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랑 있어줘...
Be With Me
내 곁에 있어줘..
Be With Me
싱가포르 출신의 에릭 쿠(Eric Khoo) 감독의 영화를 봤다.
전에도 내가 싱가포르 영화를 본 적이 있던가?
이 영화를 다 보고 나서 받은 느낌은, 영화를 봤다는 것이다. 영화를 보고 영화를 봤다는 느낌이 나는 영화는 꽤 드물다.
아마도 어떤 사람에겐 드라마시티나 베스트셀러극장 같은 TV용 드라마로 여겨질 수도 있겠지만.. 혹은 이 지루한 영화 덕분에 불면증임에도 불구하고 잠을 곤히 잤다던가..
마치 느즈막한 오후에 잠깐 비가 내리고
뭔가가 씻겨 내려간 듯..
영화를 보는 사람의 가슴에서도 비슷한 일이 일어나는 거 같다.
착한 뚱보 남자, 그리고 김지수를 닮은 눈이 슬픈 여자.. 탤런트 신구가 생각나는 할아버지..
주인공은 그들의 아픔일테고,
상처난 구멍을 가진 사람들, 그것이 혼자에겐 고통이지만, 서로 마주보면 하나의 의지가 되고 희망이 될 수 있지 않을까? 귀먹고 눈먼 할머니의 손길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