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11월 20일 로버트 알트만이 세상을 떠났다. 올해 아카데미에서 공로상을 받았지만, 그는 헐리우드에서 이질적인 진영에 속하는 감독으로 알려져 있다. 그래서 그런지 칸느와 베니스 등에서 여러 차례 상을 받았지만, 아카데미에서는 감독으로 좋은 대접을 받지 못했다. 

한국 전쟁이 배경인 영화 매쉬(1970년작)를 비롯해서 맥케이브와 밀러 부인, 긴 이별(The Long Goodbye), 내쉬빌, 세 여인(3 Women), 플레이어, 숏 컷, 패션쇼, 고스포드 파크, 더 컴퍼니 등 귀에 익숙한 좋은 영화들을 많이 만들었다. 

영화에 대한 자기만의 고집을  갖고 영화사에 로버트 알트만이라는 하나의 분명한 주름을 만들고 갔음에 그 뒷모습이 아름답고 또한 무겁게 느껴진다.

그러나 스크린 위에 투사된 필름의 깜빡임도 멎으면 왠지 모르게  쓸쓸해지듯, 한 존재의 사라짐 앞에 그리고 평소 관심을 갖던 감독이라 묘한 감정이 생긴다.

영화 긴 이별의 마지막 장면 - 그 큰 나무들 사이로 비스듬히 뻗은 내리막길을 걸어가는 남자의 뒷모습이 그에 대한 마지막 페르조나의 영상으로 떠오른다.  정말 긴 이별처럼.. 잘 가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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