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게 있어 "잘찍은 사진=운"이었다.
마음은 있는데 결과물은 표지를 찍은 저 사진의 빛 만큼 엉망이 대부분이라..
10장을 찍으면 그중에 살아남는건..많아야 한 두장 정도?
예전에는 사진찍는거에 별 관심도 없었고, 사진이 남는거란 말도 크게 공감하지 않아서 완전 똥손일지라도 전혀 상관이 없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업무 때문에 행사 사진을 찍는 다거나 뭔가 기록을 위해서 사진을 찍을 땐 좀..스트레스를 받고 있다. 내가 생각해도 너무..똥손인지라; 팀장님이나 과장님이 내게 사진을 찍으라 하시면 아하하하...맘속으로 땀이 흐르기 시작한다. 과연 잘 찍을 수 있을까...지나가면 다시 오지 않을 순간들인데..기록으로 잘 남길 수 있을까 싶어서 내내 불안불안..그래서 한두장이면 될 사진을 기본 20장은 찍고 본다
는..뭐..이중에 한 두 장은 건질 수 있지 않을까하는 간곡한 마음을 담아서;;
똥손에 스트레스를 받게 된 건 어쩌다 기회(?)가 오는 업무 때문이기도 했지만.
그보다는 몇년 전부터 다니기 시작한 여행때문이었다. 가족여행도 거의 가지 않았던지라..
회사에 입사하고 동기들하고 슬쩍슬쩍(?) 여행이란걸 다니기 시작했다.
초반에만해도 사진찍는게 어색하고, 찍히는건 더더욱 싫고.. 그래서 여행을 가서도 굳이 카메라 안에도, 밖에도 있지 않으려고 노력했었다.
근데 여행을 다니다 보니 그 시간이 다시 오지 않을 귀한 시간이라는 생각을 하게 됐고, 기억속엔 지우개가 있는지라 아무리 좋은 기억이라도 시간이 지나면 흐릿해진다는 걸 알게 됐다.
그 흐릿해지는 기억을 되살려줄 수 있는 것이 사진이라는 걸 새삼 느끼게 됐고.
그러면서 멋진 장소나 좋은 사람들과 있을 때는 종종 사진을 찍으려고 하는데 그때마다 약간의 좌절감을 맛보는 경우가 많아서..내가 내 사진을 잘못 찍는 경우라면 덜했지만, 누군가를 찍어주고 나서
그 사진이 내가 봐도 너무 엉망이면 상대방에게 진짜 미안했다. 상대방의 추억을 망친거 같아서 ㅠ
앞으로도 계속 하고 싶은 일이면 기왕이면 핸드폰 카메라가 아니라 하나의 카메라를 가져보자 하고
작년에 카메라를 하나 사긴 했다만,역시.. 없던 카메라가 생긴다고해서 똥손이 금손이 될 순 없었다.
몇 번 카메라를 들고 나가보긴 했지만 몇 장 찍다가 이내..슬그머니 가방안에 넣기가 일쑤였다.
그래서 이 책을 처음 봤을 때 그저 반가웠다. 그래 역시 답은 책이다!!! 라는 생각과 함께. ㅎㅎ솔직히 배우고는 싶은데 어디서 어떻게 배워야하는지 도저히 모르겠고..왠지 전문가가 아니라면 사진을 배우고자 한다는 것도 좀 이상한거 같고;
저자인 스콧 켈비는 전무가이다. 사진가이자 디자이너이기도 하고 라이트룸, 포토샵과 사진 온라인
교육 사업을 전문으로 하는 회사의 대표이사이기도 하다. 이런 책을 비전문가가 쓰긴 어렵겠지만 ㅎㅎ
역시나 책은 사진을 전문으로 하는 사람들이 보면 정말 좋을 것 같았다.
인물사진용 렌즈부터 카메라 설정이나 태양광 이용, 구도, 심지어 포즈까지 담겨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