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캉과 정신의학 - 라캉 이론과 임상 분석
브루스 핑크 지음, 맹정현 옮김 / 민음사 / 200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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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로 옮겨진 혹은 우리나라 학자?들이 직접 쓴 라캉에 관한 책들이 점점 늘고있다. 허나 아쉽게도 라캉의 손에서 나온 일차적인 텍스트(육화된-텍스트화된 음성)는 번역본으로도 흔치 않고 우리말로 괜찮게 옮겼다는 소문 역시 듣지 못했다. 

프랑스어를 잘 한다면 찾아서 볼 수 있지만, 그렇지 못한 사람에게는 영역본을, 그것도 수월치 않다면 어떻게 해야 라캉과의 접속을 효과적으로 할 수 있을까?

그 중 하나가, 라캉을 잘 읽어내는 사람을 찾는 게 아닐까? 비록 그것 역시 간접적이긴 하지만, 한계 상황에서 최대치를 끌어 올리는 방법이 되겠다.

핑크가 들어가면 왠지 따스하니 좋다. 핑크 플로이드도 좋고 핑크팬더도 좋다. 이런 억지스런 핑크빛 장난으로 소개하는 사람이 바로 브루스 핑크다. 물론 Fink지만.. 

흔치 않은 라캉 임상에 관한 책('라깡과 정신분석임상'이라고 조엘 도르의 번역본도 있다)인데, 저자의 과잉된 지적 유희 없이 차분히, 그리고 생각보다 읽기에 수월하다(앞 부분에 비해 뒤가 조금 어렵다). 물론 번역도 잘 된 책이다. 아마 이 책이 국내에서 라캉책을 번역하는데 용어 선택에서 좋은 본보기가 됐을 것이다.

임상에 관한 책이라 하니, 환자(분석주체)들의 다양하고 비일상적인 흥미로운 사례나, 정신분석가와의 면담 내용들이  펼쳐져 있나 생각도 하겠지만, 그건 아니다. 개별적이고 특수한 사례 보다는 라캉 임상의 일반적인 접근을 다루기에 그러한 것들도 설명에 녹아있다. 어떻게 보면 임상을 위한 (혹은 둘러 싼) 이론을 그리는 책이라고도 볼 수 있다.

라캉에 관심이 있고, 믿을 만한 학자의 (어렵지 않은) 잘 된 번역서를 원한다면, 이 책은 꽤 적절하다고 생각한다. 책 뒤에 찾아보기(색인)가 없어 아쉽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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