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이란, 전시란 무엇일까 생각해본다. 그것은 한낱 이벤트


깃발이 펄럭이는 사건과 같다. 바람이 불고 난 후 그 펄럭임은 어디갔는가?


태풍으로 거세게 휘적휘적, 미풍으로 하늘하늘 흐느적흐느적대던 그 무브먼트는 스스로 동력원이 없이 타율적인 것인가?


아무리 좋은 곳을 가고, 이색적 진수성찬을 맛보고, 경이로운 광경을 보아도


콘서트 무대의 열기가 끝난 뒤 허망함이 찾아오듯


일상으로 복귀한 후 일상에 충실하기보다 그저 다시 그 사건이 일어나기만을 기다린다.


돌아오는 비행기에서 다시 공항에 가는 설렘을 상상하고, 귀가버스 안에서 다음 여행장소를 물색하며, 출근 지하철에서 숙소를 예약한다.


어쩌면 아예 기억에 남을만한 이벤트를 만들지 않고 매일을 기계적인 리추얼로 반복하며 사는 이들이 마음에 뻥 뚫린 그 허적을 경험해보지 않아 더 행복할지도 모르겠다.


펄럭이지 않는 날에는 어둠 속에서 백색 스크린을 응시하며 사진폴더 속에 저장된 그림을 그리워하고, 풍요로운 풍광을 배고파하노니


영원히 굴러가는 무한의 동력원! 평생 전시를 봐야하는 시지프스의 저주. 미술의 무한동력기관은 실재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수능에도 재삼수가 있는 것처럼, 영미권 입시에도 gap year가 있는 것처럼, 일본 전시에도 순회전이 있어 한 번 놓친 전시는 다른 곳에서 볼 수 있다. (마우리츠허위스나 이탈리아 조각전처럼 1회로 온 곳도 있지만) 신에게는 아직 전시를 볼 몇 번의 기회가 더 남아있습니다! 대개 도쿄에서 교토로 가는 편이긴한데 케바케다.


물론 한국도 순회전이 있다. 일본만큼 지방이동 교통비가 비싸지 않고 얼리 아답터들이라 기다리지 않는 분위기지만. 예컨대, 요하네스버그미술관 인상파전도 제주, 경주 등을 거쳐 홈플러스 전략처럼 지방에서 서울로 역으로 들어왔고, 예당 고야, 대전의 전시도 다른 곳에서 하는 듯하고, 광주ACC 미디어아트가 울시미나 포항시립으로 간 것도 봤다. 순회는 전략의 하나.

고흐 전시를 먼 도치기현 우츠노미야에서 순회시작했을 땐 놓칠 수 있었다. 오사카 아베노하루카스 미술관은 가기 좋은 입지였으나 무덥고 습한 시기였고, 지금 나고야에서 11월까지 하는 것은 놓칠 수가 없긴 해




작품 설명 및 사이트

https://art-museum.city.nagoya.jp/data/9d31c0549937933c0c791a9e3241f694.pdf


///


나고야 고흐, 뛰는 다리=도개교=아를의 랑글루아다리전 9-11월

작품 리스트 총70점을 보니

클로드 모네, 르누아르, 귀스타브 카유보트, 폴 고갱, 폴 시냑(점묘) 4점씩

시슬레, 보나르, 쿠르베가 3점씩 (근데 피에르 보나르는 인상파라기보다 20세기 앙티미즘/색채파이긴함)

쿠르베, 외젠 부댕, 카미유 코로와 라 페냐 (바르비종), 그리고 세잔과 고흐와 테오 반 레이셀베르헤(점묘)가 2작품씩

마네, 밀레, 피사로, 쇠라, 마티스, 반 동언, 마르케.. 등등 23여명이 1점씩이다.

https://art-museum.city.nagoya.jp/exhibitions/post/van_gogh_and_the_impressionists/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一味(이치미)가 고춧가루

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한자로 일미(一味)는 직역하면 한 가지 맛인데

원피스의 밀짚모자 일당할 때, 목적을 같이하는 패거리, 동아리라는 뜻이거나

한 가지 맛, 독특한 정취를 이른다는 것을 알고 있었고


히토아지로 읽은 경우

맛의 미묘한 정도, 다른 것과 구별되는 점이라는 것까지는 인지하고 있었으나


고춧가루라는 것은 처음 알았다.


참고로, 한국어에서 밀짚모자 패거리는 밀짚모자 일당一黨이다. 정당할 때 그, 무리 당을 쓴다.


원래 일본어로 무기와라 노 이치미(麦わらの一味)다.

뜻은 즉, 무기와라(밀짚모자) 의 이치미(일미一味)로, 한 패를 이치미라 표현한다


무기와라는 한자로만 표현하면 맥고麦藁인데 모자 고가 어려운 한자라서 밀짚 맥+모자 고의 조합 중, 모자(와라)를 한자로 안 써서 麦わら로 표현한다. 맥+hat 정도의 느낌이려나. 과자원료 밀가루 소맥분의 그 맥


중화권은 뜻으로 번역해 차오마오(풀 초 모자 모, 초모) 이훠(한 패) 草帽一伙라고 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한국판 <인턴> 재밌게 보았다. 아직 설익은 생각의 단상.

마음 속 깊은 곳을 어루어만지는 연극적 터치가 있다. 스크린 너머의 귀족같은 연예인이 꼭두각시를 연기하는 게 아니라, 정말 내 옆에 있는 누군가가 두런두런 말해주는 듯한 사람 냄새 풀풀 풍기는 이야기. 카메라보다 가까이 있다. 나와 관계없는 대상을 멀리 관찰하는 게 아니라, 무대 앞에서 감정 변화와 얼굴 표정을 가족처럼 연인처럼 자세하게 응시한다. 진하고 깊다.

조남주 원작소설의 <82년생 김지영(2019)>, 대만 유약영 감독의 <먼 훗날 우리(后来的我们, 2025)>의 리메이크작 <만약에 우리(2026)>, 할리우드 낸시 마이어스 감독의 리메이크작 한국판 <인턴>까지, 다 각색작이다. 그것은 장점이기도하고 단점이기도 하다. 장점이라 하면 탄탄한 스토리, 익숙한 서사가 있는 것이고 이에 의해 비교하는 재미가 있다는 것이다. 단점이라 하면 바로 그 코드스위칭 현상 때문에 원작의 어떤 부분은 한국적 배경에서 매끄럽게 전환되지 않기도 하고, 한국인이 한국배경으로 한국어로 말하기 때문에 원작의 설정, 대사가 역으로 도드라져보이게 되기도 하다.

예컨대, 주인공 설정에 있어 70대의 전직 전화번호부 출판회사 임원 로버트 드니로가 30대의 신생 인터넷 의류업체 CEO 앤 해서웨이가 각색되었을 때 각각 출판사 편집자와 3년차 패션 스타트업 우투투 창업공동대표로 설정되었다.

미국에서는 임원급이라 매일 다른 양복을 잘 갖춰입는 게 어색하지 않았으나, 한국에서는 편집자라는 신분에 어울리지 않아 이상한 감이 있다. 종이를 다룬다는 점만 같은 셈인데. 남산이 보이는 이태원/해방촌보다, 파주일대에 출판회사가 더 많다는 것도 옥의 티. 물론 이는 서정적인 뷰를 위한 연출적 선택이다.

신입 앱개발자이자 기호의 입사동기인 박주성(김요한 분)은 원작에서 잭 펄만=데이비스였는데 연장자를 우대하는 한국분위기에서 피스트밤을 하는 게 가능할지 모르겠다.

그렇지만 대사는 다 좋았고 백루다(한지은 역)과 그 이외 모든 여성 캐릭은 아주 잘 디자인되었고, <먼훗날우리>가 베트남에 간 것처럼, 일본 이자카야와 철도로 간 것도 좋다고 생각하고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누구나 아는 나만 모르는 클로드 - 세상에서 가장 쉬운 클로드 & 바이브 코딩 입문서 | Claude, Vibe coding, 프로젝트, 스킬, 아티팩트, 클로드 코드, MS 오피스, 클로드 디자인, 코워크, 커넥터 무료 동영상 강의 10개 제공, 클로드 최신 버전 반영
이성원(누나IT) 지음 / 한빛미디어 / 2026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재밌겠네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