인간 등정의 발자취>를 비롯해서 우리나라에 여러 권이 소개됐다. <과학과 인간의 미래>도 다른 책들처럼 어떤 긴 시간안에 그러한 과학적인 것들을 응축 배열하는 솜씨가 깃든 책 같다. <인간 등정의 발자취>는 원래 범양사에서 나왔었는데 절판이고, 바다출판사에서 새롭게 나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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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내용과 관련된 책들 

 김상일 교수는 괴델의 '불완전성 정리'와 관련하여 원효의 판비량론에 대해 새로운 접근을 하고 있다.

 

 

 

 

 

 

 

<주름, 갈래, 울림>은 라이프니츠 <모나드론>에 대한 강의록이다. 꼼꼼한 이정우 교수의 라이프니츠 읽기를 엿볼 수 있다. <접힘과 펼쳐짐>은 부제가 -라이프니츠, 현대과학, 역易-인데, 동양과 서양에 걸친 미래 예감적인 지적인 파노라마를 구경할 수 있는 책이다. 그러나 진행에 있어, 카프라의 <생명의 그물>과 유사함이 살짝 보이기도 한다. 아이디어와 방향 설정에 비해 내용에 번뜩임이 덜한 것도 아쉽다. 라이프니츠가 역경에 관심이 많았다는건 알려진 사실이다. 그리고 컴퓨터의 기본인 이진법의 연원이 라이프니츠가 중국(음양, 역)과 반응한 거기서부터라는 설도 있다. 이것이 미국의 사이버네틱스에까지 영향을 주었다는.. 고로 컴퓨터 안에는 음양의 껌뻑이는 근본적인 놀음이 존재하는 거이 아닌가? 믿거나 말거나지만. 이러한 배경에 대한 호기심을 어느 정도 풀어줄 책이 보인다.<라이프니츠와 동양사상>은 중국 사상의 흡수과 상당히 깊었던 라이프니츠를 '유기체'적인 모습과 성리학의 '리', 그리고 '주역'과 관련시켜 살피고 있다. <라이프니츠가 만난 중국>은 라이프니츠가 직접 쓴 글을 모았다고 하는 데, 소제목에 ' 0과 1만을 사용하는 이진법 산술에 대한 해설'에서 컴퓨터와 관련된 그 단초를 찾을 수 있을 것도 같다. <수학자, 컴퓨터를 만들다>는 그것까지 건드려줄거 같지는 않지만, 일단 라이프니츠의 시발점으로 삼고 그 과정을 실피는 것이므로, 한번 쯤 경험해 볼 현대 괴물(컴퓨터) 탄생의 흥미로운 비화가 있을 거 같다.

 

 

 

 

                                                 <서양의 지적전통>

제이콥 브로노프스키라고 하더니, 요새는 야콥 브로노프스키라고도 표기하는데, 나로서는 어떤 것이 정확한 이름(발음)인지 모르겠다.  하여튼 이렇게 방대한 자료들을 꿰어 하나의 책으로 만드는 재주를 가진 사람을 보면 놀랍다. 한권도 아니고 여러권을 만들 수 있다니. <서양의 지적전통>은 다빈치, 갈릴레오에서부터, 칸트, 헤겔까지 훑는 책인데, 촘촘한 교양을 쌓기에 딱 어울리는 책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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