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에선가 무언가 펄럭펄럭 움직이는 소리가 난다. 오린은 그 ‘무언가’를 찾지 않기로 했다. 눈에 보이지 않는다면 무서울 테니까.

돌아보았다. 바로 이 순간에 누군가가 보고 있는 기분이 들어 견딜 수가 없었다.

멀리 등롱의 불빛이 보였다.

오도카니 하나.

노란 불빛은 오카와 강을 등지고, 깊은 밤을 등지고 오린의 눈높이에 떠 있었다.

멀리 있는 등롱도 눈 한 번 깜박이지 않는다.

등롱은 똑같은 거리를 두고 똑같은 높이에 아직도 어슴푸레하게 떠 있었다. 그 노란 빛의 고리 안에, 그것을 들고 있어야 할 사람의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 등롱은 오린을 따라오고 있는데 오린을 따라오고 있는 사람은 없다.

배웅하는 등롱이다. 갑자기 그것을 깨달았다.

밤길을 혼자 걷노라면 다가오지도 않고 멀어지지도 않는 등롱이 둥둥 떠서 뒤를 따라온다. 혼조의 일곱 가지 불가사의 중 하나로, 이야기는 들은 적이 있었다. 이상한 일이라고, 나리가 하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나리처럼 분별 있는 분이 하는 이야기에는 역시 거짓이 없었다.

따라온 녀석을 돌려보내려면 제대로 인사를 해야 한다. 짚신 한 짝과 주먹밥 하나를 던져야 한다. 인사를 하지 않으면 화가 난 등롱은─등롱의 주인은 따라온 인간을 잡아먹고 만다. 그 이야기를 오린은 정확하게 알고 있었다.

그날 밤부터 배웅하는 등롱은 매일 밤 따라왔다. 하룻밤도 거르지 않고 따라왔다.

"너구리나 여우의 짓일 게다, 분명히. 여우라면 그나마 괜찮지만 너구리는 안 돼."

"여우는 사람을 홀릴 때 사람의 손을 끌며 자신이 앞에 서서 걷는다. 그러니 위험한 곳에는 데려가지 않지. 하지만 너구리는 바보라서, 홀릴 사람의 뒤로 돌아가 등을 밀며 가거든. 어디로 끌려갈지 알 수 없어."

연일緣日
특정 신이나 부처와 인연이 있는 날. 그날 참배하면 특별한 공덕이 있다고 한다

혼조에 있는 어느 해자에서 낚시를 하면 아주 많은 물고기를 낚을 수 있지만바구니를 다 채우고 돌아가려고 하면 밑바닥 쪽에서 ‘두고가 두고가‘하고 부르는 소리가 들려온다. 깜짝 놀라 다리가 얼어붙어 버리는 탓에, 도망치려고 해도  넘어지고 구를 뿐 헐레벌떡 겨우 도망쳐 문득 정신이 들면 물고기를 넣은 바나나 안아 텅 비어 있다.

"아무래도 그건 간기 도령이 한 짓인 것 같네."

도키와즈
이야기에 노래의 요소를 가미한 곡풍

요시와라
에도 막부가 공허(公許)했던 유곽지

다유大夫
가장 지위가 높은 유녀를 칭하는 말

"믿고말고. 그 소문은 진짜야. 내가 아는 사람 중에도 물고기를 전부 빼앗기고 목숨만 겨우 건져 도망쳐 온 태공망이 있을 정도일세."

오시즈는 문득 미소를 지었다.

‘두고 가 해자’ 이야기다. 저 젊은이의 말처럼 대장님답지 않은 일이다.

해질녘도 지났을 무렵 고기가 많이 잡혀 기분이 좋아진 낚시꾼이 혼조의 긴시 해자 근처를 지나는데 어디에선가 목소리가 들려온다.

"두고 가……. 두고 가……."

헛들은 거겠지, 하며 지나가도 목소리는 계속 쫓아온다. 아무래도 기분이 나빠져서 잔걸음으로 집으로 돌아갔는데, 문득 보니 어망은 텅 비어 있었다─는 이야기다.

덧없는 이 세상은 정말로 사람 뜻대로 되지 않는다. 살아 있어 봐야 좋은 일이라고는 하나도 없다. 그렇게 생각하고는 설거지하던 손도 멈춘 채 멍하니 서 있고 마는 오시즈였다.

햣폰구이
강가 가까운 물속에 여러 개의 말뚝을 박은 것. 낚시꾼들이 많이 모여들었다

그래서 한바탕 연극을 한 거야.

우선 오시즈와 가와고에야 주변에서 두고 가 해자에 간기 도령이 나온다는 소문을 퍼뜨린다. 다른 남자의 입으로, 간기 도령은 성불하지 못한 생선 가게 주인이나 어부의 화신이라는 이야기도 퍼뜨린다.

오카와 강가에 있는 한 무가의 저택 정원에 큰 모밀잣밤나무가 있는데 이 나무는 어떤 때에도 한 장의 잎도 떨어뜨린 적이 없다는 기묘한 나무였다. 그 때문에 이 저택은 아주 유명해져서‘‘‘모말잣밤나무 저택‘이라고 불리게 되었다

그 이야기를 들었을 때, 에코인의 모시치는 밤밥을 먹고 있었다.

"잎이 지지 않는 모밀잣밤나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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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카와 강에 놓인 오하시 다리(현재의 료고쿠 다리를 말한다)의 북측에 고마도메 해자라는 작은 해자가 있었다. 이 해자의  물가에서 자라는 갈대는 왜 그런지 잎이  줄기의 한쪽밖에 나지 않아 괴이하다

오우미야의 도베에가 죽었다.
혼조 고마도메다리 위에서 내가 그친 하늘을 올려다보며 싸늘하게 식어 있는 시체가 발견되었다.

"에코인回向院(도쿄 스미다 구 료고쿠에 있는 정토종  절)의 모시치는 아무래도 그렇게 보고 있는 모양일세."
에코인의 모시치란 혼조 일대를 담당하고있는 고참 오캇피키岡引(하급 관리 밑에서 범인의 수색·체포를  맡았던 사람)다.

나레즈시
식초를 쓰지 않고 발효로 신맛을 낸 초밥

하코즈시
상자에 조미밥을 넣고 그 위에 생선살 등을 놓아 뚜껑으로 꽉 누른 초밥

니기리즈시
한입 크기로 뭉친 조미밥에 신선한 어패류 등을 얹은 초밥. 한국에서 말하는 일반적인 초밥이다.

목수 일을 하던 아버지가 그해 겨울에 유행한 몹쓸 고뿔로 돌아가시고, 히코지는 어머니와 어린 남동생과 함께 셋이 집세가 밀려 있는 어둡고 후미진 집에서 근근이 살아가고 있었다. 양친 모두 단신으로 인근 마을에서 에도로 나온 사람들이었기 때문에 의지할 수 있는 친척이나 그냥 아는 사람도 없었다.

그 대신 먹고살기 위해 무엇이든 했다. 어머니는 낮에는 가까운 음식점에서 일했고 밤에는 잘 시간을 줄여 부업을 하곤 했다. 히코지형제도 바지락 장사에서부터 장작 모으기, 나아가서는 고물상 흉내까지 내 가며 줄타기 곡예사보다 더 위태로운 생활을 지탱했다.
그 줄타기의 줄도 어머니가 쓰러졌을 때 뚝끊어졌다.

"에도 거리에는 다음 끼닛거리도 없어 고생하는 사람들도 많이 있지요. 그런데 그저 허영을 위해 매일 많은 밥을 아낌없이 버리는 짓은 잔인하고 교만한 방식이라고 제게 얘기한 적이 있습니다."

오우미야는 에도 전체에 이름을 날리며 초밥 가게로서는 파격적으로 가게를 갖추고 점점 커져 갔다. 그것도 오우미야의 기세에 눌려 장사를 할 수 없게 된 가게가 있으면 도베에가 통째로 사들여 오우미야의 분점으로 넓혀 나갔기 때문이었다. 그 방식에는 인정사정이 없었다.

"아까 아저씨도 말씀하셨지만 똑똑한 사람이었습니다. 교묘하게 도베에 씨의 눈을 피해제게 밥을 나눠 주곤 하셨지요. 다만 항상 일이 잘 풀리지는 않았기 때문에 신호를 정해주셨습니다."

‘외잎 갈대‘란 혼조의 일곱 가지 불가사의 중하나다. 료고쿠 다리 북쪽에 있는 작은 강변에서 자라는 갈대의 잎이 어찌된 일인지 한쪽에만 난다고 해서 그렇게 불리게 되었다.

풍향 때문인지 물살 때문인지, 아니면 햇볕의 방향 때문인지, 어쨌거나 이곳에서 자라는갈대는 모두 외잎이다. 그 때문에 이 강변까지 ‘외잎 강변‘이라고 불리고 있다.
고마도메 다리는 여기에 걸려 있다.

키 큰 도베에의 얼굴을 오미쓰는 입을 꼭 다물고 마주 보았다. 서로를 노려보는 아버지와딸의 표정에는 이런 상황에는 어울않는웃음을 자아낼 만큼 닮은 구석이 있었다. 둘다 고집쟁이다. 사과할 줄을 모른다.

‘요즘은 내가 아니라 자네가 만든 메밀국수를 먹으러 오는 손님이 늘었다네. 다행이야."
"그것도 전부 아저씨와"
히코지는 추억의 여운 속에서 말했다. "오미쓰 아가씨 덕분입니다."

오미쓰 아가씨는 우리가 굶어 죽지 않도록 해 주셨을 뿐만 아니라 좋은 꿈을 꾸게해 주고, 저를 제대로 살아갈 수 있는 사내로만들어 주셨습니다. 외잎 갈대가 언제나 저와아가씨의 약속을 생각나게 해 주었지요. 저같은 놈에게 그렇게 많은 추억을 주신 것만으도 충분했습니다

뭔가 나무 부스러기 같은 것이 도베에의 나막신과 옷소매에 붙어 있었다.
그 여자 눈물을 흘리면서 합장을 하고 있던 그 여자다. 그 여자가 사라진 자리에도 나무 부스러기가 떨어져 있었다.

남자는 세 사람을 날카롭게 훑어보았지만 모시치의 허리띠 사이에 꽂혀 있는 짓테(체포 도구의 일종. 쇠나 나무 등으로 만든 막대의 손잡이에 갈고리 같은 것을 단 무기)를 알아차리자 흐리멍덩했던 눈이 번쩍 뜨였다. 재빨리 판자문을 열고 이웃 임대주택으로 모습을 감추고 말았다.

"아버지는 말씀하셨어요. 돈이라면 있다고. 너희를 그냥 키워 줄 수도 있다고. 하지만 그렇게 해서는 안 된다고요. 너희는 앞으로 어른이될 테고, 남에게 적선을 받으며 살아가는 걸 배워서는 안 된다고요."

적선을 하는 것과 돕는것은 다르다고요. 적선을 하면 적선한 사람은기분이 좋을지도 모르지만, 적선을 받은 쪽을망가뜨리게 된다고요.

"오소노 씨가 말하는, 결국 나리가 말씀하셨.
던 ‘적선하는‘과 ‘돕는‘의 차이를 저 같은 사람은 압니다. 그런 기분을 느껴 본 적이 있으니까요. 하지만 마님이 그것을 아시게 하기란이제 무리일 겁니다. 나리와 싸우던 원인도항상 그 일이었습니다. 앞으로 장사를 통해얼마쯤 고생을 하면서 서서히 깨달아 나가시면 좋겠습니다만."

"그렇지? 그건 말일세, 자네를 하라스케의가게에 소개한 사람이 오우미야의 도베에였기 때문일세."

어린아이의 약속이다....... 히코지는 생각했다. 이미 잊었다 해도 무리는 아니다. 중요한것은 그 약속이 나를 지탱해 주었다는 사실이다. 히코지는 쓸쓸함을 억누르며 자신을 타일렀다.

"외잎 갈대네."
오소노가 문득 중얼거렸다.
"신기하네요. 어째서일까?"
두 사람 중 한 사람의 마음에만 남아 있는추억을 나타내듯이, 한쪽에만 잎이 나는.

"모르기 때문에 좋은지도 모르지요."
히코지는 그렇게 말하면서 불쑥 손을 뻗어갈댓잎 하나를 뚝 꺾었다.

혼조 근처에서 이슭한 밤에 혼자 밖을 걸어 다니면 아득히 먼 전방에 오드카니 등롱의 빛이 보인다.
누군가 사람이 있으려나 생각해 신경 쓰지 않고 걸어가도 비슷한 정도의 거리에서 계속 등롱의 빛이 보인다. 마치  자신을 배웅해 주는 것 같지만 따라잡으려고 발을 빨리해도 잡을 수 없고, 등롱을 들고 있는 것의 정체도 알 수 없다.

오린이 희생양으로 뽑힌 것은, 오노야에는 달리  뱀띠해에 태어난 여자가 없었으니까. 이유는 단지 그것뿐이었다.

백일 밤이 지나 자갈이 백 개 모이면 그 하나하나에─

"사랑하는 사람의 이름을 적어 오카와 강에 흘려 보내는 거야. 그렇게 하면 반드시 맺어진다고 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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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차 세계대전에서 어떤 무기가 사용될지 알 수 없지만, 이것만큼은 확실히 말할 수 있다. 제4차 세계대전에서는 인류가 돌과 곤봉을 들고 싸우리라는 것이다.”
— 알베르트 아인슈타인

우리는 결국
답을 찾을 것이다.
화학+역사,
그리고 화학 세계사에서!

연어가 바다에서 출발해 자기가 태어난 강 상류를 향해 거슬러 올라가듯 그 원류를 찾아 찬찬히 거슬러 올라가 보자. 그러면 그 시발점 가까운 지점에서 우리는 인류 최초로 대장간에서 철기를 만들어 사용했던 히타이트인과 오랜 항해 끝에 배에서 내려 해변 모래밭에 화덕을 만들고 불을 피워 음식을 조리하던 페니키아인을 만나게 된다.

“인간은 항상 과거에서 배움을 얻어왔다. 결국 역사를 반대로 배울 수는 없는 것이다.”
— 아르키메데스



“세계사로 기록되는 모든 사건은 ‘화학 반응’에 의해 좌우된다. 정치나 국제 관계조차도 예외는 아니다.”
— 라이너스 폴링

-본문 후기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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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38년
테플론 발명
원자폭탄 개발을 가능케 한 신소재

우연히 새롭고 혁신적인 플라스틱 분자를 발견하게 된 듀폰사 연구원 플런켓

나일론과 함께 듀폰사의 최대 발명품인 테플론, 미국 원자폭탄 개발 계획 ‘맨해튼 계획’의 필수 소재로 떠오르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거대한 유전이 발견된 중국의 석유층 위를 만주에 파견된 일본 관동군이 질주했다. 그리고 리비아의 광대한 석유층 위를 독일의 에르빈 롬멜(Erwin Rommel, 1891~1944) 장군의 아프리카 전차대가 질주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이는 그야말로 엄청난 역사의 아이러니라고 할 만하지 않은가.

1940년
영국의 기술
미국 과학자가 보고 경악한 21가지 최첨단 기술

영국 물리학자가 작성한, 3장의 종이에 적혀 있던 놀라운 개발 프로젝트는?

1941년
페트병 발명
신소재 플라스틱이 잇달아 탄생하다

20세기를 ‘플라스틱 시대’로 만든, 윈필드와 딕슨이 발명한 신소재 PET

1941년
인쇄 회로 기판 발명
전자 회로를 소형화해 대량 생산하다

항공기를 격추하기 위한 고사포나 대공 미사일의 성능을 획기적으로 끌어올린 인쇄 회로 기판 제조 기술

1941년
태평양 전쟁 발발
일본은 왜 미국 진주만 기지를 기습해야 했나

미국 국민의 전의를 단숨에 끌어올린, 선전 포고조차 없는 일본의 기습 공격

1942년
원자폭탄 개발 계획
궁극의 파괴 병기 개발에 몰두하는 인류

거대 원자인 우라늄 원자의 원자핵에 중성자를 충돌시키면 원자핵이 파괴되어 분해된다는 사실을 발견한 프리츠 슈트라스만

아주 미세한 질량이 에너지로 바뀌어도 막대한 에너지가 열이나 빛으로 방출되는 무시무시한 핵분열

미국 군부가 원자폭탄 개발을 위한 ‘맨해튼 계획’을 추진할 과학자들의 리더로 물리학자 오펜하이머를 선택한 까닭

루스벨트 대통령은 결국 원자폭탄 개발 계획을 발동시켰다. 프로젝트의 코드명은 ‘맨해튼 계획(Manhattan Project)’으로 정해졌는데, 맨해튼에 사무실을 차렸기 때문이다. 이는 1942년 10월의 일이다.

원자폭탄의 두 가지 유형, ‘우라늄형’과 ‘플루토늄형’

맨해튼 계획에서 채택된 원자폭탄에는 두 가지 유형이 있다. 하나는 2개의 우라늄 덩어리를 나눠 놓고 한쪽을 권총 총알처럼 발사해서 다른 쪽에 충돌시켜 대폭발을 일으키는 ‘우라늄형(히로시마형)’이다. 다른 하나는 원자로에서 우라늄으로부터 플루토늄이라는 원소를 제조하고 이 플루토늄 주위에서 폭약으로 충격파를 가함으로써 플루토늄을 압축시켜 대폭발을 일으키는 ‘플루토늄형(나가사키형)’이다.

1942년
페니실린 실용화
감염증에 대항하는 궁극의 무기가 등장하다

영국 수도 런던이 독일군에게 공습당할 위기 속에서도 페니실린 연구에 몰두한 두 병리학자, 플로리와 체인

푸른곰팡이보다 70배 많은 페니실린을 배양하는 아름다운 ‘멜론의 금색 곰팡이’를 우연히 발견하다

페니실린이야말로 과거에 연금술사들이 그토록 오랫동안 찾아 헤매 다닌 ‘현자의 돌’이라고 말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이다.

1943년
독일의 원자폭탄 개발
영국군의 집요한 방해공작으로 좌초하다

"우라늄이나 플루토늄이 핵분열을 일으키면 막대한 에너지를 방출해 런던 정도의 도시는 과일 한 개 정도 크기의 폭탄으로 날려버릴 수 있다"

텔레마르크의 중수 제작 공장을 공습으로 폭파해 독일의 원자폭탄 개발 계획에 치명타를 입힌 영국

1943년
독일 본토 공습
전파와 레이더 ‘전자전’

유럽의 밤하늘에서 전혀 새로운 차원의 ‘전자전’이 펼쳐지다

항공기용 휘발유를 분자 층위에서 고성능화하는 화학 기술이 제2차 세계대전 기간 동안 경쟁적으로 개발되다

『어린 왕자(Le Petit Prince)』(1943)의 저자 앙투안 드 생텍쥐페리(Antoine de Saint-Exupéry, 1900~1944)는 코르시카섬 기지에서 정찰기를 타고 남프랑스를 향해 가며 정찰 비행을 하다가 독일군 전투기에 격추당했다. 『어린 왕자』의 유명한 구절인 "정말 소중한 것은 눈에 보이지 않아"라는 말처럼, 눈에 보이지 않는 휘발유의 작은 분자 형태가 전쟁의 향방을 크게 바꿔 놓은 것이다.

1943년
DDT 사용
마법 같은 살충제가 등장하다

미군은 왜 점령지인 나폴리에서 300만 명의 시민과 병사들에게 DDT를 분무했을까?

1943년
네이팜탄 발명
고온으로 모든 것을 남김없이 불태우다

미군을 비롯한 연합군이 일본 본토를 공습할 때 목조 가옥을 불태우는 용도로 사용한 가공할 신형 무기 네이팜탄

1944년
전쟁의 대중화
누구나 다룰 수 있는 병기가 속속 등장하다

‘전쟁의 대중화’로 패러다임을 바꾼 독일의 몇 가지 궁극의 병기

1944년
인류 최초 거대 로켓
역사상 처음으로 우주에 도달한 인공 물체 V-2의 등장

사정거리 300킬로미터에 가까운 세계 최초 탄도 미사일을 발명한 독일

1945년
독일의 항복
히틀러의 제3제국이 멸망하다

고립무원 신세가 된 독일군

1945년
원자폭탄 투하
원자핵이 지닌 거대한 에너지를 방출하다

원자폭탄 실험을 보며 경악하는 과학자와 실망하는 과학자

미국 뉴멕시코주 앨라모고도 실험장에서 인류 역사를 크게 바꿔 놓을 실험이 진행될 참이었다. 때는 1945년 7월 16일, 아직 동이 트지 않은 시각이었다. 그곳에 실험을 보기 위해 온 사람은 모두 400명 정도밖에 되지 않았다. ‘트리니티(삼위일체)’라고 명명된 최고 기밀의 극비 실험인 까닭이었다.

베크렐과 퀴리 부부가 방사능을 발견한 지 50년도 안 되는 짧은 기간 동안 원자의 구조, 원자핵의 구조, 양성자와 중성자, 핵분열이 밝혀졌다. 그리고 마침내 원자폭탄의 이론까지 도달했으며, 화학 기술과 우라늄·플루토늄 분리와 농축, 제조 설비 기술이 발전하여 원자폭탄 제조가 가능해진 것이다.

"제3차 세계대전에서 어떤 무기가 사용될지 알 수 없지만, 이것만큼은 확실히 말할 수 있다. 제4차 세계대전에서는 인류가 돌과 곤봉을 들고 싸우리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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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4p
전설의 건국 영웅, 빌헬름 텔

합스부르크가 악정에 의연하게 맞선 빌헬름 텔
빌헬름 텔(Wilhelm Tell 영어로 윌리엄 텔)은 중앙스위스 지방의 마을 뷔르글렌에서 태어났으며 실력 있는 사냥꾼으로 생계를 이어갔다. 아내와 아들이 있었으며, 가족과 단란하고 소박하게 살던 평범한 가장이었다. 어느 날 그는 아들을 데리고 이웃 도시인 알트도르프로 갔다가 이 도시의 규정을 어겼다. 광장에는 지배자였던 지방관 게슬러의 모자가 높은 곳에 걸려 있었는데 사람들은 그 앞으로 지나갈때 모자를 향해 절을 해야 했지만, 그는그러한 규정을 알면서도 무시하고 지나쳤다. 합스부르크가의 병사에게 잡혀 지방관 게슬러 앞에 끌려간 텔에게 게슬러는 ‘네 아들의 머리 위에 사과를 올리고 활로 명중시켜라‘라고 명령했다.
그는 합스부르크가의 무모한 집정에 저항하기 위해 그 벌을 과감하게 받아들여 멋지게 활을 명중시켰다.

갑작스러운 폭풍으로 탈출의 기회를 얻다

그러나 그는 또 하나의 화살을 숨겨두고 있었으며 이를 게슬러에게 들키자 의연한 태도로  ˝만약 실패하여 아들을 맞추었다면 이 활로  당신을 쏠 작정이었다˝고 대답했다.
게슬러는 분노하여 텔을 그 자리에서 체포하고 자신의 성이 있는 퀴스나흐트로 이송할  것을 명했다. 텔은 퀴스나흐트까지 피어발트 슈테터 호수의 배로 이송될 예정이었지만, 도중에 큰 폭풍우를 만나 배는 포로의 손까지 빌려야 할 정도로  통제 불능상태가 되었다. 그는 이 기회를 놓치지 않고 배가 호숫가에 근접했을 때, 큰 바위 (텔의 플라테)로 뛰어올라 탈출에 성공한다.
육로를 이용하여 퀴스나흐트로 가서, 지방관의성으로 이어진 좁은 길에서 게슬러가 오기를 숨어서 기다렸다가 게슬러를 활로쓰러트렸다. 이 일로 빌헬름 텔은 일약 영웅이 되었고, 그에게 용기를 얻은 사람들은 합스부르크에  저항하여 봉기했으며, 결국 합스부르크가의  지배에서 벗어나 자유를 쟁취하게 되었다.

단순한 전설을 넘어 건국의 상징

빌헬름 텔과 관련된 일련의 이야기는 중앙 스위스지방 사람들 사이에 전해지던 전설이었는데, 18세기에 스위스를 여행한 시인 괴테가 친구인 극작가 실러에게 이 이야기를 전했으며,  실러는 이를 희곡화했다. 그 후, 이탈리아의 작곡가 로시니가 가극으로 만들었으며, 이로써 빌헬름 텔의 이름은 세계적으로 유명해졌다. 이 이야기는 어디까지나 전설이며 빌헬름 텔도가공의 인물일 것으로 추측된다. 하지만 이야기의 배경은 스위스 건국 역사와 완벽하게 일치하며, 많은 스위스인은 이 이야기를 ‘상당히  실화에 가까운 이야기‘로 믿으며 텔을 존경하고 있다. 또한 텔에게 용기를 얻은 사람들이  합스부르크에 저항하여 봉기한 사건이 바로  1291년 8월 1일의 3개 주 동맹 서약,  즉 스위스 건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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