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전지적독자시점 보고 왔다.


원작팬들은 원작에 대한 예우가 없다 반발하고 중요한 설정이었던 배후성 시스템을 대거 들어내고 이지혜를 스나이퍼 캐릭터로 바꾼데 마상을 입은 모양이다. 나는 전독시 소설 세트를 샀지만 아직 읽지는 않았다. 영화를 봤으니 이제 읽어 보려고 한다.


원작을 모르고 영화를 본 사람의 입장에서는 전형적인 액션신을 잘 뽑아냈다고 생각했고 편의점 볼록 반사경을 사용하거나 카메라 워킹이 특이한 연출은 있었다. 2시간을 그래도 이해시키면서 지루하지 않게 데리고 갔다고 생각한다. 


사실 모든 레퍼런스는 새롭지 않다. 연출과 스토리가 모두 참신해야 인구에 회자되는 대작이 되는데 지금은 투자자들에게 선례라고 만족시키기에 합당한 레퍼런스로만 구성되었다.


도깨비는 365MC 지방흡입 캐릭터 같다. 상태창은 나혼렙과 댓글부대 등에서 썼다. 충무로역 화룡은 엑스맨 센티넬 같다. 스나이퍼 이지혜는 일본문화의 전투미소녀 구조를 따왔고, 최근 수상한 <소녀 동지여 적을 쏴라>도생각난다. 성좌 후원 시스템은 아프리카TV와 결을 같이하고 이미 넷플 드라마 마스크걸에서 다루었다.


배우의 기용은 전형적이어서 지루하다. 국회의원 빌런 표리부동한 정성일, 쿨한 척 하는 시니컬한 주인공 이민호, 소프트함을 담당하는 채수빈 등등


지수의 배우적 활용이 아쉽다. 차라리 <천박사 퇴마연구소>에서 선녀로 나온 신스틸러가 더 좋았다. 미스 에이 수지가 2011년 드라마 드림하이에서 나왔을 때랑 비슷하게 연기력이 부족하고 대사 전달이 잘 안된다.


채수빈을 포함한 조연들이 차라리 연극적이면서 대사전달을 잘하고 자기 역할을 잘 소화한 편.


그외는 모두 VFX의 힘이다. VFX와 그 연출방식은 감독과 스튜디오가 고심한 듯하다.


원작 논란은 차치하고 이 영화의 스토리 얼개에는 짚고 넘어갈 부분이 있다. 초월적 메시아가 등장해 문제를 해결해준다는 한국형 스토리 구조가 있다.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에서 보아하듯 미국은 DIY로 수술할 정도로 자기 문제는 알아서 각자 해결한다.유럽 영화는 사회의 모순과 개인의 심리를 다루는데 구조의 탓으로 문제를 돌려도 해결은 개인의 몫이다.


그런데 유독 한국 스토리는 내가 고통받고 있으면, 혹은 노력하고 있으면 거대한 힘을 가진 누군가가 돌봐준다는 프레임이 많다.


이는 부분적으로 한국의 내전이 미국이라는 패권국에 의해 종결이 되고, 산업화도 정부주도로 이루어지고, 대기업 수출로 국가경제가 견인되고, 인격화된 유일신인 기독교 인구가 널리 확산된 것과 무관하지 않다. 모두 내 힘이 아니라 상위의 존재가 문제를 해결해주고 개인은 이를 따라가면 되는 식으로 문화적 문법이 성립한다.v나혼렙을 비롯한 회빙환 웹툰에서 이러한 메시아적 망딸리떼(심상구조, 멘탈리티)는 시스템 관리자로 구현된다. 그리고 주인공은 시스템의 특혜와 은혜를 입어 행운을 얻고 레벨업을 한다. 사실상 형평적이지 않고 민주적이지 않은 방식이다. 커뮤니티 안에서 논의하며 문제를 진득하게 해결을 보는게 아니라 상위 개체가 시스템에 혼란을 주어 나만 이득을 보는 시스템이다 각자도생의 한국사회안에서는 이런 방식으로 문제가 해결되는 스토리가 범람하는 것은 사회문제가 픽션으로 발현된 증상이다. 징후다.


또한 전체 시나리오를 아는 상태로 다시 리플레이하는 듯 스토리가 전개되는 것은, 수능 과목을 다시 준비하는 재수 삼수 문화에서 비롯된다고 생각한다. 6모까지 기본, 심화과정 9모까지 문제 몇 개 하는 식으로 1년을 디자인해서 시험을 치르는 것은 현생에서 한 번 fail한 게임을 리플레이를 하는 것이다. 명문대 입학 후에는 CPA나 고시같은 자격증 준비에서 활용되어 이 심상구조가 여전히 활약하고 전세대에 널리 퍼진다. 아, 이런 식으로 살면 되는구나 하면서


아울러 다른 방식으로는 아이 양육할 때도 적용된다. 자신이 살아온 방식대로 트랙을 정한 뒤 그대로 밟게하는 루트인데 성인이 되어서 보니 이런 식으로 했었더라면 더 학벌 시스템의 이득을 봤을 것이라는 체념어린 판단이 이 집착을 강화한다.




전독시 뿐 아니라 회빙환계 즉 리플레이형 픽션에 메시아인 시스템 관리자의 구원와 은혜도 동반되는 것이 보편적으로 확인된다. 다시 해서 성공해서 열매의 단맛을 맛보아야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런 식으로 자기 문제를 강대국이 패권국이 정부가 시스템관리자가 해결해준다는 믿음이 강화되면 사람들은 현실에서 도피해 이세계에 침윤되고 현실도피적, 무정치적 태도가 강화될 것이다. 이에 깨어있는 시민의식이나 보통의 마음, 중산층은 사라지고 소수의 래디컬이 대중을 호도하게 될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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