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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d Zeppelin - BBC Sessions
레드 제플린 (Led Zeppelin) 노래 / 워너뮤직(WEA) / 1998년 12월
평점 :
절판
레드제플린(Led Zeppelin)의 라이브는 밴드가 활동할 당시 [The Song Remains The Same'76] 말고는 정식으로 나온 것이 없다(이것도 영화? 제작의 부산물이기에, 순수 라이브 앨범으로 보기 어렵다) . 따라서 매니아들은 부틀렉에 의존해서 그러한 아쉬움을 달래야 했다. 그런데 제플린이 해산하고 20여년이나 지나서 그러한 결핍을 해소할 만한 앨범이 나왔다. 바로 두 장짜리 [BBC Sessions]이 그것이다.
[The Song Remains The Same]에는 스튜디오 앨범과 다른 대가다운 여유와 노련미가 묻어나는 연주가 있다면, 이번 앨범은 제플린 초창기의 야생성과 함께 원곡에 충실한 라이브를 들려 준다. 녹음 당시가 70년대 초이고, BBC 방송국이라는 소박한 공연 무대를 감안해야만, 깔끔하지 못한 녹음상태와 많은 관중들에 둘러 쌓여 형성되는 두터운 현장 분위기가 없음이 이해될 것이다. 그러나 그렇기에 여기서 우리는 '제플린의 날것'을 만나볼 수 있다(날것이 아닌듯한 곡도 있는데, 가령 'What Is And What Should Never Be'는 라이브를 고스란히 옮겼다기 보다는 그 후에 약간 손을 본 느낌이 난다).
이 앨범에서는 질주하는 하드락의 모범이 담긴 'Communication Breakdown'의 여러 버전과 지금은 익숙하지만 'Dazed and Confused'와 ' Whole lotta love'의 즉흥성이 느껴지는 늘리기 연주를 들을 수 있다. 그러나 가장 반가운 곡은 'Stairway To Heaven' 라이브이다. 물론 이 곡은 손쉽게 구해 들을 수 있는 곡이지만, 원곡에 가깝게 특히 마지막 클라이막스를 향해 치닫는 고음의 보컬을 재현해 낸 라이브는 다른 곳에서 만나기 어렵다.
최근에 [How The West Was Won] 등 제플린의 라이브 음원들이 공개되어 우리 귀를 즐겁게 한다. 그러한 상황에서 제플린 초기의 순수한 야생성을 맛볼 수 있는 건 또 다른 즐거운 행운이다. 그것이 이 앨범 [BBC Sessions]에 담겨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