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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강경 - 21세기를 사는 지혜의 서 7 ㅣ 21세기를 사는 지혜의 서 7
오쇼 라즈니쉬 지음, 손민규 옮김 / 태일출판사 / 2000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오쇼의 금강경이니 만큼 다른 금강경(강의, 해설)과는 맛이 다르다. 일단 오쇼에게는 금강경이라는 텍스트 자체는 별로 중요하지가 않은 듯 하다. 금강경이 무엇을 가리키는지를 알면, 금강경을 구성하는 언어나 단어 즉 가리키는 손가락 자체에 매달릴 필요는 없다는 뜻일 것이다(이것이 오쇼가 줄곧 우리에게 보여주는 강의 스타일이기도 하다).
그러므로 여기 이 금강경에서는 금강경에 쓰인 언어에 대한 세밀한 해설을 기대해선 안된다. 오쇼만의 여러 비유가 그것을 대신한다.
이 금강경 강의는 에드워드 콘즈(Edward Conze)의 영역본을 기본으로 삼는 데, 필요할 때, 산스크리트본을 참고하기도 한다. 그래서 간간히 우리에게 익숙한 (한자로 옮겨진) 금강경이 놓치는 걸 생동감 있게 되살리는 부분도 있다.
가령, 오쇼는 여래와 관련된 부분에서
여래(Tathagata)를 산스크리트어 분석을 통해 'tath-agata(그렇게 왔다)'와 'tatha-gata(그렇게 갔다)'라는 이중의 의미를 살펴
'그렇게 오고 그렇게 가는 자'로 보고자 한다.
선서(善逝, Sugata) :잘 간 사람(Well-Gone)
이와 관련해서 412쪽에는 "무심은 '타트하타(tathata:眞如)'가 무엇인지 안다. 그때에 그대는 '타타가타(tathagata:여래)가 된다. 진여를 아는 자가 된다."며 여래는 진여라는 가르침을 내놓는다(자세한 내용은 393-396쪽을 참고).
물론 위에서 보듯이, 다소 분석적으로 보이는 부분이기는 하지만, 이것은 극히 이례적인 경우이고(그러나 필요한 부분이기도 하다), 대부분은 오쇼의 제자들과의 문답이나 그만의 독특한 비유를 통해서 금강경을 자유자재로 펼친다. 그러므로 이 책은 금강경에 대한 지식을 구하려는 학구적인 태도를 가진 사람보다는 금강경이 가리키는 것을 바라보고자 하는 사람에게 걸맞을 듯 싶다.
옮긴이(손민규)는 라즈니쉬 제자로 주를 활용해서 주요 용어를 잘 정리해가면서 충실하게 옮겨 놓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