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별 대표적 기질을 MBTI로 표현해볼 수 있다면?


물론 그냥 재미로 생각해보는거야 사바사 케바케지


스페인은 ENTP같아 열정적이고 즉흥적이고 사람들과의 교류를 즐기고 유쾌하고 쿨해 창의적이고 틀에 얽매이지 않고


독일은 INTJ같아 구조적이고 계획적이며 효율을 중시하고 철학적이고 논리적이고 체계적이야


미국은 재미를 추구하다가 현실에 부딪혔을 때 수익성을 따지는게 ESTP같고


프랑스는 INFP 영국은 INTP


한국은 음.. ISFJ가 많은 나라라고 하더라고


단정지을 수는 없지만..


프랑스가 I라는 점에 대해 많은 댓글이 달려서

이리 답했다


물론 한 가지 성향으로 재단할 수 없지만, 이유와 논리를 더 정확히 해명하기를 요청하셨으니 그래도 납득가능한 설명을 제공해야겠죠?


조승연 작가가 책 어딘가에서 표현했던 파리의 저녁을 떠올려보면 방음이 안되는 집있기보다는 밖에 튀어나와서 다들 밤새 와인을 마시며 약간의 취기에 기대어 다양한 주제를 토론하는 분위기라고 하더라구요

이는 파리의 하수도가 정비되어 위생상황이 좋아져서 도시가 급성장한 결과 온 유럽인이 모였던 18세기 살롱문화로부터 이어지는 토론문화의 일환으로 볼 수도 있을 것 같아요

언급하신 말하기 좋아하는 활발한 토론문화뿐 아니라 빈번한 시위와 사회참여적 성향에 집중하면 E로 분류하는 것도 가능하죠

하지만 프랑스의 예술철학적 전통이나 개인주의나 내면적 성찰이나 이상주의 성향에 집중하면 I-NFP의 성향도 있어보여요. 정말 밖에 나가서 남을 탐구하는 E면 집에서 그 두꺼운, 내면에 침잠하며 인간내면의 고뇌나 사랑, 존재론적 질문들을 탐구하는 책을 읽을 수 없을 거예요



얼핏 생각나는 유명 문학작품을 꼽아봐도 빅토르 위고의 레미제라블, 플로베르의 마담 보바리, 까뮈의 이방인, 프루스트의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스탕달의 적과흑이 고도의 내면적인 성찰을 상당히 다루고 있고

체코작가이긴하지만 프랑스어로 작품을 쓴 밀란 쿤데라의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혹은 정확히 번역하면 '참을 수 없는 존재'가 아니라 ' 참을 수 없는 가벼움'을 살려서 존재의 견딜 수 없는 가벼움, l’insoutenable légèreté de l’être)도 역사 속 개인의 무게를 논하고 있어요

영화 추락의 해부도, 칸느가 선택하는 영화도 사회고발, 가정의 불화, 사랑과 가족의 의미, 정체성 등을 탐구하는 내적여행이 주를 이루는데 역사 속의 개인의 무게에 방점이 있어보여요 그래서 I성향이 있다고 생각했어요



스페인과 프랑스는 같으면서도 다른 느낌이긴해

같은 라틴어 엄마를 공유하는 로망스 자매인데

서로 지지고 볶는 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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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를 좋아해서 학예사가 되면 한 전시만 기획해야하고

도슨트가 되면 한 전시만 계속 설명해야하고

영화를 좋아해서 감독이 되면 영화제작기간 몇 년동안 한 작품만 생각해야하듯

요리사도, 레스토랑 경영자도 그런 것 같아

마치 아이를 품는 느낌이지

곁에 있으면 좋은데 가끔 떨어져있고 싶기도해

혼자 어디를 가도 마음이 쉬이 편하지 않고 계속 생각나는

양가적인 마음

그게 레스토랑 운영의 마음과 같은걸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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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작품은 어느 날 여기서 봤는데 멀리 떨어진 다른 데서 볼 때가 있다

"어? 이거 봤던건데?"


전시 작품의 원래 수장고에서 대여중이라는 표식을 볼 때도 있고

같은 작가의 다른 스타일을

같은 작가의 같은 스타일을 볼 때도 있다


반갑고, 데자뷰!


전시를 많이 다니면 이렇게 여러 장소에서 이것도 보이고 저것도 보이는 재미가 있다


최근 것만 정리해본다


1. 김영원 88년 무중력 청동조각(같은 스타일 다른 작품) : 청주시립미술관→평창가나2층구석


2. 민복진, 강태성 조각(대여중인 작품 원위치) : 양주민복진→청주MMCA1층개방수장고


3. 이영희 OO가는 길 대형유화(비슷한 스타일) : 양평군립→고양시립

4. 장한나 (다른 작품 같은 작가): 용인백남준아트센터2층독립방→과천MMCA1층젊은모색

5. 장욱진 회화들 : 양주시립장욱진미술관→청주MMCA5층수채화전→평창가나아트1층

6. 김윤신 합이합일분이분일 (같은 작가 비슷한 스타일): 대전이응노미술관→(그리고 또 어디서 봤는데)→청주시립미술관3층

7. 요한한 : 안국아라리오갤러리3-4층→청주시립미술관 신소장품전 1-2층계단→갤러리조선(내일오픈 5.8~)

8. 안규철: 아마도미술공간→스페이스이수1층로비→청주시립3층

9. 한우리 영사기 : 아마도(24년9월)→백남준2층

10. 이자벨드가네:예전(23년)→모다(25년)

11. DDP 톰색스 → 타데우스로팍 톰색스

12. 하종현배압법 아트선재2,3층→학고재1층→고양시립

13. 고요손설치조각 : 종로5가두산갤러리→용인백남준2층

14. 백남준은많이봤는데생각나는것만

부산현대미술관→세종문화회관→대전시립미술관지하수장고→소마미술관별관→키미아트까페2층→리움→MMCA과천

15. 김아영 : MMCA청주긴 방→광주아시아문화의전당 거대한 홀→도쿄 모리미술관야경룸→에르메스아뜰리에

16. 오래 전 19년 대전시립 신와유기 이이남 → 25년 전남도립 미구엘슈발리에+이이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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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무금융전공으로 석사까지 하고 외국계은행을 다녔다는 SNS의 이력설명을 보고 꿈과 삶에 대해 생각해본다


어떤 이를 특정하는 게 아니다. 경제경영을 하다가 전혀 다른 일을 하는 분들이 꽤 있다. 우리나라에 그만큼 경제경영 전공이 많다. 설치되지 않은 대학이 없고 미국에서 경제학 박사학위 취득만 하면 잡마켓은 보장되어 있던 시절도 있었다. 지금은 물론 모든 섹터가 포화상태다


경제경영전공한다고 부자되고 주식투자대박나는 것은 아니다. 코인부자 중엔 전혀 관련 없는 전공도 많고 인문학했다가 데이터사이언티스트 되기도 한다. 미국CEO의 영문학 전공언급까지 갈 필요도 없다.


왜 경제경영전공이 많을까 산업화가 이전 부모세대의 꿈이었기 때문이다. 배불리 먹고 잘 살고 싶은 꿈이 먹고사니즘을 해결해 줄 경제경영으로 발현된 것이다. 더불어 냉전이 끝나고 여행자유화되어 세계를 다녀보니 한국은 너무 우물 안 개구리처럼 살았다는 자각에 유학붐 외고붐 글로벌리더붐이 일었고 글로벌화와 산업화라는 두 가지 꿈이 맞물려 국내 경제경영 학부 졸업 후 해외 경제경영 석박사 혹은 해외 경제경영 학부 유학 후 현지 기업취직 같은 트랙으로 나타났다. 아니면 한국의 외국계기업 취직이라도. 쏼라쏼라 유창한 발음으로 재무재표리딩하며 풍족하게 사는 인생. 

이전 부모세대의 꿈이다


그리고 아이들은 자기가 아직 무엇을 좋아하고 잘하는지 모르는 상태에서 부모의 포트폴리오가 되어가는데 꿈을 실현할 기반이 없으니 부모의 리드를 따라 성장한다


자라나서 문득 돌이켜보니 부모가 설계한 루트를 따라 살아왔는데 그게 축복이자 저주임을 깨닫는다. 불가능한 일을 미리 실현해주고 레드카펫을 깔아주어 감사한 일이지만 스스로 부딪히고 실패하며 나를 알아갈 시간을 박탈한 것이기도 하다


어떤 기술은 어렸을 때부터 숙련을 요한다. 한문 국악 미술 피아노 운동 언어등. 나이가 들어서 시작할 수는 있으나 배움의 감도와 속도가 다르며 인맥도 없고 해당분야 전문 커리어는 힘들다. 취미삼아 할 수는 있을지언정


한편 어렸을 때부터 한 가지 업만 해온 이들은 정해진 꿈을 따라 온 인생에 대한 회한이 있다. 다른 삶은 어땠을까. 내가 정말 내가 잘하는 이것을 좋아하는 것일까, 해야하는 일을 하고 있는 것일 뿐인가


무엇이 맞는 것일까

나는 사실 뮤지션이 되고 싶었는데 입시해야해서 이과를 갔고

나는 사실 아티스트가 되고 싶었는데 일단 대학을 가고 취직해 먹고 살아야해서 회계사가 되었으며

나는 사실 운동을 하고 싶었지만 프로선수 라이프의 고단함에 대해 일장훈계를 받고 겁먹어 공부하다가 성적맞춰 통계학과를 갔다


이런 경우 훗날 나의 꿈을 발견하고 어째야할까


이과전공을 살려 음향학을 하거나 오디오디자인을 할 수도 아니면 비싼 티켓을 사서 공연보러 다닐 수도

갤러리 운영을 하거나 스포츠도박통계사이트를 운영할 수도 있겠다


정답은 모른다이다.

부모로서는 이랬으면 좋겠다하고 길을 닦아주었고

자식으로서는 부모의 기대에 따라 잘 부응해서 열심히 달려왔을 뿐

잘못된 것은 없다

이 길이 아니었다고 생각한다면 다른 길을 가면 된다


사람의 길은 너무 다양하고

인생의 어떤 시점에 무엇을 얻게 될지

어떤 루트로 어떤 만남을 하게될지

알 수 없다

그저 지나간 일을 되새겨보고

앞으로 일을 너른 마음으로 맞이할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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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블스플랜2 2화


어떤 이들은 예능을 예능으로 플레이를 플레이로 받아들일 수 없다


여자는 거짓말에 이를 갈고

남자는 배신에 이를 간다


여자의 이 허망한 눈

남자의 이 도끼눈은

선을 넘었다는 증거

사람에 대한 신뢰를 잃었다는 표정


"아까랑 말이 다르잖아요"는 같은데

여자는 "열 번 스무 번 아니라고 했던 사람인데 앞으로 그 사람 말을 믿을 수 있을까?"

남자는 "욕을 먹어가며 컨셉 잡고 이기도록 도와줬는데 우리사람 다 안 챙겨준다고?"


여자는 바로 눈 앞에서 나는 진짜 아니라고 의심하지 말라고해서 그래 믿는다 너를 지목 안할거야 사실이 아니면 나랑 척진다고까지 했는데


남자는 아까 세 명 다 구해주기로 해놓고서 이제와서 말바꾼다고? 딜이 다르다는 것에

분노한다


여자에게 무릎 끓고 손들고 다시 용서를 구한다고

남자에게 원래 조건 3명 구하는 게 아니라 2명이라도 구해준다고해서

용서 되는 게 아니다


이미 말이 정직하지 아니하고

이미 협상조건을 지키지 아니함이

증명되었기 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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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 영인문학관 에디터로서 이어령전에 댕겨왔다


모름지기 전시를 가는 자는 여러 루트를 통해 정보를 얻어야한다. 한국근현대미술 아카이빙의 투 탑은 최열과 김달진이다. 얼마 전 갔던 국현미 청주 수채화전에도 두 분으로부터 빌려온 물감소품과 자료가 있었다. 개중 김달진미술자료연구소에서 발행하는 월간 서울아트가이드가 매월 바뀌는 전시정보를 얻기 좋다.


부산투어계획 포스팅에서 부산에 이렇게 전시가 많았냐고 하던데 부산뿐 아니라 전국에 한 사람이 매일 3개씩 가도 가 못 갈 만큼 전시가 많다. 마치 교보MD도 담당파트 신간을 다 못 보고 영화업계 사람도 박스오피스는 물론 영화제 영화까지 다 못 보 듯 말이다.


그러니 하나의 소스로만 얻는 정보는 완벽하지 않다. 아트가이드도 갤러리에서 얼마 광고비 지불하는 리스트만 갱신된다. 보완용 정보통은 SNS이고, 신생 갤러리와 개폐하는 전시를 알 수 있다. 이에 더해 조선일보 한국일보에서 정말 모를 법한 전시를 알게되는데 대표적으로 3월에 했던 선화랑의 프랑스 그룹의 AI전시가 있었다. 다른 동선으로 가는 도중 신문에 소개된 기사를 읽고 마침 근처라 바로 방향을 틀었었다


그리고 영인문학관의 이어령전시는 4월 조선일보에서 소개되어 알았다. 봄날의 따사로운 볕이 뉘엿뉘엿 벽에 빛 커튼을 드리워 참으로 아름다운 평창의 어느 오후에 방문했다


서울대 규장각의 김윤식전의 김윤식 서재도 인상깊었고 영인문학관의 이어령 서재도 마음에 감동이 있었다. 노동의 산실. 그 유명한 축소지향의 일본인을 쓴 좌식책상도, 훗날 몇 십권을 저술한 입석 테이블도 문학사상의 초기 표지화를 보면 당대 예술인들이 최신 사상과 서양화를 충분히 습득하고 소화하고 있었던 것 같다. 지금 일러스트레이터 브랜드마케터의 UX디자인과 커버이미지도 힙한 이유는 미국과 글로벌문화의 정수를 잘 습득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문학사상은 과거의 유투브, 지식 플랫폼이다. 이 잡지로 대동단결했고 하나를 읽으며 여럿을 읽는 효과를 주었다

이문열과의 논쟁, 서울대 국문과 졸업, 박사취득, 초유명 베스트셀러 집필로 세계(특히 일본)에서 네임밸류획득으로만 멈췄다면 이어령은 잠깐 떳다 지는 샛별에 지나지 않았을 것이다. 이런저런 아이돌과 셀레브리티가 자기 팔자에 의해 반짝 빛났다가 소리소문 없이 사라지듯이.


하지만 문학사상을 편집함으로써 다른 문인들을 대우하고 신인을 발굴하는 도우미 역할을 잘 해냈기 때문에 롱런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남의 롤모델이 되려면 남을 올바른 방식으로 대접해야하는 것이다. 이상문학상은 문학인의 꿈이되고 매년 지속하면서 권위가 중첩되어 몇 년만 지나도 대체불가능한 시금석이 된다. 최고는 바뀌어도 최초는 바뀌지 않기 때문이다. 이어령이 초대 문화부 장관이 된 까닭은 다른 예술가를 보필하는 역할을 잘 해왔기 때문이 아닐런지. 편집자로서 일을 하면서 얻은 인맥, 트렌드 읽는 눈, 해외커넥션 같은 부수적인 역량이 도움을 주었으리라. 마치 유재석 같은 중매인의 역할이다. 유퀴즈는 오늘날의 문학사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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