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화가의 연필과 목탄 드로잉을 보는 것
수묵화의 담묵과 준법을 보는 것
만화가의 필선을 보는 것
혹은 우리에게 드러난 최종 진화과정으로서 자연을 보며 그 원인과 변화 과정을 추적해가는 것

디테일은 다르지만 시지각의 훈련법과 사고실험이라는 점에서 그리 다르지 않다

아르누보 체코화가 알폰스 무하가 연필로 휙휙 그은 선에서 우아함이 있고

보티첼리의 단테 신곡 삽화에선 정중동의 미학이

에곤 쉴레에선 파괴적인 섹시함과 동시에 관능 속에 끝점이 정해진 붕괴되는 세기말적 체념이 보인다

고매한 회화뿐 아니라 스틸컷이라는 점에서 만화가도 같은 생각의 훈련도구를 제공하는데
슬램덩크의 자전거가 내달리는 배경 속 바람을 표현한 디테일한 선과 힘준 한 페이지 컷과 열혈강호의 땀방울과 털과 과격함과 체인소맨의 막 그린 단순화된 등장 장면(달리는 허벅지)를 두고 표현법을 비교해본다

이렇게 완성된 최종 일러스트에서 중간 작업과정 속 고민을 톺아보면
미술과 과학은 그리 멀지 않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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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터 도티의 마인드 매직 - 스탠퍼드대 뇌과학자가 전하는 잠재의식 사용법
제임스 도티 지음, 박세연 옮김 / 다산북스 / 202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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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밌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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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촌 건축 기행 - 익숙한 도시의 낯선 표정을 발견하는 시간
천경환 지음 / 디자인하우스 / 202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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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출간된 <북촌 건축 기행> 읽었다. 천경환 건축사의 책이다. 


국현미 금호미술관 갤러리현대 송원아트센터 등등 안국역 부근을 좀 들락거린 전시 러버라면 모두가 관심을 쫑긋할 책이다.


건축적 특징을 정확히 보여주는 깔끔한 사진과 이를 생동하는 감각적인 표현으로 서술해서 이미지와 문자를 비교하며 읽는 맛이 좋았다.


무엇보다 한 꼭지당 배정되 글 양이 적으면서 내용에선 깊이를 추구해, 꾸덕하니 밀도 있되 한 입에 쏙 들어가는 카라멜 초코 디저트를 먹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섹션별로 접근방식이 다르되 내용상 일관성이 있어 전하려는 메시지에 소구력이 있다. 사회생활을 바쁘다가도 다시 집어 들어도 웹드라마처럼 빠르게 캐치가 되어 부담없이 읽기에 좋아 보인다.


책을 덮고 나니 서문에서 제시한 저자의 두 가지 소원은 이루어졌다고, 독자 한 명은 말해본다. 

'어렴풋이 짐작하고 있던 건축에 대한 상식을 의외의 관점에서 재발견할 수 있었는데' (p8 재서술) 예컨대 북촌한옥마을의 매력포인트와 메시지에 대해 새로운 시사점을 주었기 때문이다.


특히 물나무 사진관에서 다룬 계동길의 역사(p194)와 계동길 풍경을 모양새, 풍경, 상업 등으로 네 가지 다른 접근 방식은 유효했다. 담론에 대한 심도있는 이해는 부록의 로버트 하우저 대담에서 더욱 획득할 수 있었다.


저자는 나는 어떤 건축인가 하는 존재론적 고민과 나는 어떤 건축을 해야하는가 하는 행위적 차원의 두 화두를 마주해, 한국적 건축은 무엇이고 한국적인 아름다움은 무엇인가 라는 더 큰 범위의 질문으로 나아가 독자를 높은 수준의 논의가 가능한 공적 테이블로 초대한다. 


그리하여 개인적 차원의 이야기가 사회적 영역으로 확장되는 글의 오솔길을 더듬는 독서 과정에서, 건축에 대한 주변적, 미시적, 개인적 역사가 도시공간과 문화에 대한 제도적, 거시적, 사회적 아젠다로 시선의 너비가 넓어지는 경험을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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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님 말씀대로 살아보니 - 인생이 가벼워지는 15가지 불교 수업
토니 페르난도 지음, 강정선 옮김 / 윌마 / 202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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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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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의 빌런은 품위가 있었고

도덕을 믿는 이상주의적 인물이었으며

대결에서도 매너가 있었다

시대 분위기가 바뀌어

지금은 게임에서와 마찬가지로 제거가 목적이다


포켓몬스터의 악당 로켓단을 포함해 아이들 만화에서

빌런은 성인 느와르, 복수물과는 달리 끔살당하지 않고

오늘의 일과처럼 정해진 스파링 한 번하고

반려동물처럼 서로 정해진 멘트를 날리며 짖다가

내일을 도모하며 헤어진다


홍콩영화 주윤발의 따꺼 캐릭터도 이렇다고 한다(주성철의 마지막 홍콩배우 양조위에서 읽음)

어쩔 수 없는 구조적 요인에 의해 서로 파벌이 달라져

이번 생애에서는 대결구도가 잡혀 적으로 만났으나

존경할 점이 있는 인물이다


이런 캐릭터성을 보여주는 스토리가 드물고

꼰대라고 낙인찍히며

서사에서 상당히 빨리 퇴장한다

젊은 사회에서 노년의 푸대접을 대변하는 같기도 하고

시대정신이 바뀌었다는 방증이다


가끔 오히려 주인공마저 피카레스크적 인물, 즉 악당이 되곤 한다.

오늘날 사람들은 늘 자신의 내면과 결투하는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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