료의 생각 없는 생각 - 양장
료 지음 / 열림원 / 2025년 6월
평점 :
품절


재밌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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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중앙박물관 일본전기미술전에 다녀왔다. 글피에 오픈했으나, 국중박은 다른 대부분의 박물관 미술관 갤러리라 닫는 월요일에도 여는 관계로 월요일에 방문계획을 짜두었다.


도쿄국립박물관의 노(가면극), 조몬토기, 칠기, 옷, 그림 등을 대여해와 국립중앙박물관 소장작품과 함께 3층에 전시했다. 꾸민 장식, 절제된 반장식, 애잔함, 자유분방이라는 네 가지 포인트로 작품을 모아두었다고 써있다.


인사이드아웃식으로 말하자면, 와 예쁘고 멋져, 으음 소박하네, 아이구 쓸쓸하고 애처롭네, 들뜨고 재밌어 보이네의 구성이다


그러나 전시장 안에서 보이는 각 섹션 도입부 설명은 이 네 테마를 재서술해, 꾸밈의 열정, 절제의 추구, 찰나의 감동, 삶의 유희이라고 써두었다. 네 가지 시선으로 전시를 구성했다는 뜻은 죠몬 야요이 고훈 아스카 나라 헤이안 가마쿠라 무로마치 에도 막말 메이지로 이어지는 일본사 연대기적 순서따라 작품을 배치하지 않았다는 말이다. 일본사를 다 훑을만한 작품 갯수가 아니기 때문이다.


그런 식의 완성된 연대기적 전시를 보려면 자국사를 가장 잘 전시해둔 일본 국립박물관을 가야한다. 외국에서는 한 나라의 모든 연대기를 훑은 만한 전시를 열기는 어렵고 보통 테마전을 하는게 일반적이다. 그리고 테마전은 포인트에 초점을 맞추기 때문에 감질거린다는 느낌은 당연히 받기 마련이다. 왜 이렇게 작품이 부족해? 라는 불평은 누구나 할 수 있는 무책임하고 나른한 비평이고, 제한된 자원을 어떤 의도로 배치했을까? 를 고민해보는 것이 더 적절하다.


시계열로 배치하기에는 작품 갯수가 모자르고 일부 빠진 시대 작품도 있다면 일반적인 시대별 순서를 택하지 못하고 다른 식으로 재구성해야한다. 그에 따른 배치구도가 장식, 반장식, 애잔함과 놀이라는 것.


띠부띠부씰, 포켓몬 카드, 아이돌 굿즈 등을 모을 때도 자기 나름의 기준으로 방에 배치를 해둘텐데 갯수가 적으면 카테고리화하기에 제한이 있는 것과 같다. 커머셜 굿즈에서 희귀한 문화재로 대상이 변했다는 것만 차이일 뿐, 


가격 고하와 희소성 유무를 막론하고 다수의 물품을 배치하는데에는 선택과 결정이 수반된다. 


희소한 자원을 어떻게 분배, 배치했는가 그 결과에는 늘 결정권자의 고민의 흔적이 있고, 이 결정이 얼마나 합리적이고 설득력이 있느냐에 따라 권위가 따른다. 


관객은 결정이 마무리된 최종결과인 전시를 보면서 왜 네 시선이지? 각각 어떤 의미가 있지? 각 작품은 각 테마에 적절한지 아닌지 음미하면서, 컨테스트 심사위원처럼 자신의 생각을 다듬고 조탁하며 전시장을 천천히 걷는다.


화려한 장식에는 예쁜 자기, 장식문양의 조몬토기, 나전칠기, 길상무늬 이불, 찬란한 봉황 병풍을 배치하고


소박한 반장식에는 차완과 절제된 차문화를 위주로


애잔함에는 하이쿠, 겐지모노가타리 구절을


자유분방함에는 가면극 노의 물품과 에도시대 잔치가 그려진 병풍과 새 그림들을 배치했다.


이제 각자 가서 정말 배치된 작품과 테마가 일치하는지 아닌지 확인할 차례다. 이는 미시적 분석으로, 각론을 총론에 맞춰보는, 


전시출품리스트와 전시의도를 대응시켜보는 작업이다. 


더러는 장식-장식 없음-애잔함-자유분방함이라는 거시적 구조가 일본의 미술을 가장 잘 보여줄 수 있는 접근방법인가? 아니면 여기 있는 작품에 몇 개를 빼고 더해 더 나은 방법을 찾을 수 있을까? 하면서 고민해볼 수 있겠다.


예를 들어 장식공예의 물질문화와 정신성 위주의 지배계급 문인문화라든지, 그림과 글 즉 시각문화와 텍스트문화라든지 다양한 접근방법을 시도해볼 수 있겠다. 한 벌의 카드를 숫자와 글자로 하든 컬러로 하든 다양한 방법으로 배치할 수 있듯 말이다.


참고로, 사실 지금 국중박의 전시는 방점이 4개다.


1층에 크게 특별전시 두 개 하고 있고 (조선전기미술과 오세아니아 마나모아나)


2층 왼쪽 시서화에 7.20까지 전시하고 교체되는 좋은 시서화 작품이 있으며


마지막으로 3층 오른쪽 특별실에 6.20부터 8.10까지 일본미술 특별전을 하고 있다. 아 물론, 원래 있던 일본상설전시도 그대로 있고 추가로 하는 것이다.


전체 약 50점 중 두 점은 7.14까지만 하니 그때까지 방문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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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 문헌을 많이 읽은 학자는 우리가 쉬이 알 수 없는 사실과 통찰을 과거 사료로부터 꺼내준다는 큰 장점이 있지만

대개 글이 만연체에 중언부언(redundancy)하며 핵심을 찌르지(to the point) 못하고 변죽을 울린다는(beat around the bush) 큰 단점이 있다.


유대인으로서 UCLA에서 탈무드를 가르치는 이 다니엘 보야린도 그 예외가 아닌데, 사료리딩이 정확하고 탄탄하며 글맛이 있어서 어쨌든 끝까지 읽게 된다. 서문에 종교적으로 곤란한 질문을 받으면 "무슨 일이 일어났었는지 알아보려는 것일 뿐인걸요" 라고 학자의 마지막 수단을 취하거나, 왜 기독교와 유대교만 다루고 이슬람은 안 다루느냐는 질문에 "제 분야가 아닌걸요"라고 쉬운 길을 택한다고 하는 부분이 위트있었다.


종교 전문가가 아닌 대다수에게 필요한 인사이트는 세 가지 였다.

1) 나는 뉴 뭐시기야, 새로운 집단이야, 우리는 달라, 나는 정통!, 나는 새롭지! 하면서 젊은 쇄신이 일어나면 이에 어쨌든 기존 집단도 대응해야하는데 그러는 와중에 상호 영향을 주면서 시대와 맥락이 상호 구성된다. 


2) 아주 오랜 세월동안 정통이냐 이단이냐 등의 여러 논쟁이 있었는데 그 근거가 되는 문헌과 용어는 대부분 2-5세기 때 만들어졌다. 혐오와 배제의 언어는 그 이전에 이미 형성이 되고 있었던 것.


3) 정통과 이단의 그 사이 어딘가 그레이한 영역에 어느 편에도 들지 못한 소수 파벌이 있는데 이들도 포함해서 하나의 네러티브를 완성한다. 즉, 보이는 주류 대다수가 종교의 모든 것이 아니다라는 것. 하나의 교단이 택하지 않은 길을 톺아보는 것도 선택한 길을 톺아보는 것만큼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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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배달기사가 GTX-C를 타고 강남 뉴트리니티 섹터를 향해 가던 중 도깨비외 마주칩니다. 기후변화로 태양광발전률이 최근 20퍼 줄은 까닭에 도깨비는 배달기사를 잡아서 안드로이드 강아지에게 전력먹이로 주고자 했습니다. 그러자 배달기사는 도깨비의 피지컬 AI부하와 승부를 겨뤄 이기게 되면 자신을 놓아달라며 대신 뇌척추인터페이스를 걸겠다고 합니다. 에이아이와 포스트 휴먼 사이보그 배달기사는 ..


GTX-C를 타고 강남으로 향하던 배달기사는 포스트휴먼 사이보그. BCI를 통해 감정모듈 메시지는 블루투스로 전해진다. 사랑하는 고객님 많이 기다리고 있죠? 제가 곧 도착해영 ♡


물류는 대형은 지하화되었고 소형은 드론으로 저공비행해 배달된다. 인간을 가져가는 것은 프레시푸드와 럭셔리류. 고가다.

왕십리를 지나 한강을 지나던 중 전자 안개 발생. 디지털 도깨비 쌔비를 만난다. 쌔비는 그를 잡아 배터리부를 뜯어내 안드로이드 강아지 댕청이의 전력공급원으로 삼으려 한다.


배달기사는 제안한다.


도깨비의 피지컬 AI 부하 도래미와 대결해 이기면 자신을 풀어달라고. 작명 센스 보소. 대신 자신의 척추인터페이스를 건다. 신체 부품이 아니라 대체불가능한 감정과 기억을 담은 데이터 장치인데도.


쌔비는 제안을 받아들이고 부하를 호출한다. 덤벨처럼 생긴 고성능 근육봇이다. 근육은 솔직히 장식이다. 인간성과 기계성의 중간쯤에서 각각을 상징하는 두 존재가 힘과 속도, 효율과 감성으로 맞붙는다.


팔씨름 아니고 발씨름, 퀀텀 배달 속도, 유연한 감정 대면. 기술적으로는 AI가 우위지만, 배달기사는 기다리는 사람이 있다는 감정으로 기계를 뛰어넘는다. 쌔비의 알고리즘은 정성 앞에서 오류를 일으킨다. 

정성이 뭐지? 싸고 빠르게가 전부 아닌가?

배달기사가 최종 승리. 쌔비는 패배를 인정한다. 댕청이는 충전 없이 꺼지고 배달기사는 척추를 다시 꽂은 채 열차에 올라탄다. 


그는 말한다.


기계는 배달하지만, 사람은 전달하는거야.


와 쌉 갑동.


그 뒤 쌔비는 플랫폼 귀신이 된다. 저승 배달시장에 진출하고 초하루와 윤달에는 휴무. 주3일만 사냥을 나선다. 

그리고 왕과 중세귀족 전문 CS파트를 신설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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