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비, 인터넷, 스마트폰, 유투브 같은 매체의 발전이 얼리어답터였던 청년의 사고회로와 언어구사법을 바꾸었듯, AI 에이전트의 발달로 인해 다음 세대의 말버릇이 바뀔지도 모르겠다.

수준 높은 한자개념어가 난무하는 문어체의 문학사상을 읽던 이전세대와 달리 자식들은 티비에 나오는 개그맨의 유행어와 줄임말을 썼다. 이후엔 문자 알 제한, 트위터 글자수 제한, 댓글과 썸네일에서 요구하는 강렬하고 압축적인 카피라이팅으로 인해 장문을 잘 쓰지 않는다

챗지피티와 대화하고 (바이브)코딩에 길들여진 네이티브의 질문은 아마 파인다이닝에서 까탈스러운 백인중년여성처럼 온갖 조건이 붙고, 디테일한 요구사항이 있을지도

김선생 요즘 어디가 맛있지? 저기 돼지국밥 드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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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검색 홍대 국밥 맛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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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도 150룩스 이하, 지하철역 5분 내외, 테이블 간격 3미터 이격, 소음 높지 않고, 혼밥 가능하며, 부산 장안리 스타일, 예약 없이 입장 가능, 국산 고추가루 사용 김치, 창립 10년 이하국밥 같이 말이다. 남을 긍정할 때도 ˝맞아 정말 정곡을 찔렀어˝ 라고 할까 아니면 항상 로봇이 대답해주던 말이고 질문자가 로봇에게 건네는 말이 아니기에 외려, 그런 말만 듣고 싶어할까

그런데 이렇게 쿼리의 수준이 높아지려면 스스로 여러 실패를 겪어보고 탐방을 해보아한다. 경험이 적을 때는 보고 듣는 것이 적으므로 그것을 표현할 어휘도 부족하니 토큰이 많아질 수가 없다.

예컨대, 초등학생의 장래희망은 가장 대중적으로 알려진 것 중에 고른다. 대통령 연예인 운동선수 등등

이제 춤을 배우는 아이가, 마용성에 전용면적 59제곱미터에 자가로 거주하고 삼전닉스에 투자한, YG에서 데뷔하고 월드투어하는, 드라마 5편찍은 배우이기도 한 보컬센터가 되고 싶어요라고 말할 수 없다. 인생 2회차가 아닌 이상

외국어가 재밌다면 영어로부터 시작하지 라다크 지방의 티벳어의 음소변화에 주목하고 있다고 말할 수 없다. 보편어에서 희소언어에로가 필요조건. 모든 희소언어 구사자는 영어를 모를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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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 재밌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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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벨문학상 앤 카슨의 인터뷰에서 글쓰는 이들은 중간부터 시작하라고 조언한 말의 의미는

라틴어로 In medias res 인 메디아스 레스 in the middle of things 뉴요커 같은 상급 저널리즘의 원칙이기도 하고 영화의 기법이기도 한데 독자를 상황 한 가운데에 몰아넣고 설명 없이 시작해서 하나씩 체험하며 스스로 깨닫도록 해야 몰입도가 높다는 말을 하고 싶었는데 너무 taciturn 해서 succinct한 답변만 하시니 우매한 저희들은 알잘딱깔센으로 알아들어야 해요 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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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답변: Overtakelessness 가 나오는 초반이 어딘가, 뒤적이다가 보니 앤 카슨의 녹스 1.3에 있었네요.


세상을 떠난 오빠에 대한 상실과 애도를 표현하는 녹스의 핵심 정서로 집중해 생각해볼만한데

우리말 번역본과 원서를 비교해보니 작가가 만든 단어는 아닌 것 같아요.

어떤 철학자가 언젠가 말해준 것(told me by a philosopher once)하면서 콜론으로 부연하며 독일어 원어와 이에 대한 풀이를 붙였거든요.

das Unumgängliche, 다스 우눔갱리히. 결코 피할 수 없고 우회하거나 교섭할 수 없는 본질적인 것이라는 뜻으로 하이데거가 쓴 철학 개념어예요. un+um+gäng+lich+e로 분절되고 대충 영어로는 un+by+pass+able, un+avoid+able 정도로 직역될 거예요.

별책 부록에 번역자 윤경희는 쉽게 다루어질 수 없으나 회피할 수도 없는 것이라는 기존에 자세히 풀어 쓴 용어를 원어에 가깝게 못다가에두름이라고 새로 말을 만들었다 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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