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역 근처 마이아트뮤지엄에 다녀왔다. 이탈리아 국립 카포디몬테 미술관 19세기 컬렉션 : 나폴리를 거닐다를 하고 있다. 전시기간은 11월 30일까지로 넉넉하지만 월요일에 여는 미술관이 별로 없어 월요일에 방문하기 좋다. 보통 국중박을 방문하지만 지금 조선전기미술 마지막 남은 9점 교체중이고 내일부터 5일간 무료라서 오늘은 적절한 날이 아니다. 이외에 곧 열릴 롯데뮤지엄 옥승철전을 월요일에 가면 좋을 것 같다. 월요일에 여는 곳은 따로 봐두었다가 그때 가야한다.


한글제목은 나폴리를 대리 체험하는 듯한 인상을 풍기지만 영어 제목 culture and society in the 19th... 은 그림을 통해 당대 문화와 사회의 변화상 읽기라는 의도를 명확히 밝히고 있다. 전시는 여성 초상화에서 각종 사회계급의 초상화를 지나 일상의 풍경으로 넘어가는 간단한 구도를 취하고 있다. 이전 마이아트에서 했던 무하 로트렉 스웨덴 등에 비해 작품 수가 적어 금방 둘러볼 수 있다.


한국에는 유럽회화 원화가 없고 다 비싼 보험 들어서 들여와야하기에 긴 호흡의 전시를 하기가 어려운 한계가 있다. 눈을 낮추면 외국에 돈과 시간을 들여 나가지 않고 볼 수 있다는 것에 만족할 수 있다.


전시 사진을 한꺼번에 올리지 말고 캡션의 의미를 더 풍부하게 해석하면서 하나씩 올리는 게 좋지 않을까? 저작권은 1950년 이전은 문제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


전시 가장 마지막 회화인 아틸리오 프라텔라Attilio Pratella(1856-1949)의 1890년 유화, <아침에(in the morning)>을 다뤄보자.

캡션은 프라텔라가 생계를 위해 도자기 공장에서 일하고 있다고 운을 떼고 이 그림이 작가가 젊은 시절 근무했던 마달레나 다리 근처 도자기 공장의 창밖 풍경을 담은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likely라서 ~듯하다는 추정의 뉘앙스다.



In the morning likely depicts the view from a window of the ceramics factory near the Maddalena Bridge, where he worked in his youth.


이 설명이 아니었으면 전혀 창밖의 풍경인지 알 수가 없다. 이런 작가약력 문헌조사와 풍경에 대한 필드워크는 이 분야에 전문성을 키운 학예사의 영역이다. 역사가의 핍진한 사료분석이 곁들여져야 비로소 더 알게 되는 것이 있다.


이어서 시각적 분석은 이렇게 설명한다. "옅은 하늘빛 아래 우뚝 솟은 플라타너스 나무, 그물망처럼 얽힌 그림자, 화면 속 작은 인물들은 도시 풍경에 생기를 더한다"


한글번역에서 영어설명을 약간 잘라먹을 부분이 있어서 더 풍부하게 서술해본다.


그냥 옅은 하늘빛이 아니라 옅은 아침 하늘빛이다. 시간성을 더해야 그림이 확 산다. 칙칙한 겨울 아침이구나. 앙상한 나뭇가지와 인물들의 긴 옷차림을 보아 유럽의 칙칙한 겨울녘일 거다.


towering은 타워, 탑처럼 우뚝 솟았다는 말이므로 회화에 수직성을 더하는 나무에서 확인할 수 있다.

web-like play of shadows는 그물망처럼 얽힌 그림자일 수도 있지만, tree and web-like..이므로 수직으로 우뚝 솟은 나무와 그 나무 가지들이 만들어내는 그물망 같은 그림자로 시선의 위치가 나무->나무가지->아래로 내려와서 땅바닥의 그림자로 이동한다


영어 한 문장이지만 핵심적이고 간결한 문장으로 시각적 분석과 효과, 의미를 다 품었다.

1) Under a pale morning sky,

2) a towering plane tree and the web-like play of shadows

3) create a rhythmic composition,

4) while the small figures scattered throughout the scene bring life to the urban landscape


1) 전치사+명사(시간) : 옅은 아침 하늘 아래

2) 명사 주어 :우뚝 솟은 나무와 그 아래 그림자가 (수직 기둥, 수평 가지들, 아래 그림자로 시선이동)

3) 동사+목적어 : 리듬감있는 조형을 만들고 (효과)

4) 접속사 부문장 : while.. 조그만 인물들이 도시 풍경에 생기를 더한다 (의미)

- 여기에서도 명사 주어(small figures)에 주동사(bring..) 전 분사구 붙어서(scattered through the scene) 그냥 화면 속 조그만 인물들이 아니라 양옆으로 풍경 속에 퍼져있는 인물들이라 시각을 좌우로 수평으로 확장하는 효과를 준다.


그림 중간에 먼 거리 풍경을 긴 지평선으로 담는 기법은 풍경화에서 자주 보인다. 가까이에 있는 사물은 크게 담고 먼 거리에 있는 건물, 산, 자연 등 지형지물을 작게 그리는데 종종 강가의 도시를 그려 라인 두 세개로 그림에 깊이를 담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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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nine 2025-08-05 09:3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오, 이 그림 보자마자 저를 끌어 당기는걸요.
국립중앙박물관 새나라 새미술, Mana Moana 각각 다른 날 보고 왔는데, 학생들 방학이라 북적북적 하더라고요.

글을매일씁니다 2025-08-05 12:14   좋아요 0 | URL
무료인데다가 학습지 회사가 그렇게 유도를 한다고 하네요
아시아1위, 세계 6위인데는 상설전 무료입장이 이유 중 하나라는 해석도 있구요
 

쉬빙

없는 한자 만들기


https://ucca.org.cn/en/exhibition/xu-bing-thought-and-method/?fr=sear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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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일조의 복음 - 성경에 뿌리내린, 가장 균협 잡힌 십일조 안내서
김지찬 지음 / 생명의말씀사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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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밌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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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www.koreatimes.co.kr/lifestyle/arts-theater/20250720/hilma-af-klint-painted-for-spirits-and-century-later-the-world-is-finally-looking


더코리아타임즈 박한솔(Park Han-sol)기자 부산현대미술관 힐마 아프 클린트 전시 리뷰

인트로 세 단락이 좋다


1. BUSAN — The origin of modern abstraction has long rested on a handful of towering names: Kandinsky, Mondrian, Malevich. Men whose legacies are etched into museum walls and art history textbooks, whose breakthroughs are hailed as the beginning of it all.


(부산에서) 근대 추상의 기원은 오랫동안 몇몇 거장들의 이름에 기대어 왔다. 칸딘스키, 몬드리안, 말레비치와 같이.

그 남성들은 미술관 벽면과 미술사 교과서에 이름이 새겨져 있고

그들의 돌파구는 모든 것의 시작으로 칭송받는다.


주어 + 동사 한 문장

콜론(:) 나열

이어 완벽한 문장이 아니라 예술가 세 명이 이어진 Men과 관계대명사 연타

주어 whose legacies.. , whose breakthroughs..

이때 whose 이하를 술어로 빼서 연결하면 좋다.

그 Men들의 이름은 .. 새겨져있고

+ 그들의 ..


2. But some revolutions bloom in silence. And they wait for history to catch up — even if it takes a century.

그러나 어떤 혁명은 침묵 속에서 피어난다. 그리고 역사라는 것이 그것을 따라잡기까지는, 한 세기가 걸리기도 한다.


중간 임팩트 주는 시적인 문장.

남성 예술가 세 명만 알고 있었으나.. 뒤늦게 이런 사람도 있었다.


3. Several years before Kandinsky painted what he would call “the world’s first-ever abstract picture” in 1911, a Swedish woman named Hilma af Klint (1862-1944) was already conjuring ellipses and spirals floating across vibrant fields of color — works that broke free from the visible world and the rules of representational art.

칸딘스키가 1911년에 자신이 ‘세계 최초의 추상화’라고 부른 그림을 그리기 몇 년 전, 스웨덴의 여성 화가 힐마 아프 클린트(1862–1944)는 이미 색의 장(場)을 가로지르며 부유하는 타원과 나선의 형상을 불러오고 있었다. 그것은 눈에 보이는 세계와 재현 미술의 규칙에서 완전히 벗어난 작품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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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엑스 근처 마이아트뮤지엄에서 남부 이탈리아 카포디몬테 초상화 컬렉션전이 열렸다.


카포디몬테(capodimonte)는 대충 head of mountain 그러니까 해변을 바라보는 산정상 미술관이라는 뜻이다. 외국어로 읽어서 뭔가 있어보이지만 뜻을 보면 가벼운 지명인 경우도 숱하다. 유럽 낮은 둔덕 지형을 일컫는 부르그라든지. 그러니까 산정미술관!


인트로 아래에 보면 visiting the .. museum, which opened.., is like leafing through an art history textbook이라고 되어있는데 한글설명에서 빠졌다.


우리나라는 미술사 교과서가 없고 읽어본 경험도 없기 때문이다. 동사 리핑은 공간감적이다. 꼼꼼히 읽는 reading이 아니라 나뭇잎에 바람이 스르륵 날리듯 페이지를 휘리릭 넘기며서 읽는 것을 나타낸다.


미술사 교과서처럼 많고 다양한 컬렉션이 있어 카포디몬테 미술관 방문이 곧 주욱 일별하는 것과 같다는 의미를 표현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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