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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인 스틸
린지 페이 지음, 공보경 옮김 / 문학수첩 / 2020년 7월
평점 :
절판
제목도, 내용도 보기 전에 화려한 표지가 눈에 확 들어온 책이다. ㅎㅎ
먼저 표지에 반하고, 그 후에 제목을 보고 내용을 봤다는;;
사진으로도 참 화려하니 아름답지만 실물은 더 아름답다. 아하하하;;
진짜 나는 이쁘게 나온 표지에 약하다..그래도 항상 품에 안고 보면 기분이 좋으니까.
이런 점은 굳이 바꾸지 않아도 될듯~
이 책은 오랜 고전 중의 하나인"제인 에어"를 오마주한 작품이라고 한다.
어릴 때 읽어서 자세히는 기억이 나지 않지만 당당한 여인이 등장했던 책이라는 점은 확실히 기억하고 있다는. 근데 이 책은 당당함을 넘어서서 좀..섬뜩함을 느낄 수 있는 당당함??
소녀 제인 스틸은 어렸지만 약한 아이는 아니었다.
아버지는 돌아가시고, 남은건 어린 본인과 병약한 어머니.
본채에 살고 있는 숙모와 사촌 에드윈.
숙모와 사촌은 한번도 그녀들을 따뜻하게 대하지 않았다.
" 그래. 그런데 네 어머니가 기생충과 다름없다는 사실을 넌 부끄럽게 생각은 하니?"라는 말을
아무렇지 않게 내뱉는 에드윈이 모습은 상상만으로도...이마에 주름이 잡혔지만..
이야기의 마지막에서 다시 생각하면..아니다. 그래도 에드윈은 좋은 녀석은 아니니까.
그들이 살고 있는 하이게이트 하우스는 아버지의 온전한 소유였기에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당연히 제인 스틸과 그녀의 어머니에게 소유되어야했지만, 그녀는 어렸고 어머니는 병약했으니..
게다가 어느 날 갑자기 어머니는 제인 스틸의 곁을 떠났다.
숙모는 제인 스틸을 어머니의 장례식에도 참석하지 못하게 했다. 제인 스틸은 울며 매달렸지만
결국은 거절 당했다. 장례식에도 참석하지 못하고 제인은 생각했다.
"어머니가 돌아가셨으니 저들이 나를 어떻게 처리할까?"
"어머니는 어쩌다 돌아가셨을까?"
"어머니를 매장하는 모습을 왜 내가 보면 안된다는 거야?"
고작 아홉 살. 갑작스럽게 어머니를 잃은 아이가 하고 있는 생각이었다.
이런 환경에서 사촌오빠란 아이는 제인을 겁탈하려고했다. 그런 에드윈을 막으려다가 제인은
의도치 않게 첫 살인을 한다. 이 일은 그녀 인생을 송두리째 흔들어 놓는다.
음...소설의 아주 초반이었지만 나는 이때 약간 제인에 대한 편견(?)이 생겼던 것 같다.
그녀가 본인이 물론 의도한건 아니지만, 어쨌든 한 사람을 죽였는데..그로인해 분명히 충격도 받았는데..뭔가..살인을 했다는 점에 대한 두려움??그런건..안드러나는 거 같아서;;
그리고 약간 영화 "향수"의 남 주인공이 겹쳐보이기도했다.
그가 자신의 능력으로 살인을 할 수 있음을 알게 되고, 그 능력(?)을 막...드러내는 그 장면들이 생각나서..제인도 어쩌면 살인이 실수가 아니라 본인에게 내재되어 있는 어떤..능력으로 인식하는 건 아닐까.
이후 그녀는 로완 브리지라는 학교에 보내진다.
부유하지만 작위가 없는 가문 출신, 가난하지만 작위가 있는 가문의 출신, 굳이 오지 않아도 보내진 사람들, 제인 처럼 돈 많은 친척의 분노를 사서 다른 사람들의 사유지에서 종처럼 일하는 신세가 될 고아들이 생활하고 있는 학교였다. 제인에게는 첫 사회생활(?) 같은 곳이었는데 시작이 좋지 않았다.
아이를 위해 보낸 곳이 아니다 보니..교장이란 사람부터가 썩은 사람..ㅠ_ㅠ
학생들을 고문하듯이 괴롭히며 고통받는 아이들의 모습을 즐기는..친구란 존재가 생기면 그 사이를 이간질 시키고, 친구란 존재를 믿기보다 밟고 올라서도록 가르치려하는 곳이었다.
"어머니를 다시 만나기 위해 지옥으로 가야 한다면 가야지.
나도 사람의 형상을 한 재앙이 될 거야.
다만 아름다운 재앙이 되어주겠어."
결국 학교를 도망나온 제인. 그때부터는 정말 현실이었다.
잠자리, 먹거리...타인으로부터의 위협에서 자신과 친구를 지키고, 돈을 벌어야했던 생활.
학교에서 함께 도망나온 친구와 어렵사리 잘 견뎌냈지만 숨기고 싶었던 사실을 친구에게 들키면서
친구는 제인을 떠난다.
그리고 얼마후 제인은 신문에서 그녀가 떠나온 "하이게이트 하우스"에서 가정교사를 구한다는
구인 광고를 봤다. 그녀의 고향, 그녀의 어머니와의 추억이 있는 곳.
그녀는 하이게이트로 돌아가고자 한다. 가짜 추천서를 만들어 지원해서 제인은 하이게이트 하우스에 다시 들어가게 된다.
책을 1, 2부로 나누면 그 기점이 제인이 다시 하이게이트 하우스로 들어가는 부분이 아닐까 싶다.
어릴적 살았던 집으로 돌아가기전까지만해도 자신을 알아보는 사람이 있을까 걱정했던 제인.
다행히 함께 있던 사람들은 아무도 없었고 제인은 다른 사람이 될 수 있었다.
그런데 다른 사람이 된 제인의 모습을 보면서 어쩌면 아버지가 일찍 돌아가시지 않았다면,
어머니가 그렇게 갑자기 제인 곁을 떠나지 않았다면..
무사히(?) 부모님의 사랑을 받으면서 자란 제인의 모습은 다시 돌아와 본인이 가르치게 된
"사자라"를 아끼고 사랑하는 제인 스틸의 모습이 아니었을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런말 하면 좀 그렇지만..그녀가 죽인 사람들 대부분..아니..전부..
손필드의 말처럼..쓰레기 같은 사람들이었으니까 ㅜ
초반에 생각했던 향수의 남주인공 같은 모습은 2부에서는 찾아볼 수 없었다.
오히려 향수의 남주를 겹쳐봤던게 살짝..미안해지기까지했다.
1부에선 완벽하게 제인 스틸의 이야기였으면, 2부에서는 제인 스틸과 하이게이트 하우스 사람들의
이야기이다. 개인적으론 무거운 느낌이 강한 1부보다는 사연도(?) 많고, 스펙타클한 2부가 정말
재밌었다. 아, 물론 1부도 재밌다. 등장하는 인물과 이야기를 재밌다고 표현하면 좀 그럴지 모르지만;
보는 내내 지루하지 않고 페이지가 빠르게 넘어갔으니 재밌다고 일단은 표현하기로 ㅎㅎ
아..표현력 부족진짜 ㅠㅠ
2부에선 등장인물들도 많아지고, 뭔가 내용이 화려(?)해진다.
생각지 못했던 인물들, 사건사고들.
그리고 무엇보다 맘에 드는 건 1부는 왜그렇게...못난이...나쁜 사람, 안타까운 상황들만
등장해서..보는 내내 주먹 불끈했는데..
2부는 약간 아슬아슬하기도 하고, 숨겨진 비밀(?)에 분노하다가도 실타래가 풀리는 거 같아서 안심이 되기도 하고, 어쩌면 제인이 행복해 질 수도 있겠구나 하는 기대도 갖게 되고..
혼자서 이랬다가 저랬다가..ㅎㅎ 그러면서 마지막까지 정말 재밌게 읽었다.
만약에 영화로 만들어져도 재밌을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