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트라
게오르그 호이에르슈타인 지음, 이태영 옮김 / 여래 / 2006년 5월
평점 :
품절


게오르그 호이에르슈타인(Georg Feuerstein)은 이 분야에서 유명한 학자(인도학 박사)로, 직접 요가 수행을 하는 걸로 알려져 있다. 원서 제목은 <TANTRA-The Path of Ecstasy>로 옮긴이가 밝혔듯이, 완역이 아니라 일부분은 제외하고 옮긴 것이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 번역본을 포함해서 '탄트라'에 관해 학자의 시선으로 제대로 다뤄진 책으로는 매우 드문 경우에 속할 것이다.

저자가 이 책에서 강조하듯이, 탄트라는 실천의 지식을 갖추고 있다. 그리고 탄트라만의 어떤 독특한 '계승', 즉 스승과 제자의 어떤 (직접적인) 연결 고리 또한 중요하게 여겨진다(이것은 요새 대학에서의 교수와 학생의 관계하고는 다르다).그래서 글쓴이는 조심스럽게 탄트라에 관하여 쓸 수 밖에 없는데, 이러한 문자(책)을 통해서는 간접적인 지식 전달에 그침을 알기에 그러하다. 그래서 이 책은 바로 탄트라의 세계로 뛰어드는 것을 독려하기 보다는 그러한 본격적인 공부에 앞서 이론적인 준비, 그러한 미지근함을 자극하는 책에 가깝다.

또한 여태 탄트라에 대한 거대한 오해를 바로잡아서 제대로 전달하려는 의지도 엿보인다. 탄트라는 인간과 인간을 둘러 싼 세계에 대한 거대한 실천지향적인 지식임에도 불구하고, 특정 부분만을 유독 거론하거나 거기에 집착하는 현상(사회 일탈적인 행위라든가 서양에서 유행하는 성과 관련된 명상 등)들이 있다. 그것은 탄트라의 문제라기 보다는 탄트라에 대한 일반 사람들의 무지가 클 것이다. 그러나 한편, 탄트라의 지식이 일반 사람들에게 제대로 전달되지 않는 상황도 우리는 한번 점검해야 할 것이다. 그것이 그렇게 간단한 일이 아님을 알지만-왜냐하면 탄트라의 특성상 그 지식이 낱낱이 펼쳐짐이 오히려 위험할 수 있기에 그러하다. 탄트라 자체로 볼때, 그들의 지식 체계는 상식적이지만, 서양 학문의 입장에서 볼 때, '신비적인' 요소도 있기 때문이다. 즉 탄트라는 수행(실천)이 결부되어야 거기에 조율되어 적합한 지식이 열리는 '중층적인 지식-수행 체계'이기에 우리의 평면적인 요구로 제단하는 것도 무리일 수 있다(노장 사상은 물론 유가, 양명학 등 동양 철학에는 공통적으로 그러한 배경이 깔려 있다. 서양 학문으로 채색된 지금의 눈으로는 그러한 것들이 왜곡되어 이론 부분만 편향적으로 받아들여지기도 한다).

하여튼 이 책은 탄트라 전반에 대해 이미 익숙한 설명의 반복 보다는, 저자의 연구 성과들이 간결하면서도 선명하게 잘 정리되어 있다. 특히 다양한 그림과 사진들이 참고에는 물론 시각적 재미도 함께 준다. 번역도 깔끔하고 용어들도 산스크리트어를 같이 표기해서 학문적인 엄밀함을 느끼게 한다(보면서 발견한 작은 실수(오자)가 있는데, p.203 끝줄에 '의미를 '은 '의미를 '의 오자로 보인다).  

탄트라는 오래 전에 일어난 독특한 지식?체계이다. 그러나 거기에 담긴 긍정적인 세계관과 몸과 정신을 연속적으로 파악하는, 그리고 그것이 세계로 향하는 실천성은 지금도 충분히 도드라지게 할 가치가 있다고 보여진다. 그러한 뉘앙스를 현대 지식에 확장시켜 아우른다면 생기 있는 새로운 학문이 생겨날지도 모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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