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동안 국가와 문화에 대한 편견을 깨 준 글 두 꼭지가 있었다.


하나는 영국인의 칼럼으로, 셰익스피어와 제인 오스틴이 문학의 기치를 앞세워 독서강국을 표방하는 듯한 영국이 성인 독서통계도 처참해 한국과 비근하고, 읽어도 고전보다는 가벼운 장르문학을 읽는다는 내용이었다.


언뜻 우중충한 날씨에 하루종일 장작 곁에 앉아 독립서점에서 데려 온 따끈따끈한 1차세계대전서나 논픽션을 스콘과 홍차와 함께 우물우물하며 읽을 것 같은 이미지인데 안 그럴 수 있다고 깨달았다. 물론 실상은 알 수 없고 많이 읽는 사람이 정말 많이 읽는 것일 수도


다른 하나는 일본 교토 카히츠칸의 근대예술가의 서(예) 전시의 서문의 두 단락으로, 종이에 글씨를 쓰고 지인끼리 편지를 주고받으며 문서를 정갈하게 보관하는 이미지의 일본에서도 점차 손글씨의 서예문화가 컴퓨터와 이메일의 보급, 활자문화의 획기적인 우수성(명석함), 학교교육의 필수과목 제외 등에 밀려 뒷방 마님이 되어가고 있다는 취지의 글이었다.


그렇구나!


https://www.chosun.com/opinion/specialist_column/2026/07/09/JCTHCR6E2ZGY5MIZOS2IH2WO4A/


http://www.kahitsukan.or.jp/frame.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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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 롯본기 미술관 세 코스


국립신미술관+21_21디자인 사이트+모리미술관


중 산업디자인 전시가 좋았던 인사이트관에 대한 좋은 설명!


https://youtu.be/g3MTFHH8bWc?si=6G_FXVXSzCiVzpCw


그리고 똥 순환 전시에 대한 옛날 내 글
https://blog.aladin.co.kr/797104119/162556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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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원전 52년 키케로의 연설. 클로디우스 살해 혐의로 기소된 친구 밀로가 그 일당의 매복에 맞선 정당방위였다는 취지로 웅변한 <티투스 안니우스 밀로를 위한 변호 연설문>이다. 카틸리나 탄핵 연설(In Catilinam)만큼 유명하지 않고, 시인 아르키아스 변호(Pro Archia) 같은 단편보다는 긴 105절로 구성되어있지만, 키케로 법정 연설문 중 압도적으로 좋다고 개인적으로 생각한다.

문법적으로는 수많은 종속절이 얽혀 있다가 문장 맨 끝에 동사가 나오면서 결론을 맺는 거대한 문장 구조인 주기문의 정수를 보여주고 (비슷한 느낌은 버트런드 러셀 행복의 정복 원서에서 주어 다음 동사가 한 페이지 이후 나오는 부분이나, 독일어, 특히 칸트의 글에서 볼 수 있다)

수사학적으로는 상대방의 예상 질문을 미리 차단하는 예방진술(anticipation), 고조된 감정으로 청자를 호명하는 돈호법(apostrophe), 반복강화와 점층법 등이 보여 일품이다.

서문만 한글로 해석하면 이렇다.

판본은 loeb(1931), 문법 짚을 곳도 여섯 군데있다.
군인들에게 둘러싸여 변호연설하는 상황이다

판사 여러분

가장 용감한 분(밀로)을 위해 변론 연설을 시작하는 제가 정작 스스로는 무서워하는 것이 부끄러운 일이 될까 봐 두렵고

정작 (변호인인)내가 그의 재판에 그에 걸맞은 대담한 마음을 가져다줄 수 없다는 사실은 전혀 격에 어울리지 않는 일이 될까 봐 두렵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새로운 재판의 새로운 형태(=군대가 주둔한 모습)는 제 눈을 두렵게 만듭니다.

제 눈은 어디를 바라보든 간에 광장의 오랜 관행과 재판의 옛 관습을 찾고 있으니 말입니다.

왜냐하면 여러분의 이 재판 자리는 늘 그러했듯이 일반 청중의 띠로 둘러싸여 있지 않고, 우리는 평소에 보던 익숙한 군중으로 에워싸여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여러분들이 신전 입구마다 보고 계시는 저 방어 병력들은 비록 폭력에 맞서 배치된 것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에게 아무런 영향을 주지 않는 것은 아닙니다.

비록 우리가 안전하고도 필수적인 방어 병력에 둘러싸여 있을지라도 광장과 법정 안에서 어떤 두려움도 없이 두려워하지 않는 것조차 불가능할 정도로 (시각적 위압감을) 주기 때문입니다.

판사 여러분, 만약 제가 이 군대가 밀로를 겨냥해 배치된 것이라 생각했다면

저는 시국에 굴복했을 것이며 이토록 거대한 무력의 한가운데에 변호인이 설 자리는 없다고 생각했을 것입니다.

하지만 가장 지혜롭고 가장 정의로운 분인 그나이우스(Cn.) 폼페이우스의 결단이 저를 다시 일으켜 세우고 회복시켜 줍니다.

그는 재판관들의 판결에 피고인으로 넘겨준 바로 그 사람(밀로)를 군인들의 무기에 내던져주는 것이 자신의 정의에 맞지 않는 일이라 분명 생각했을 것이며

흥분한 군중의 무모한 맹동을 공권력으로 무장시키는 것 또한 자신의 지혜에 맞지 않는 일이라 생각했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문법1)

Etsi vereor, iudices, ne turpe sit pro fortissimo viro dicere incipientem timere, minimeque deceat, cum T. Annius ipse magis de rei publicae salute quam de sua perturbetur, me ad eius causam parem animi magnitudinem adferre non posse, tamen haec novi iudici nova forma terret oculos, qui, quocumque inciderunt, consuetudinem fori et pristinum morem iudiciorum requirunt.

-vereror ne + subj(sit)
-ne turpe(C) sit(V) + (acc + inf 품은 문장)
-주어acc=incipientem=me(변론을 시작하는 내가) + 동사inf=timere 두려워하는 것

-timere + inf(dicere) + pro +abl. 가장 용감한 분을 위해 말하는 것을 두려워한다.
(나는) 두렵다(vereor ne), 가장 용감한 분(밀로)을 위해 변론하기를(pro fortissimo viro dicere) 시작하는 내가(incipientem), (정작 법정에서) 두려워하는 것은(timere) 부끄러운 일일까 봐(turpe sit).˝

밀로를 위해 말하는 것을 + 내가 + 두려워하는 것이 추한 일까 나는 두렵고
pro+abl.를 위해 dicere함을 incipientem=me가 timere하는 것이 sit turpe추한 일일까 + 나는 무섭고vereor

영문해석은 N.H.Watts. Watts는 incipientem을 to begin a speech로 풀었으나, C.D.Yonge을 따라 one who is beginning to speak가 낫다.

2) ad eius causam parem animi magnitudinem adferre non posse

causa, par-paris, magnitudo모두 f.sg로 acc지만 의미상

ad + causam / parem magnitudinem 끊는다.
그의 재판에 / 걸맞은 (대담한) 마음을
걸맞는 재판이 아니라 걸맞는 마음이다.
adj/N gen N는 희랍어에서 많이 보이는 샌드위치구조

3)
pro+abl에서
templis omnibus 모든 신전들 다음에
cernitis까지 pl.abl.로 걸리는게 아니라 you all(여러분들이) 보고 있다는 cerno의 2인칭복수현재능동직설법

4) 이중부정 결코 아닌게 아니다. ne non, tamen ne non

5) 그외 접속법, ut, 수단의 탈격 (배우긴 어려우나 해석은 쉽고 1,2,3,4,6이 독해에서는 더 헷갈린다)

6) Quae si opposita Miloni putarem
quae 대격 전진배치
그리고 이것들을(군대들을) 만약 ~겨냥/대항해 배치되었다고, 밀로에게, 내가 생각한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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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 진보쵸 헌책방 거리에서 고문진보를 찾을 수 있을까 검색하다가 아예 서점거리를 지도화하고 내부를 VR화한 사이트를 발견해서 놀라웠다.


한문서를 찾다가 잇세이도가 좋다고 가상탐방하다가 2층에서 서양 미술사 책을 한 가득 발견했다. 아니 이런 책도 있다고?

https://jimbou.info/virtual/

https://www.isseido-books.co.jp/



청말의 고문관지는 검색되지 않고 화역된 고문진보는 있다. 조선과 에도일본은 당송 고문의 고문진보가 반입되고 유통된 후 커리큘럼에 정착된 다음 이 책을 계속 읽었다. 많이 읽은 이유는 그 서적이 보급된 까닭이다. 책이 있어야 읽을 것도 있는거니까. 동아시아에서 서적이 하나 자리를 잡으면 다른 개정판?이 대체하기 힘들다.


이유는 한자라는 매체의 특성과 목판 활자 간행방법, 그리고 지리적 특성이 결합된 것으로 추측한다. 알파벳은 조판이 쉬운 표음문자고 한자는 종류가 많고 다양하다. 한자는 금속으로 자마다 낱개로 주조해도 한계가 있다. 어떤 인명과 지명은 출현빈도가 한 번밖에 없는 것도 있다. 


목판의 경우 일단 엄밀한 고증을 거쳐서 깎아놓으면 바꿀 수 없다. 글자가 틀리면 전체 판을 다시 깎아야한다. 전시장에서 보이는 장경은 다 그렇게 실수하지 않기 위해 한 글자 깎고 삼배하고 했던 노력의 결과. 초고가였던 금니도 마찬가지. 실수하면 죽음이다. 그렇게 완성된 조판에 먹을 발라 한 페이지씩 인쇄하면 끝. 거칠게 비유하면, 정해진 모범 교과서, 전과, 백과사전 출판같은 것이다.


구텐베르크의 인쇄혁명 이전에 유럽 중세 수도원에서도 계속 필사를 했는데 필사본의 가격은 인건비+희소성이 겹쳐 초고가였다. 필사는 보급이 쉽지 않다. <성균관대 스캔들> 사극로맨스소설에서 남장 서생은 빠른 손을 살려 알바로 필사를 하는 설정이 있는데, 판본이 확립된 서적은 언제언제 각자한 판본으로 계속 간행되고 야담같은 것은 사람 손으로 계속 썼어야했던 것.


우리나라의 금속활자로 인쇄한 직지가 1377년 간행되어 1450년경의 구텐베르크보다 빠른 것은 맞지만, 유럽은 금속활자의 혜택이 더 좋았다. 알파벳 표음문자 52개만 만들고 자주 나오는 모음은 더 만들고 해서 금방 금방 조합할 수 있는 언어의 힘을 입어서 훨씬 더 빠르게 글이 확산될 수 있었다. 

한문은 알파벳보다 어렵고 복잡해서 쓰기에도, 판각을 만들기에도 시간이 걸려 알파벳보다 빨리 쓰이고 신속히 유통될 수 없다. SNS의 글 유통과 확산도 마찬가지. 쉽고 재밌고 가벼우면 많이 퍼지고, 어렵고 관점이 있고 무거우면 퍼지지 않는다.


게다가 유럽은 거의 평지라 이동이 쉬운데 한국과 일본은 물로 막혀있어 서적의 유통이 힘들다. 험준한 산을 넘고 거친 바다를 건너야한다.


그래도 한국에는 대만에서 공부한 성균관대 명예교수가 번역한 고문관지 역서도 있는데 일본에는 고문관지가 아예 검색되지 않는다. 검색되면 상하이에서 출간된 중국서적이다. 그리고 고문진보가 한국처럼 많지도 않고, 일본 자체의 고문서 해독법에 대한 책이 많다. 그만큼 우리처럼 다이제스트 선집을 읽어 과거시험 보는 전통이 아니었다는 방증일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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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학 입문하기 - 삶의 방식에서 살아 있음의 철학까지, 인류학의 가장 위대한 질문들
오쿠노 카츠미 지음, 지비원 옮김 / 갈라파고스 / 202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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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밌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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