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에선가 무언가 펄럭펄럭 움직이는 소리가 난다. 오린은 그 ‘무언가’를 찾지 않기로 했다. 눈에 보이지 않는다면 무서울 테니까.
돌아보았다. 바로 이 순간에 누군가가 보고 있는 기분이 들어 견딜 수가 없었다.
멀리 등롱의 불빛이 보였다.
오도카니 하나.
노란 불빛은 오카와 강을 등지고, 깊은 밤을 등지고 오린의 눈높이에 떠 있었다.
멀리 있는 등롱도 눈 한 번 깜박이지 않는다.
등롱은 똑같은 거리를 두고 똑같은 높이에 아직도 어슴푸레하게 떠 있었다. 그 노란 빛의 고리 안에, 그것을 들고 있어야 할 사람의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 등롱은 오린을 따라오고 있는데 오린을 따라오고 있는 사람은 없다.
밤길을 혼자 걷노라면 다가오지도 않고 멀어지지도 않는 등롱이 둥둥 떠서 뒤를 따라온다. 혼조의 일곱 가지 불가사의 중 하나로, 이야기는 들은 적이 있었다. 이상한 일이라고, 나리가 하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나리처럼 분별 있는 분이 하는 이야기에는 역시 거짓이 없었다.
따라온 녀석을 돌려보내려면 제대로 인사를 해야 한다. 짚신 한 짝과 주먹밥 하나를 던져야 한다. 인사를 하지 않으면 화가 난 등롱은─등롱의 주인은 따라온 인간을 잡아먹고 만다. 그 이야기를 오린은 정확하게 알고 있었다.
그날 밤부터 배웅하는 등롱은 매일 밤 따라왔다. 하룻밤도 거르지 않고 따라왔다.
"너구리나 여우의 짓일 게다, 분명히. 여우라면 그나마 괜찮지만 너구리는 안 돼."
"여우는 사람을 홀릴 때 사람의 손을 끌며 자신이 앞에 서서 걷는다. 그러니 위험한 곳에는 데려가지 않지. 하지만 너구리는 바보라서, 홀릴 사람의 뒤로 돌아가 등을 밀며 가거든. 어디로 끌려갈지 알 수 없어."
연일緣日 특정 신이나 부처와 인연이 있는 날. 그날 참배하면 특별한 공덕이 있다고 한다
혼조에 있는 어느 해자에서 낚시를 하면 아주 많은 물고기를 낚을 수 있지만바구니를 다 채우고 돌아가려고 하면 밑바닥 쪽에서 ‘두고가 두고가‘하고 부르는 소리가 들려온다. 깜짝 놀라 다리가 얼어붙어 버리는 탓에, 도망치려고 해도 넘어지고 구를 뿐 헐레벌떡 겨우 도망쳐 문득 정신이 들면 물고기를 넣은 바나나 안아 텅 비어 있다.
"아무래도 그건 간기 도령이 한 짓인 것 같네."
요시와라 에도 막부가 공허(公許)했던 유곽지
다유大夫 가장 지위가 높은 유녀를 칭하는 말
"믿고말고. 그 소문은 진짜야. 내가 아는 사람 중에도 물고기를 전부 빼앗기고 목숨만 겨우 건져 도망쳐 온 태공망이 있을 정도일세."
오시즈는 문득 미소를 지었다.
‘두고 가 해자’ 이야기다. 저 젊은이의 말처럼 대장님답지 않은 일이다.
해질녘도 지났을 무렵 고기가 많이 잡혀 기분이 좋아진 낚시꾼이 혼조의 긴시 해자 근처를 지나는데 어디에선가 목소리가 들려온다.
"두고 가……. 두고 가……."
헛들은 거겠지, 하며 지나가도 목소리는 계속 쫓아온다. 아무래도 기분이 나빠져서 잔걸음으로 집으로 돌아갔는데, 문득 보니 어망은 텅 비어 있었다─는 이야기다.
덧없는 이 세상은 정말로 사람 뜻대로 되지 않는다. 살아 있어 봐야 좋은 일이라고는 하나도 없다. 그렇게 생각하고는 설거지하던 손도 멈춘 채 멍하니 서 있고 마는 오시즈였다.
햣폰구이 강가 가까운 물속에 여러 개의 말뚝을 박은 것. 낚시꾼들이 많이 모여들었다
우선 오시즈와 가와고에야 주변에서 두고 가 해자에 간기 도령이 나온다는 소문을 퍼뜨린다. 다른 남자의 입으로, 간기 도령은 성불하지 못한 생선 가게 주인이나 어부의 화신이라는 이야기도 퍼뜨린다.
오카와 강가에 있는 한 무가의 저택 정원에 큰 모밀잣밤나무가 있는데 이 나무는 어떤 때에도 한 장의 잎도 떨어뜨린 적이 없다는 기묘한 나무였다. 그 때문에 이 저택은 아주 유명해져서‘‘‘모말잣밤나무 저택‘이라고 불리게 되었다
그 이야기를 들었을 때, 에코인의 모시치는 밤밥을 먹고 있었다.
"잎이 지지 않는 모밀잣밤나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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