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치조지마八丈縞
하치조치마八丈島섬에서 만들어지는 비단 줄무늬 직물

마루마게丸髷
에도 시대에서 메이지 시대까지 기혼 여성의 머리 모양 중 가장 대표적인 형태

주야오비昼夜帯
겉감과 안감을 서로 다른 천으로 만든 여성용 띠

"나는 익숙해서 신경 쓰지 않았지만 오라비는 말이 느그렁할 때가 있어서."

느그렁하다.

"말이 느긋하다?"

"아니, 아니에요, 으음…… 말이 잘 나오지 않는 거예요."

사람이 정한 규칙은 사람 마음의 움직임이 바뀌면 쉽게 뒤집히고 만다. 육면 님은 새 영주의 뜻에 맞지 않는다는 이유만으로 짓밟히고 말았다.

그렇다, 애초에 어떤 신의 모습이나 힘부터가 사람이 생각하고 그려야 비로소 생기는 게 아닐까. 사람의 바람이 있어야 신들 또한 정해지는 것이다.

이로리
마룻바닥을 사각으로 파내고 취사나 난방용으로 불을 피우도록 만든 것

‘우다쓰를 올리다
우다쓰는 일본의 주택에서 박공벽을 지붕보다 한 단 높게 올려 작은 지붕을 붙인 부분을 말한다. 부유한 집이 아니면 올릴 수 없었다’

그리고 쇼스케 할아범의 눈 주위의 흉터.

오토비는 퍼뜩 깨달았다.

――이빨 모양이랑 비슷해.

입이 둥글게 떡 벌어지는 생물에게 물어뜯긴 흔적.

예를 들어 제일 먼저 떠오르는 것은,

――뱀이다.

"목숨을 아까워하는 쪽이, 목숨 아까운 줄 모르는 것보다 훨씬 목숨을 존중하는 삶의 방식이 된다고요."

도소주屠蘇酒
도소는 중국의 명의 화타가 처방했다는 약인데 산초, 방풍, 백출, 도라지, 귤피, 육계피 등을 조합한 것이다. 이것을 술에 넣어 마시면 한 해의 나쁜 기운을 없애고 수명을 연장할 수 있다 하여 설날에 마시는 풍습이 있다

시마다마게島田髷
에도 시대에 주로 미혼 여성들이 많이 했던 머리 모양. 여러 변형이 있지만 앞머리, 옆머리를 튀어나오게 하고 머리를 정수리에서 모아 묶은 것을 뒤로 꺾었다가 다시 앞으로 꺾어 중간에서 머리끈으로 묶는 것이 일반적

후리소데
소매가 긴 예장용 기모노. 미혼 여성들이 주로 입었다

포기한 게 아니라 두려웠기 때문이겠지. 구메가와 강에서 멀리 떨어질수록 좋다는 생각에 도망친 것이다.

포기한 게 아니라 두려웠기 때문이겠지. 구메가와 강에서 멀리 떨어질수록 좋다는 생각에 도망친 것이다.

"마님은 구메가와 강에 대해서도, 미카사의 나룻배에 대해서도 전혀 모르고 상관도 없는 사람한테 오라버니 이야기를 하는 게 좋겠다고 했어요."

현명한 조언이다. 사리에 밝은 안주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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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에 갔다면
틀림없이 인도를 좋아하게 되었을
모든 사람들에게,
그리고 지구별에 함께 여행 온
동료 여행자들에게.
당신이 어느 곳으로 가든
당신은 ‘그곳‘에 있을 것이다.
- 인도의 격언

"내가 잊지 않아야 할 것이 무엇일까요?"
북인도 심라로 향하는 버스 안에서 내가 묻자, 히말라야 산중의 강고트리로 가는 중인 고행승 사두가 말했다.
"우리 모두는 인생 수업을 받으러 온 학생들이라는 사실이지. 그것을 잊지 말아야 하네." <사두 어록> 중에서

여행은 언제나 좋았다.
여행의 길마다에서 나는 나 자신을 사랑하는 법을 배웠으니, 그것은 하찮은 자기 연민과는 또다른 것이었다.
나는 늘 나 자신을 향해 쓰러졌지만, 또한 나 자신으로부터 일어나곤했다.
내 생의 증거는 언제나 여행에 있었다.
"내가 살아 있음을 가장 잘 증명해 줄 수 있는 것은 곧 여행이었다.
여행 중일 때, 나는 그 어느 때보다 나 자신일 수가 있었다.

나는 여행이 좋았다. 삶이 좋았다.
여행 도중에 만나는 버스 지붕과 길과 반짝이는 소금 사막이 좋았다.
생은 어디에나 있었다.
나는 인도에 갔다, 머릿속에 불이 났기에
류시화

나는 여행이 좋았다.
삶이 좋았다.
여행 도중에 만나는 기차와 별과 모래 사막이 좋았다.
생은 어디에나 있었다. 나는 사람들이 켜놓은 불빛이 보기 좋았다.
내 정신은 여행길 위에서 망고 열매처럼 익어 갔다.
그것이 내 생의 황금빛 시절이었다.
여행은 내게 진정한 행복의 척도를 가르쳐 주었다.

영국이 인도 땅에 철도를 건설한 이후, 열정거장 정도는 그냥 올라타 은근슬쩍 남의 자리에 끼어 앉는 것이 인도인들의 전통이자 지나친 미덕이었다. 세 명씩 앉는 좌석에 대여섯 명씩좁혀 앉는 것은 예사였다. 하지만 이제는 철도 행정이 날로 엄격해져 표 없이 탔다가 걸리면 그 자리서 철창행이었다. - P10

"무슨 표를 보여달라는 말인가? 난 수십년을 이렇게 자유롭게 돌아다녔는데."
사두의 범상치 않은 눈빛에 약간 움찔한 검표원은 일부러 더배를 내밀며 말했다.
"기차표 말이오. 기차를 타려면 표를 사야 할 것 아니오. 어서표를 보여 주시오. 표가 없으면 다음역에서 당장 내려야만 할것이오." - P11

"우리 같은 수행자들은 돈을 몸에 지니고 다닐 수 없게 되어있다는 걸 모른단 말인가? 진리를 추구하기 때문에 우린 사람들의 적선에 의지해서만 살아간다네." - P11

‘세상 속에서 살라, 하지만 세상에 속하진 말라..‘ - P11

"우리는 신을 찾아서 돌아다닌다네."
그러자 검표원은 또다시 코 옆에 난 사마귀를 실룩거리며 반박했다.
"당신들은 항상 신은 모든 곳에 있다고 주장하지 않소. 그런데 또 어디로 신을 찾아다닌단 말이오?"
사두가 얼른 맞받아쳤다.
"모든 곳에 신이 존재한다는 걸 확인하기 위해 모든 곳을 돌아다니는 중이지." - P12

"신은 지금 내 앞에 서서 나와 함께 이야기를 하고 있소. 난내 두 눈으로 똑똑히 보고 있소. 신이 내앞에 서 있다는 것을.
당신은 지금 내게 표를 요구하고 있지만, 난 당신 안에서 신을발견하고 있소. 그것은 조금도 의심할 수 없는 사실이오." - P14

무임승차한 사두는 눈을 감고 다시 명상에 잠기고, 승객들도덩달아 실눈을 뜨고 흔들리는 기차 안에서 자기 속의 신을 찾는모습들이었다. 눈치없는 짜이 파는 소녀만이 어서 짜이를 마시라고 고래고래 소리를 지를 뿐이었다. - P15

인간 존재의 완성을 이룬 자, 깨달음을 얻은 자는 누구인가?그는 천한 사람이든 귀한 사람이든, 부자든 가난한 자든, 선한자든 악한 자든 모든 인간 존재에게서 신을 발견하는 자라고 비하르 요가 학교의 창시자 스와미사티야난다는 말했다. - P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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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 것인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내 것인
물 한 꾸러미
그 속에서 헤엄치고 싶어
잠들면 내 가슴을 헤적이던,
물의 나라
그곳으로 잠겨서 가고 싶어
당신 시선의 줄에 매달려 가는
조그만 어항이고 싶어 - P50

꽃이 피었다고 너에게 쓰고
꽃이 졌다고 너에게 쓴다.
너에게 쓴 마음이벌써 길이 되었다.
길 위에서 신발 하나 먼저 다 닳았다.

너에게 쓴 마음이 벌써 내 일생이 되었다.
마침내는 내 생 풍화되었다. - P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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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과 남자의 과학 공부 - 나는 무엇이고 왜 존재하며 어디로 가는가?
유시민 지음 / 돌베개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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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유전자가 만든 몸에 깃들어 있지만 유전자의 노예는 아니다. 본능을 직시하고 통제하면서 내가 의미 있다고 여기는 행위로 삶의  시간을 채운다. 생각과 감정을 나눌 수있는 사람들과 교류하면서 가치 있다고 여기는 목표를 추구한다. 살아 있는 마지막 순간까지 삶의 방식을 선택할 권한을 내가 행사하겠다. 유전자·타인·사회·국가·종교·신, 그누구 그 무엇에도 의존하지 않겠다. 

창틀을 붙잡고 선 채 죽은 그리스인 조르바처럼!‘

본문 128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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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물선 2023-09-23 10:46   좋아요 2 | URL
이런문장, 멋져요!

대장정 2023-09-23 11:43   좋아요 2 | URL
유시민 아저씨가 참 글을 잘 쓰죠^^

coolcat329 2023-09-23 19:05   좋아요 1 | URL
저도 이 문장 좋아서 필사했어요.
나이 먹어도 이런 마음으로 살고 싶어서요. 😁

대장정 2023-09-23 19:52   좋아요 0 | URL
맞아요. 저도 노력중입니당^^*
 

복하는 것을 열성性이라고 한다. 모든 유전자는 가장 먼저대립유전자와 경쟁한다. 그렇지만 유전자는 목적의식을 가진 행위 주체가 아니다. 단지 잘 흩어지지 않는 염색체의 조각일 뿐이다. 그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 P123

호모 사피엔스는 20만 년 전 등장해 지구의 최상위포식자로 등극했다. 언어·예술·종교·농업·산업·도시·국가를 창조하고 과학기술을 연마해 자기 자신과 우주가 무엇이며 어디에서 왔는지 알아냈다.  - P126

그러나 인류의 시간은 찰나에 불과하다. 지구생명의 역사를 하루로 환산하면 20만 년은 여름밤 반딧불이가 두어 번 깜박인 정도의 시간밖에 되지 않는다. - P126

생명의 나이는 곧 유전자의 나이다. 어떤 생물 개체와동식물의 군집도 유전자처럼 오래 존속하지 않았다. 오직 유전자만이 40억 년 가까운 시간 동안 생존하고 번성했다. 유전자는 다양한 기계를 만들어 생존에 성공했다. 호모 사피엔스는 대단히 복잡한 생존기계다.  - P126

우리는 개인으로 그리고 때로는 집단으로 생존경쟁을 한다. 다른 종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그 모든 것은 겉보기 현상에 지나지 않는다. 궁극적으로 보면 자연선택은 유전자 차원에서 이루어진다. - P126

‘삶의 의미는 무엇인가?‘ 나는 인문학이 준 이 질문에오랫동안 대답하지 못했다. 생물학을 들여다보고서야 뻔한답이 있는데도 모르고 살았음을 알았다. ‘우리의 삶에 주어진 의미는 없다.‘ 주어져 있지 않기 때문에 찾지 못한다. 남한테 찾아 달라고 할 수도 없다. 삶의 의미는 각자 만들어야한다. ‘내 인생에 나는 어떤 의미를 부여할까?‘ ‘어떤 의미로 내 삶을 채울까?‘ 이것이 과학적으로 옳은 질문이다. 그러나 과학은 그런 것을 연구하지 않는다. 질문은 과학적으로하되 답을 찾으려면 인문학을 소환해야 한다. 그 질문에 대답하는 것이 인문학의 존재 이유이자 목적이다. - P127

‘나는 유전자가 만든 몸에 깃들어 있지만 유전자의 노예는 아니다. 본능을 직시하고 통제하면서 내가 의미 있다고여기는 행위로 삶의 시간을 채운다. 생각과 감정을 나눌 수있는 사람들과 교류하면서 가치 있다고 여기는 목표를 추구한다. 살아 있는 마지막 순간까지 삶의 방식을 선택할 권한을 내가 행사하겠다. 유전자·타인·사회·국가·종교·신, 그누구 그 무엇에도 의존하지 않겠다.  - P128

창틀을 붙잡고 선 채 죽은 그리스인 조르바처럼!‘

나는 어릴 때부터 종교에 대해 여러 의문을 가졌고 독서와 대화와 경험으로 답을 생각해냈다. 대략 이런 것이다.
신은 존재하는가? 아니다. 누구도 신의 존재를 증명하지 못했다. 증명할 책임은 신을 믿는 사람에게 있다. 종교가 인간을 구원할 수 있는가? 아니다. 종교는 인간이 만들었고 종교인은 보통 사람과 다르지 않다. 종교는 도덕을 제공하는가? 그렇다. 그렇지만 종교가 없다고 해서  도덕을 세울 수 없는건 아니다. - P130

마르크스는 『공산당선언』에 이러한 ‘공산주의 천년왕국의 꿈‘을 펼쳐 보였다. - P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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