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d Zeppelin - In Through The Out Door
레드 제플린 (Led Zeppelin ) 노래 / 워너뮤직(WEA) / 199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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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레드제플린(Led Zeppelin)의 마지막이 담긴 1979년작 [In Through The Out Door]은 약간의 공백 이후에 나오게 된다. 앨범 쟈켓은 모자를 쓴 신사를 둘러 싼 여러 시선들이 마치 얼룩처럼 공존하는 기이한 사진이다. 무엇을 말하려는 걸까? 저 신사가 레드제플린의 '페르조나'라도 되는 것일까? 다소 허름한 술집에서 혼자 고독하게 마지막 술잔을 기울이는 깔끔한 모습의 신사라니... 제플린의 고상함? 그리고 그러한 제플린(신사)을 바라보는 다양한 시선, 관점은 역으로 제플린 음악의 스펙트럼이 여러 빛깔로 발산한다는 걸 암시하는 건 아닐까?

첫 곡 'In The Evening'은 인트로가 신비감을 주는 세련미가 녹아 있는 곡이다. 기타 보다는 존 폴 존스의 건반 악기에서 즈려 나오는 음향이 독특함을 준다. 'Fool In The Rain'은 처음 듣기에도 부담 없는 멜로디를 가진 곡인데, 바로 이어 나오는 ' Hot Dog'까지 편안함이 이어진다. 그리고 이 앨범에서 가장 인상적인 곡을 만나게 되는데, 대곡 'Carouselambra'이 그것이다. 제플린의 다른 곡 'Misty Mountain Hop'(4집)처럼 묘한 순환성을 가진 긴 곡이면서, 늘 들어도 범상치 않은 진행으로 새로운 느낌을 선사한다. 'In The Evening'과 함께 이 앨범에서 프로그래시브함을 갖춘 곡이다. 이어서 가볍고 대중적인 'All My Love'와 그보다 좀 더 거칠고 야성적인 울부짖음으로 변하는 끝 곡 'I'm Gonna Crawl'이 놓여 있다.

수록곡들이 어떤 통일성을 주는 맛은 없지만, 제플린의 음향 탐구에서 과거와 다른 새로운 시도들이 엿보인다. 특히 샌님같이 얌전한 베이시스트 존 폴 존스가 이 앨범에서 자기 색깔을 많이 드러내고 있다. 이러한 과도기적 실험을 거치고 난 다음에 또 어떤 제플린의 모습이 나올지 궁금하게끔 만드는 간질한 앨범이기도 하다. 그러나 그러한 기대는 잠깐 흐뭇한 상상으로만 끝내야 하니 아쉽다. 이미 게임오버가 아닌가?

제플린의 검은 마침표.. 그러나 그 안에 흰 옷을 입은 신사처럼.. 제플린의 역사는 끝났지만, 그들의 음악은 지금 여기, 우리의 귓가에까지 하얗게 번져 있음을 알려주는 앨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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