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산 김홍도 미술관

2024 경기시각예술 성과발표전 생생화화 <편차의 편자>

2024-12-05(목) ~ 2025-02-23(일)


1. 안산 한대앞역에서 조금만 걸어가면 김홍도 미술관이 있다.




2. 편차의 편자는 경기시각예술 창작지원 성과발표전으로 작가 7명의 작품을 전시하고 있다.


3. 관계지향적 작업을 하고 있는 퍼포먼스 작가인 신수와 작업이 인상적이다.

4. 길거리에 밥상을 펴고 의자에 앉아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밥 좀 먹게 깻잎 좀 떼어달라고 부탁하는 퍼포먼스를 기록한 영상이다.



5. 무수한 거절과 노골적 무시와 따가운 눈총을 받지만, 32분 영상 중에 그래도 어떤 사람들은 부탁을 들어준다. 성공의 기록보다는 실패의 시간이 더 길다. 부탁의 수용은 일시적이고 부탁의 거절이 상시적이다.



6. 그뿐만 아니라 더 파격적이고 집요한 퍼포먼스느, 6개월 동안 500여군데의 이웃을 찾아가 (즉, 하루에 적어도 2-3군데) 샤워하게해달라고 부탁하는 퍼포먼스이다. 그 거절의 답을 기록해두고 일부 전시해두었다.



7. 이 대답을 읽으면 문자에서 음성지원이 되는 듯하다. 답한 자의 계층, 성별, 나이, 학력, 재물 같은 카테고리가 거의 짐작이 된다. 이런 식으로 말할 사람은 부모님이 지금 집에 안 계시느 10대 이전의 어린아이, 갓난쟁이를 가진 막 결혼한 신혼부부, 인생의 제2의 청춘을 누리는 사교성 많은 40대, 50대 개신교 집사님, 하루 먹고 살기 바쁜 30대 남성 등등.





8. MBTI로 말하며 EOFO가 아니면 거의 할 수 없을 것 같은 작업이다. 하버드의 교육학자이자 심리학자이 하워드 가드너는 그의 저서 다중지능(multiple intelligence)에서 IQ말고 여러 형태의 지능이 있다고 주장한 바 있다. 즉, 수리지능을 주로 측정하는 IQ의 획일적 폭력성을 거부하며, 다양한 지능 카테고리를 제시했다. 그 8가지는 언어 지능, 논리-수학적 지능, 공간 지능, 신체-운동적 지능, 음악 지능, 개인 내 지능, 자연주의적 지능과 대인관계 지능 같은 것이다. 


아마 작가는 대인관계 지능이 아주 발달되어 있을 것이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는 대인관계 지능이 높다는 것이 정당한 평가를 받는 경우가 드물다. 한 지능의 고저가 다른 한 지능의 고저와 같은 차원에서 동등하게 평가받아야한다면, 대인관계 지능이 높다는 것은 곧 수능 수리영역 100점받는 것과 쇼팽 콩쿠르에서 우승하는 것과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는 것과 같게 여겨져야 한다. 그러나 실상은 그렇지 않다.


미국에서는 대인관계 지능이 높게 평가받고 그런 이들이 할 수 있는 전문 직업군이 따로 있다. 예를 들어 로비스트, 커뮤니티 빌더, 파티 메이커와 같은 사람들. 스탠포드 경제학 교수 매튜 잭슨은 인간관계를 정량적 분석방법과 네트워크망 이론으로 분석한 책을 냈는데 여기 어딘가에서 백인들의 인적 관계망이 흑인보다 더 촘촘하다고 엘리트로 갈 수록 더 촘촘한 것을 보여준 시각화 자료가 있었던 것 같다. 미국도 꽌씨가 중요하다는 것. 미국인들은 엘리트로 갈수록 정말 한 다리 건너 다 알고 지낸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 인적 네트워크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파티인 것이다. 하루에 천만원에서 1억씩하는 파티들. 그 파티에 초대받고 와서 서로 안면을 트고 하는 것인데, 이게 다 관계지향적인 사람들이 기획자이고 주최자이고 한 것이다. 자기는 대단한 수리지능, 공간지능같은 것이 없더라도 서로 서로 연결해주고 필요한 게 있다면 잘 하는 사람 알아봐주고 하는 것이다. 한 마디로 말해서 인싸 중 인싸라고 말할 수도 있겠다. 

















신수와 작가의 비디오 기록에서 인상깊었던 것은 거절당해도 얼굴표정이 변하지 않는 점이었다. 마음이 상하지 않았을까? 그랬을 수 있고, 또 몇 개월의 거절 속에 무뎌졌을 수도, 혹은 일일이 기록할만큼의 꼼꼼함이 있었기 때문에 일일이 다 기억하고 상처받았을 수 있다. 그것은 알 수 없다. 심지어 그 과정의 일부를 되새김절하고 취사선택을 거쳐 그 거절의 내용을 전시해두었다. 내가 이렇게 힘들었어요! 하고 징징거리지 않는 방식으로, 이렇게 못되게 말하는 나쁜 놈이 있어요! 하고 고자질하지 않는 방식으로. 덤덤하게 말하기보다는 보여주기(showing, not telling)하고 있었다.


작가에게 경이로운 점은, 모두가 예술하면 회화 같은 것을 상상하는 나라에서, 아무도 알아주지 않지만 자신만의 신념을 세우고(立志) 자신을 관계지향적 작가라고 정의하고(define) 6개월 이상의 장기간에 거친 후회와 회복(resilience)를 거쳐 500여 거절의 인내해(perseverence) 무언가 하나의 작품으로 만들고 그것을 한 기관에 투고해 심사를 거쳐 받아내 어느 장소에 자기 이름을 걸고 결과물을 올렸다는 것이다. 


공동체와 마을만들기에 있어서 관계지향적 사람이 가장 핵심적이지만 그 사람의 역할과 그 재능의 가치는 종종 평가절하당하기 일쑤다. 당장에 보이는 결과물이 없기 때문이다. 멋진 조각을 만든 것도, 추위를 막을 집을 세운 것도, 우물물을 정수한 것도 아니다. 그러나 이런 눈에 보이지 않는 사람의 역할이 이제 먹고 살만해진 선진국으로서 한국에는 가장 필요한 사람들이다. 인프라는 좋은데 시스템 정비가 안된 이 나라의 시스템 운용문제는 예를 들어 세계 최고의 공항 시설을 몇 조원을 들여 지어놓고 사람 운용이 안되어서 불편함을 끼치는 인천공항에서 드러난다. 또한 전력발전소는 다 지어놓고 송전선이 부족하고 호환이 안되서 전력수급에 난항을 겪는 어이없는 문제에서 드러난다. 인프라를 놀리고 시스템 운용이 안되는 어이없는 문제는 다 커뮤니케이션 문제다. 부처간 협력과 원활한 소통이 안되니 서로 따로 놀다가 발생하는 것이 소프트웨어의 미정비 문제다. 그런 문제는 관계지향인들이 풀어야하는데 이들은 지금 다 어디에 있는가? 사회적으로 인정받지 못하는 상담사정도하고 있을 것이다. 소중하지만 인정받지못하는 일들을.


작가는 자신의 방법으로 자신이 생각하는 작품을 만들 뿐, 그걸 세련된 학술 용어로 바꾸는 것은 별개의 문제다. 그러나 예술활동을 하려면 비단 자신의 작품뿐 아니라 업계의 전문 어법으로 자기 작품을 소개할 수 있어야한다. 거의 대부분 영어로. 외국에 미술유학을 간다면 자신의 작품을 외국어로 얼마나 풀어낼 수 있는지가 사실상 관건이다. 이건 시험문제의 정답을 맞추고 일반적인 회화를 하는 차원을 넘어 더 깊은 고민이 들어간다. 작가에게 참 많은 것을 원한다. 그런데 원래 창조적인 직업에는 많은 것이 요구되고 사람들은 그것을 당연시한다. 기타치며 노래를 부르는 싱어송라이터는 왼손으로 코드를 잡고 오른손으로 스트로크를 하고 입으로 노래를 부르고 귀로 드럼 베이스를 듣고 머리로는 멜로디와 가사를 기억해내고 발로는 타이밍 맞춰서 이펙터를 밟아야하고, 연주를 하지 않을 때는 중소기업 사장이나 팀장이 되어서 재무 마케팅 섭외 페이 팬과의 소통 스케쥴 다음 작곡 등등 모든 것을 고민해야한다. 예술가는 인류사회 최고의 직업이기 때문이다.


각자 도생, 시스템을 파격해서라도 자신의 이득 추구, 기복신앙, 서바이벌이 시대정신이 된 한국사회에 관계지향적이라고 자기를 정의하고 예술을 하겠다는 사람이 있다는 것은 반가운 일이다. 드로잉, 채색, 영상, 조각, 공예 등 다른 예술군은 얼마든지 있다. 퍼포먼스 아티스트는 정말 독고다이다. 비빌 언덕이 없다. 앞으로 그 길은 험할 것이다. 매우 고귀하기 때문이다. 이 사회는 관계지향 재능을 가진 사람들이 생각보다 많이, 무척이나 필요하다.


9. 전시회장 마지막의 영어로 된 작가 프로필 및 작업설명은 이렇게 되어있다.



이런 설명은 전문 큐레이터나 미술 비평가 혹은 미술관 애호가가 읽기에는 다소 보완점이 있다. 한국어 자체를 영어로 바꾼 것에는 큰 문제가 없으나, 영어권 사람들이 원하는 표현방식은 아니다. 한국어 원문의도에 맞게 조금 더 다듬어보면 이렇다.


예를 들어 이렇게 바꾸면 좋겠다.


1) 작가의 배경

원래: SHIN Suwa’s work is a heartfelt tribute to the village that shaped her over the 25 years she lived there, and to the neighbors who offered her a sense of safety and familiarity. 


수정: SHIN Suwa’s practice is deeply rooted in the social fabric of her community, engaging with themes of intimacy, trust, and the negotiation of personal and public space. 


-물성을 가진 작품이 아니라 퍼포먼스이므로 work보다는 practice가 조금 더 적절하다.

- heartfelt tribute라고 한 이유는 한국어 원문이 '신수와의 작업은 ~ 작별인사다.' 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런 시적인 표현은 구조적이고 명확성을 요구하는 전시 서문에는 지양한다. deeply rooted가 좋다. 기왕에 rooted를 썼으면 사회구조라는 의미에서 village대신 social fabric이 좋다. 실제로 작업도 그런 커뮤니티의 날실과 같은 곳을 다루고 있다. 사회적 직물social fabric이 좋다. 

-작업이 무엇을 다룬다고 할 때 engage with이 좋다. 어떤 테마를? intimacy를. familiarity보다 더 나은 표현이다. 원문에서도 a sense of safety and familiarity라고 주제를 간접적으로 전달했으나 보다 직접적으로 이렇게 말하는 편이 좋다.


한국어: 신수와 작가의 예술 실천은 그녀가 속한 공동체의 사회적 구조(결속) 속에 깊이 뿌리내리고 있으며, 친밀함, 신뢰, 그리고 사적·공적 공간의 교섭이라는 주제를 탐구한다.


2) 여기에 추가로 이런 문장을 넣으면 금상첨화다. 이런 한 발짝 더 나아가는 작업 설명 구절이 있어야 국제관객들에게 설득력이 있다.


추가: Her work challenges conventional notions of relationality by transposing private acts into public spheres, transforming everyday interactions into critical inquiries on human connection.


한국어: 그녀의 작업은 사적인 행위를 공적 영역으로 전이시키며 관계성에 대한 기존의 개념에 도전하고, 일상의 상호작용을 인간적 연결성에 대한 비판적 탐구로 전환시킨다.


3) 첫 번째 작품 소개

원래 : Her project Be Nu (累) takes the form of an unconventional exploration of trust and boundaries. In this piece, SHIN randomly rang the doorbells of her neighbors, asking if she could take a shower in their homes. 


수정: In Be Nu (累), SHIN undertook an extended durational performance, knocking on the doors of 500 neighbors to ask for permission to shower in their homes. 


- project ... takes the form 은 어색하다. undertake가 적절하다.

- piece아니고 act다. 활동이었으므로 작품이 아니다. 

-randomly rang하면 초인종 누르고 도망치는 어린아이 장난prank같은 느낌을 준다.

-두 문장을 연결해야 경제적이고 압축적이다. rang이하의 내용을 knocking 동명사로 연결한다. 앞문장은 의도, 뒷문장은 어떻게 했느냐는 것이다.

-한국어 문장은 <비누>(사실 여기도 비누의 향과 향에 묻힌 사람의 친밀함과 사적영역 같은 알레고리가 있는데 작품 설명에서 완전히 드러나지 않고, 에세이에 있었다.)는 ~~~ 거절과 승낙의 과정에 대한 기록이다. 였다. 영어는 다르게 썼다. "그녀의 프로젝트 비누는 신뢰와 경계의 비관습적 탐험의 형태를 취한다. 이 작품에서 신수와는 그녀의 이웃 초인종을 랜덤하게 눌렀고, 자신들의 집에서 샤워를 할 수 있는지 물어봤다."이다.

-그러나 영어권 사람들은 그녀의 프로젝트는~ 무엇이다. 하고 수식어로 압축된 정의를 원한다. take.. 이런 일반 동사가 들어올 타이밍이 아니다. 그러니 적절한 표현은 "비누에서 신수와는 장기간(extended)에 걸친(durational) performance(퍼포먼스)를 진행해(undertook)이다. 그럼 영어권 사람들은 아! 비누라는 프로젝트는 extended durational performace구나 하고 개념이 딱 정박된다. 그 다음에 그에 대한 부가 설명은 ving 이하의 내용이다. 노크했다는 것이다.


한국어: (그녀의 프로젝트) Be Nu (累)에서 신수와는 장기간에 걸친 퍼포먼스를 수행하며 500명의 이웃을 찾아가 그들의 집에서 샤워를 할 수 있는지 허락을 구했다. 


4) 첫 번째 작품 과정 설명

원래: The resulting interactions ranged from hesitation to outright rejection, to acts of generosity—nine neighbors eventually opened their bathrooms to her, transforming these private spaces into the settings for her performances.


-9명의 이웃이 결국 응답을 해줬다에서 느껴지는 승리감보다는 조금 더 깊은 함의를 나타내는 문장을 넣는 게 낫다. arm은 무장하다인데 disarm은 비무장이므로, 상대를 무장해제시키는 듯한 솔직함, 간단함 같은 것이다.

-open the bathrooms to her은 번역투다. 이런 식으로 잘 쓰지 않는 편이라고 생각한다. 샤워할 수 있는지 허락을 구한다라고하는 것이 더 좋다. to ask for permission to shower in their homes. 


수정: This act, at once disarmingly simple and profoundly transgressive, tested the limits of social hospitality, exposing the subtle tensions between generosity, vulnerability, and personal boundaries. 


한국어: 이 행위는 겉으로 보기에는 솔직히(극히) 단순하지만 동시에 사회적 환대의 한계를 시험하는 급진적인 개입이었으며, 관대함과 취약함, 그리고 개인적 경계 사이에 존재하는 미묘한 긴장을 드러냈다. 



5) 두 번째 작품 소개

원래: In The Woman Who Bothers Others, SHIN documents her months-long journey of knocking on 500 doors. 


6) 두 번째 작품 설명

This act of persistence and connection became the foundation for a photographic series that inspired others to write novelistic essays, weaving fiction and memory into a collective narrative.


-이 두 작품은 첫 번째 작품과 연결된 것인데, knocking on이나 persistence and connection같은 부분은 반복적이어서 앞 문장과 붙여서 쓰는 게 낫다.


수정 : The responses—ranging from hesitation and rejection to moments of unexpected warmth—became the foundation for a photographic series that later inspired literary reflections on memory and communal life.


한국어: 망설임과 거절에서부터 예상치 못한 따뜻한 환대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반응들은 이후 사진 연작의 기초가 되었으며, 이는 기억과 공동체적 삶에 대한 문학적 성찰을 불러일으켰다.



7) 세 번째 작품 소개

원래: Another piece, Contentious Perilla Leaf, draws on a well-known social question about personal boundaries to probe the limits of intimacy and permission. 


수정: Similarly, her project Contentious Perilla Leaf engages with an everyday domestic gesture—the act of removing perilla leaves for another person—reframing it as an exploration of interpersonal closeness and unspoken social expectations. By inviting strangers to perform this intimate task, SHIN disrupts the implicit codes of familial and romantic relationships, situating private rituals within a public space to interrogate the mechanics of care and dependency.


-흔들고 disrupt 이 부분 이 작품에 대한 임팩트를 준다. 깻잎 떼어주기 같은 것은 사적, 연인간의 행위인데 그 암묵적 규범을 흔들었다는 것이다. 돌봄과 의존의 구조라는 표현은 작가가 누군가에게 해달라고 호소하므로 의존적인 행위에 대한 추상적 부연설명이다.


한국어: 비슷한 맥락에서 작가의 프로젝트 논쟁적인 깻잎(Contentious Perilla Leaf)은 일상적인 가사 행위를 재구성한다. 이는 타인의 깻잎을 떼어주는 단순한 몸짓을 통해 인간관계의 친밀함과 암묵적인 사회적 기대를 탐색하는 작업이다. 신수와 작가는 낯선 이들에게 이 친밀한 행위를 요청함으로써 가족적·연인 관계에서의 암묵적 규범을 흔들고, 사적 의례를 공적 공간으로 옮겨 돌봄과 의존의 구조를 비판적으로 조명한다.


8) 세 번째 작품 설명

원래: Through these works, SHIN investigates the structures of human relationships, turning ordinary interactions into experimental spaces for connection and dialogue.


-함의가 약하다. 일상 상호작용을 관계형성의 장으로 바꿨다정도는 임팩트가 약하다. 더 큰 학술적 논의의 장으로 진입시켜야한다.


수정: Through these works, SHIN extends the lineage of relational aesthetics, positioning her artistic interventions within broader conversations on participatory art and social practice. 


한국어: 이러한 작업을 통해 작가는 관계적 미학(relational aesthetics)의 계보를 확장하며, 그녀의 예술적 개입을 참여적 예술과 사회적 실천에 대한 더 넓은 담론 속에 위치시킨다. 그래야 그 담론을 운용하는 여러 비평가, 교수, 작가들이 개입해 자기 작품을 예시로 쓰기도 하고 이야기도 하면서 바이럴시키기 때문이다.


9) 작가 의도

원래: SHIN’s art is deeply relational, shaped by the unique dynamics of her community. The village and its inhabitants did more than nurture her—they became integral to her artistic practice. For SHIN, every project is a conversation, a reflection on shared spaces and experiences, and a testament to the bonds that give meaning to our lives.


-이 부분을 약간 줄이고 다듬을 필요가 있다.


수정: Her performances do not merely document social interactions but actively construct new relational dynamics, offering a critical lens on the ways we negotiate space, trust, and intimacy in contemporary society.


그녀의 퍼포먼스는 단순한 사회적 상호작용의 기록을 넘어, 새로운 관계적 역학을 적극적으로 구축하며 현대 사회에서 우리가 공간, 신뢰, 친밀함을 어떻게 협상하는지를 비판적으로 바라보는 프레임을 제공한다.


10. 완성본은 이렇다.

SHIN Suwa: Intimacy, Boundaries, and the Politics of Everyday Encounters


SHIN Suwa’s practice is deeply rooted in the social fabric of her community, engaging with themes of intimacy, trust, and the negotiation of personal and public space. Her work challenges conventional notions of relationality by transposing private acts into public spheres, transforming everyday interactions into critical inquiries on human connection.


In Be Nu (累), SHIN undertook an extended durational performance, knocking on the doors of 500 neighbors to ask for permission to shower in their homes. This act, at once disarmingly simple and profoundly transgressive, tested the limits of social hospitality, exposing the subtle tensions between generosity, vulnerability, and personal boundaries. The responses—ranging from hesitation and rejection to moments of unexpected warmth—became the foundation for a photographic series that later inspired literary reflections on memory and communal life.


Similarly, her project Contentious Perilla Leaf engages with an everyday domestic gesture—the act of removing perilla leaves for another person—reframing it as an exploration of interpersonal closeness and unspoken social expectations. By inviting strangers to perform this intimate task, SHIN disrupts the implicit codes of familial and romantic relationships, situating private rituals within a public space to interrogate the mechanics of care and dependency.


Through these works, SHIN extends the lineage of relational aesthetics, positioning her artistic interventions within broader conversations on participatory art and social practice. Her performances do not merely document social interactions but actively construct new relational dynamics, offering a critical lens on the ways we negotiate space, trust, and intimacy in contemporary society.



11. 그 다음에는?

퍼포먼스 아티스트로서 신수와 작가는 유투브나 틱톡에 보이는 사회적 실험을 진지하게 시도하면서 친밀감과 대중적 상호작용의 경계를 탐험해보고 싶은 것 같다. 즉물적 쾌락과 즉각적 반응을 추구하는 SNS 크리에이터와는 달리 진지한 접근법으로 인내심(6개월간 500 노크!)을 가지고 있다는 점이 그들과는 차별된다. 공과 사의 경계를 넘나드는 관찰자로서 문화인류학의 시각을 지니고 있다. 식사와 샤워라는 사적인 일상 활동을 선택한 것도 작품의 메시지를 위해 적절하다. 사적 영역에서 일어나는 일을 공적 영역으로 옮겨와서 아티스트 자신을 매개체로 관계, 경계, 신뢰에 대한 성찰을 유발하고자 했다. 


영감과 확장을 위해 참고할 수 있는, 비슷한 접근 방식을 가진 작가들은 예를 들어 퍼포먼스 아티스트의 대명사라고 말할 수 있는 마리나 아브라모비치가 있다. Rhythm 0같은 작품에서는 모르는 사람들이 다양한 물건으로 작가에게 무엇이든 하도록 내버려 두면서 신체적 정서적 한계를 시험하려 했다. The Artist is Present에서는 관객과 침묵 속에 장시간 눈을 마주치는 퍼포먼스를 했다. 이 모두 어느 정도의 인내심이 요구되며, 동시에 작품으로서 자아정체성을 별도로 확립해야한다. 물론 테칭 시에Tehching Hsieh의 1년 동안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우리에 갇혀 있는 퍼포먼스처럼 극단적으로 긴 것도 있다. 신수와 작가는 깻잎 작품에서 어느정도 작품-자아의 분리를 보여주었다. 장시간 상호작용을 하는 퍼포먼스나 인내 기반 퍼포먼스를 탐구할 수 있는 역량을 증명했다. 이를 기반으로 조금 더 대범하고 파격적으로 나아가 개인 공간에 대한 친밀한 '침해'를 접근할 수도 있겠다. 사회적 실험에서 나온 반응을 서사적이고 시각적인 방식으로 기록하고 분석할 수 있는 역량도 에세이를 통해 증명했다. 그럼 이제 설치물이나 다른 매체로 확장해볼 수도 있겠다. 사람이 아니라 AI, 비인간과의 상호작용에 대해 탐구해볼 수 있을 것 같다.


하지만 내가 조금 더 적절하다고 생각하는 것은 자신의 작업을 더 큰 사회적, 국제적 문제와 연결하는 것이다. 이번 작품에서는 생애주기에 맞춰 떠나가는 공간(아마 안산?)과의 분리가 중요 모티프였을 것 같다. 아무래도 안산에 있는 미술관에서 지원하는 프로젝트였으니 말이다. 지금은 지역적으로도 한국의 한 도시, 주제로서도 일상적 활동(식사와 샤워)와 같은 작은 범위의 일이었다.


가장 추천하는 것은 이 활동의 연작에 있어서 다른 도시(그러나 대도시가 아니라 그 나라에서 안산급의 도시)에서 같은 활동을 실험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도시 생활에서 신뢰, 다른 문화권에서의 환대 같은 사회정치적 주제를 국제문화비교적 시각에서 접근할 수 있을 것이다. 비근한 예시로는 2001년 김수자의 바늘이 있다. 그냥 길거리에 서있는 10분 남짓의 영상을, 멕시코, 이집트, 영국, 나이지리아에서 찍어 동양여성의 알 수 없는 행동을 관찰하는 현지인들의 시선과 반응을 담았다. MMCA과천에서 처음봤는데 얼마 전 도쿄 국립근대미술관에 가니 여전히 상영되고 있어, 작품의 설득력과 매력이 유지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다시 말해, 글로벌 사회적 맥락, 국제 문화비교적 분석틀을 취하는 것이다. 한국이라는 하나의 문화적 틀에 머무르지말고 친밀감과 경계가 문화권 간에 어떻게 변화하는지 비교하기 위해 복수의 다른 국가에서 같은 형태의 실험을 시도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럼 깻잎에 대해 고수처럼 알레르기 반응을 보이는 사람부터 시작해서 온갖 예상치 못한 반응들이 나올 것이다.


또한 지금은 퍼포먼스를 사진과 에세이형태의 매체로 치환했을 뿐이지만 조금 더 서사가 있는 다큐멘터리를 만드는 것이 좋겠다. 사람들의 반응 패턴을 분석하고, 보다 구조화된 방식으로 상호작용을 기록하며, 이를 설득력 있는 네러티브로 만드는 것이다. 성덕일기 같은 다큐멘터리가 떠오른다. 


최근 기술에 친화력이 있다면 혹은 그런 사람을 구할 수 있다면, AI를 개발해볼 수 있다. 지금 전시중인 도쿄 모리미술관 AI전에서 Diemut는 LLM거대언어모델 기반으로 AI를 만들어 두 AI가 chatgpt를 기반으로 서로 대화하게 만들었다. 내 생각에는 작가 대신 AI가 남에게 물어보는 역할을 하게 하면 흥미로울 것 같다. 예컨대 AI가 온라인의 낯선 사람에게 랜덤하게 영상 통화를 연결해 친밀한 척 특정한 질문을 던지게 하거나 개인적인 호의를 요청하는 AI를 만드는 것이다. 이를 통해 디지털 친밀감 탐구과 비인간에 대한 거절과 수용을 탐구해볼 수 있다. 이것은 근미래적인 탐구이다.


보다 전통적인 접근방식은 커뮤니티 기반 활동이다. 대부분의 퍼포먼스 아티스트들이 도전하고 몰두하고 있는 케이스들이다.  사회적 규범을 테스트하는 사전 설정된 조건에서 방문객이 서로 교류하는 참여형 설치물을 만드는 부류이다.


조금 더 네임밸류와 커리어가 있는 작가들은 기관과 협업하여 박물관 레지던시, 사회 심리학 연구펀딩 혹은 도시 연구 지원 프로그램을 통해 해당 로컬 커뮤니티에서의 사회적 교류를 탐구한다. 생각나는 것으로는 전 세계 소녀상과의 대화 같은 것이 있을 수 있겠다. 그냥 생각나는 것을 브레인스토밍해서 던져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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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키17의 개봉이 다가오면서 오늘자 신문 조선일보와 한겨레에 크게 기사가 떴다. 한국일보는 라제기 영화전문기자가 작은 칼럼에 브뉴월과 함께 살짝 다뤘다. 나는 인터넷 신문은 안 보고 종이 신문밖에 읽지 않는데 종이로 읽을 때 집중도와 흡입력이 더 커서이다. 인터넷으로는 집중이 잘 안된다. 하지만 인터넷 자료는 검색과 편집이 용이한 장점이 있다.



https://www.chosun.com/culture-life/culture_general/2025/02/19/AZ4E4UWC3BCLBCA2D2GAELZCUE/

조선일보 백수진 기자의 이런 표현은 아주 감각적이다.

"미키가 프린터에서 덜컹덜컹 뽑혀 나오는 모습은 육도윤회(六道輪廻)를 거듭하는 중생처럼 가엾다. 구부정한 어깨, 가늘고 여린 목소리, 힘없는 미소로 고단한 노동자를 연기한 패틴슨의 공도 크다."


https://www.hani.co.kr/arti/culture/culture_general/1182965.html

한겨레 김은형 기자의 이런 표현은 참 좋다.

1. 할리우드 메인 스튜디오인 워너브러더스가 1억달러 넘게 투입한 대작이지만, 상업영화 문법에 흔들리지 않고 봉준호의 성채가 견고하게 유지됐다.


아주 간결하게 잘 표현했다. 거대 자본이 투입된 대작이지만, 상업영화의 문법에 흔들리지 않고, 봉준호 감독의 스타일(성채로 은유)가 잘 묻어난다는 뜻이다. 문득, 이를 영어로 써보면 어떨까?


아마 직역하면 대충 이렇게 될 것이다.

Although it is a blockbuster film(대작이지만) in which Warner Brothers, a major Hollywood studio, (할리우드 메이저 스튜디오 워너 브라더스가 ) invested over $100 million, (1억 달러 넘게 투자한)

1) 메인은 메이저라고 표현함이 적절하다 2) A인 B는 컴마로 동격(apposition)으로 표현한다 3) 투입하다의 집어넣다는 뉘앙스를 다 살릴 수 없다 투자하다는 말이 맞다. million은 백만으로 기계적으로 외우고 있어야한다. 우리는 만단위 서양은 천단위다. 순서대로 thousand, million, billion, trillion은 천, 백만, 십억, 조이다. 만단위의 0이 네 개이고 천단위의 0이 세 개이기 때문에 4x3해서 조에서 한 번 일치된다. 


Bong Joon-ho's fortress remains solid, unshaken by the grammar of commercial films.

봉준호의 성채가 견고하게 유지되고(remain), 상업영화의 문법에 흔들리지 않았다. 

한국어에서는 술어로 병렬처리 되었으나 (흔들리지 않고~ 유지됐다)

영어는 fortress라는 명사 주어에 술어 remain olid가 붙은 상태에서 다시 unshaken이 붙어서 remain solid + unshaken  두 수식구조가 성채라는 명사주어를 수식한다고 정확히 태깅하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한국어를 영어로 번역했다는 어색함은 피할 수 없다. 영어만 읽었을 때 한국인들은 문제 없다고 느끼겠지만, 영어권 사람들은 이물감을 느낀다. 만약 그네들의 영화전문기자가 썼다면 이렇게 썼을 것이다.


Despite being a blockbuster production backed by over $100 million from Warner Bros., a major Hollywood studio, Bong Joon-ho's artistic vision remains intact, resisting the conventions of mainstream commercial cinema.


한겨레 김은형 기자가 '봉준호의 성채'라고 말했을 때 스타일을 의미했다면 영화업계에서는 artistic vision시각적 비전이라고 쓴다. 이 vision은 실제 시각도 추상적이 지향도 의미한다. 추상명사이므로 구체적 물성의 견고함을 의미하는 solid가 아니라 intact가 수식됨이 맞다. 약간 옷이 정확히 몸매에 맞아 짝 달라 붙는듯한 적절하다는 의미가 있다.

영화의 문법이라는 표현도 가능하지만, convention관습이 좋고, 그냥 상업영화가 아니라 주류상업영화라고 말하는 것이 더 낫다. 그러한 관습에는 resist저항하다는 말이 오면 더 좋다. 투자하다도 좋은데 production에는 back뒷받침된다는 표현이 더 자주 보였다. 



2. 소심하고 체제 순응적인 미키와 무능하지만 뻔뻔하고 잔혹한 마샬로 대척점을 이루는 계급의 대비는 후반부로 가면서 커지는 외계 생명체의 존재감으로 또 다른 이야기의 가지로 뻗어 나간다. 


기자의 이런 기술적 묘사도 좋다. 이 문장에는 압축이면서 간결한 표현이 많다.

하나씩 다 정보를 전달한다. 

1) 우선,캐릭터의 특징을 말한다. 미키의 특징은 소심하고 체제 순응적이다. 마샬은 무능하고 뻔뻔하고 잔혹하다. 

2) 그리고 이 두 메인 캐릭터의 대비는 계급의 대비를 의미한다고 연결짓는다. 

3) 그 다음 스토리의 전개과정에 따른 변화를 설명한다. '후반부로 가면서'라고 말하며서 전반부에는 이 캐릭터의 특징과 대비가 등장함을 암시한다. 외계 생명체의 존재감이 전반부에서 후반부로 가면서 더 커진다.

4) 다른 이야기가 나온다. 이렇게 갈무리한 이유는 아마 스포일러이기 때문일 것이다.


이런 표현들을 어떻게 영어로 번역할 수 있을까? 일단 진짜 주어와 술어를 찾아야한다.

- 계급의 대비는 다른 이야기의 가지로 뻗어나간다.

The class struggle is expanded into another story라고 가볍게 바꿔볼 수 있겠다.

조금 더 힘을 주자면

The stark class contrast between ~ develops into a separate narrative thread 라고 생각해볼 수 있겠다.

story가 아니라 narrative thread가 더 자연스럽고 원어민스럽다.


그러나 이러한 형태도 최초 한국어의 구조를 유지한 상태에서 영어로 바꾸는 것이다. 위에서 본 것과 같이 성채가 견고하다 같은 한국어의 전달방식과 표현기법을 지켜주면서 최대한 영어스럽게 바꾸려는 것이다. 전문번역가라면 발화자 혹은 의뢰자의 의도를 존중해야하기 때문에 너무 벗어나면 의역이 되기 때문이다. 이것이 페이를 받는 통번역가의 구조적 한계이자 어려움이다. 


스스로 생각해서 스스로 영어로 표현할 것이라면 출발언어의 한계에 매여있을 필요가 없다. 영어권 사람들의 사고에 맞게바꿔서 자유롭게 표현하면 된다. 먼저 한국어로 생각하고 바꾸는 것이 아니라 영어로 생각하고 영어로 표현하면 된다. 그리고 그러려면 그냥 좋은 글을 많이 읽고 고민해보면 된다. 옛날에는 외국에 가야 그런 기회가 있었는데 지금은 꼭 반드시 그런 것만은 아니다. 유학가서 한국인들과 지내면서 겉멋만 드는 사람도 많다. 중요한 것은 외국유학감으로써 얻고자 하는 효과인데 그 효과를 인터넷이나 자료를 많이 접함으로써 자신이 존재하는 공간을 바꾸지 않고도 가능하겠다면 같은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다. 물론 현지분위기나 기억은 없겠지만, 여기서는 전시나 영화같은 표현이니까 큰 차이는 없다. 영화는 외국에 있으나 한국에 있으나 혼자 보는 것이니까. 영화찰영지 로케를 방문해보겠다면 다른 수준의 이야기다.


어쨌든 나라면 이렇게 써보겠다.

영화가 진행되면서, 

소심하고 순응적인 미키와 무능하지만 뻔뻔스럽게 잔인한 마셜 사이의 

극명한 계층 간 분열이 

두 개의 별개이면서도 서로 얽힌 스토리라인으로 진화하며, 

후반부에서 외계 생명체의 존재가 점차 확대되면서 더욱 풍부해진다.


As the film progresses, the stark class divide between the timid, conformist Mickey and the inept yet brazenly cruel Marshall evolves into two distinct yet interwoven storylines, further enriched by the escalating presence of alien life forms in the latter half.



여기서 윗 부분은 기계적인 번역이다. 신경쓸 부분은 "후반부에서 ~ 더욱 풍부해진다" 부분이다.

이것을 

as the presence of alien life forms grows in the latter half라고 하면 직역이고 어색하다.

분사구로 바꾸어서 앞부분을 수식해주는 식으로

후반부에서 외계 생명체의 "고조되는escalating" 존재에 의해(by) 더욱 풍부해지는


영어는 한 문장에 우겨넣기 위해 이렇게 수동태와 분사구가 있는데

우리는 술어 중심의 구조이므로 수동태 구조는 by 이하의 명사를 주어로 바꾸고 수동태(국문법에서는 피동형)를 풀어주는 것이 적절하다. 


다시 말해 한국어에서 영어로 바꿀 때는 피동표현과 분사구와 수식구조로 압축해서 한 문장에 넣으려느 기술적 고민이 필요하다.




3. ‘트와일라잇’ 시리즈를 통해 청춘 스타라는 타이틀을 얻었지만 이를 떼어내기 위해 부단히 노력해온 패틴슨은 바짝 마른 몸과 붕 뜬 말투, 어쩔 줄 모르는 눈빛으로 벼랑 끝에 몰린 암울한 청년의 초상을 빼어나게 그려냈다. 자칫 어색하고 유치하게 보일 수 있는 배부른 자본가의 도식적인 태도를 기름기 묻은 표정과 목소리로 표현한 러팔로의 공력 또한 영화의 두께를 만들어내는 데 제 역할을 했다.


기사 마지막에 이르러 기자의 배우에 대한 평가가 나온다. 기사 자체도 구조적으로 깔끔하게 잘 써졌기 때문에 위의 링크에서 일독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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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시피 읽어주는 여자의 간단 요리 레시피
레시피 읽어주는 여자 지음 / 혜지원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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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밌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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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豊原国周生誕190年]토요하라 쿠니치카(일본의 유명판화가, 1835-1900) 탄생 190년


歌舞伎を描く 가부키를 그리다

―秘蔵の浮世絵初公開!숨겨서 감추어둔(비장의) 우키요에 최초 공개!

2025/1/25(土)~2025/3/23(日)


1. 세이카도 분코는 황거(코-쿄) 근처에 있다. 이 근처로 도쿄역 부근 미술관 6총사가 있는데, 그중 하나인 이데미츠가 빌딩정비 관계로 장기휴관 중이라 지금은 5총사이다.


이 5총사는 아티존 미쯔이 미츠비시 도쿄스테이션갤러리, 세이카도분코이다.

東京駅を中心に位置する、アーティゾン美術館、三井記念美術館、三菱一号館美術館、東京ステーションギャラリーと静嘉堂@丸の内


2025년 한정으로 미술과 티켓 5개 묶어서 4500엔으로 팔고 있다. 늘 그렇듯 이런 정보는 외국인용 영어 사이트에는 표시되어있지 않다. 가서 사면 되는데 언제 다 팔릴지는 모른다.


https://6museums.tokyo/ticket.html



2. 다음은 세이카도분코 미술관 내부이다.



3. 2025/1/25(土)~2025/3/23(日)까지 가부키전을 하고 있다. 우키요예의 2대 장르가 하나는 미인화하고 다른 하나는 배우 그림이라고 한다. 가부키전은 배우그림을 포함해 가부키 연극의 전경을 그린 유명 판화가 한 명의 작품으로만 구성했는데 아주 풍부하다.








4. 이 그림 하나 안에도 이미 그림 안의 그림이 있다. 


5. 확대해보면 세밀하게 써넣은 칸지(한자)와 쿠즈시(초서)도 보인다.



6. 모든 사람들의 표정이 다 살아있다. 얼굴만 보고 그들의 습관과 성격까지 읽어낼 수 있겠다. 훌륭한 미술가다.


7. 서서 본 것일까. 가운데 있는 사람들은 고개를 숙여 나무봉을 지나가 화장실을 갔을까.


8. 캡션을 읽어보면 아까 그 큰 그림 속의 내용을 알 수 있다.


갓난 아기를 업고 입을 벌리고 듣는 여자나 간판을 쳐다보느 도제 견습생(丁稚 でっち뎃치라고 읽는다)이나 무사나 상인으로 붐빈다. --- 간판에 삼폭대서초증아라고 있는데, 天保(텐뽀てんぽう)5년(1834년) 정월의 상연기록과 일치한다. .--- 그림 간판의 세부까지도 정성스럽게 그리고 있다.



이제 아기를赤ちゃんを 어부바하おんぶして 口を開けて입을 벌리고 聞く女듣는 여자가 보인다.

간판의 삼폭대서초증아 한자도 보인다. 다는 못 읽어도 앞의 석 삼자는 확인할 수 있다. 

우키요예에 남긴 시각문화의 기록이 실제 문자로 남겨진 상영기록과 일치한다는 것이다.



9.

일본은 시각문화가 강하다. 모두 천천히 조용히 자기 차례를 기다렸다가 작품 앞에 독대해서 휴대용 현미경 같은 것으로 자세히보고 작품 리스트에 일일히 필기한다그런데 1억2천의 인구에 경제력과 국력에 감안했을 때 노래를 잘하는 가수는 인구규모와 비례하지 않고 드물다. 눈의 꽃으로 유명한 나카지마 미카나 아이묭 같은 락가수도 있고, 요네즈 켄시나 X-Japan 등 싱어송라이터가 없는 것은 아니나 인구가 그 절반도 안되는 한국에는 인구에 비례해 너무 노래 잘하는 사람들이 많다슈퍼밴드, 미스터/미스트롯, 온갖 케이팝 서바이벌 인재발굴 프로그램, 너목보, 불후의 명곡, 싱어게인, 비긴어게인, 고등래퍼, 쇼미더머니, 히든싱어, 유투브의 창현거리노래방까지 이 좁은 땅덩어리에 노래 잘하는 사람이 비율적으로 생각해봐도 너무 많다


그런 점에서 한국은 청각+퍼포먼스문화가 강하다. 탈춤, 연희, 굿 등 참여형 청각문화의 전통이 오늘날에는 콘서트, 노래방, 댄스 등으로 발전한 것 같다. 노래+댄스가 다 되는 게 사실 어려운 것인데 아이돌 육성 시스템은 그걸 가능하게 해냈다. 일부 일본의 아이돌 춤을 보면 너무 따로 놀고 수준이 부족하다고 느낀다반대로 아마 일본이 한국의 웹툰 예를 들어 카카페의 왕딸이나 불사무적 같은 것을 보면 같은 방식으로 생각하겠지 싶다


한국도 물론 훌륭한 미술가들이 많다. 없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에도시대 판화부터 시작해와 지금의 만화, 애니메이터로 연결되는 일본의 견고한 시각문화의 수준과 어깨를 겨눈다고 보기는 어렵다. 1등상과 메달을 받는 하나의 스타를 말하는 것이 아니라 그 업계 저변, 중간층에 대한 것이다


일본의 시각문화를 감상하는 피라미드 그래프 중간의 탄탄한 지지층은 한 순간에 생긴 것이 아니라 17-18세기 에도시대의 키뵤시(黄表紙)로부터 기인한 것이다. 갑자기 원피스와 같은 만화가 나온 것이 아니라 오랜 만화, 혹은 코믹북에 대한 전통이 있는 것이다. 마찬가지로 한국에서도 노래를 레전드급으로 잘 부르는 사람 이전에 그냥 일반적으로 잘 부르는 사람도 수준급이고 노래방문화나 TV프로그램이나 작게는 중고등학교 축제에서 노래 잘 부르는 것을 인정해주는 문화나 예대 실용음악과 입시나 이런 모든 작은 문화와 인프라 같은 것이 함께 엮여서 청각문화의 저변층을 강화하는 것인데, 저잣거리의 탈춤, 굿, 사물놀이와 같은 연희문화에서 기원을 찾을 수 있다. 하나의 지배적인 문화는 그것을 즐기는 자들의 총합보다 더 큰 무언가이고 오랫동안 사람들의 문화적 무의식 속에 각인되어 온 무언가에서 기원한다.


하버드대 아시아센터에서 키뵤시와 만화문화만을 다룬 단독 학술저서가 2019년에 나왔다. 몇 십년 전 키뵤시에 대하 단독 저서를 보완한 개정판이다. (over a dozen years have passed since the original publication of this study of the kibyoshi, a genre of woodblock-printed comicbook widely read in late eighteenth-century Jap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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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의 작가상 2024

2024-10-25 ~ 2025-03-23


양정욱은 작가상 4인 중 세 번째이고 처음 보게 되는 장면은 위에서의 부감샷이다.




1. "현대미술은 어렵다"라는 말이 인구에 회자된다. 보기 편하고 예쁜 인상파의 작품이나 창의적이고 특이한 피카소나 아니면 아예 이집트 미라, 피라미드나 공룡처럼 시각적 자극에 의한 즉물적 감상이 어렵기 때문이다. 정확히 무엇을 표현하고 싶어하는지 설명을 읽어야 비로소 이해가 된다. 그런데 그 설명이 거의 논문같은 학술표현으로 되어있어서 사람들이 읽기에 난해하다고 느끼는 것이다. 작품 자체도 무엇인지 모르겠고 설명도 어려우니 점입가경이다. 그래서 "현대미술"하면 자동적으로 "어렵다"라는 말이 튀어나오게 되었다. 현대미술이라는 체언(혹은 명사)과 어렵다라는 용언(혹은 형용사)가 검색 코퍼스에 단단히 엮여있을 것이다. 그러나 인상파나 피카소나 다 처음에는 그게 뭔지 잘 몰랐고 당대의 감각과는 많이 달랐다. 일견의 어려움도 어린왕자의 여우가 말하듯 길들여지기 시작하면 하나의 뉴노멀이 되리라 생각한다. 길들여진다는 말은 곧 현대미술을 이해하고자 하는 청중들을 교육하는 것이다. 이때의 교육이란 강의실에서 교조적인 가르침이 아니라 자주 많이 접하게 만드는 것이다. 더 많이 보여주고 더 많이 설명을 제공하고 읽게하면 그 어려운 현대미술을 1510년에 걸쳐 조금씩 이해하는 새로운 새대가 탄생하는 것이다.




2.  

해석이 없다면 이 작품은 도저히 무엇을 말하고자 하는지 알 수 없다. 그러나 해석을 경유하고 나면 비로소 보이는 것이 있다.

물론 그 설명도 완전한 해석도, 무조건적 정답도 아니지만 감상자에게 가이드는 제공해줄 수 있다.




3. 전시장 현장에서 작품은 반복 운동을 하고 있다. 관람객은 나무 구조물이 있네 왔다갔다하네 설치예술인가? 정도는 파악할 수 있다. 이제 캡션을 읽어보자.

 

위의 설명에 따르면,

작가는 누군가의 반복적인 행동을 통해서만 깨달을 수 있는 삶의 모습을 상상한다.

Yang imagines life that reveals understanding only through one's repetitive actions

 

그 반복 행위는 고난과 희망 사이에서 해 보고 또 해 보는 사람들의 삶의 모습을 표현한 것이다. 시도 속에서 견뎌내고 희망해나가는 자들(those continue to hope and preservere amist trials)에 대한 것이다.






4.

<서서 일하는 사람들>은 저마다의 이유로 오랫동안 한 가지 일을 해 온 사람들이 퇴직 후 생계를 위해 임시적인 일을 한다는 이야기에서 출발한다.

The Standing Workers series begins with the narrative of individuals who, after long careers, take on temporary work to make a living post-retirement.

 

임시적인 일이기 때문에 작품에서 그들은 서 있는 모습으로 표현된다.

The subjects are depicted standing, alluding to the transient nature of their labor

 

평생 종사한 직업에서 얻은 리듬과 습관 같은 것들이 새로운 상황에 놓이며 낯선 심리를 환기하고 지금의 형상과 움직임을 낳는다.

The rhythms and habit acquired from their lifelong careers evoke unfamiliar feelings and movements in their new situations

 

..누적된 시간의 경험으로 정의하기에 이른다.

define work .. as an accumulation of time and experience

 

작품과 작품설명은 서서 보기 때문에 모든 것을 기억할 수 없다. 그리고 수많은 작품과 설명이 있기 때문에 문장 전체를 다 기억할 수 없고 일부 핵심어만 기억하고 볼 뿐이다. 이것이 현실적인 관람객의 읽기 방법이다.

 

아 이 작품은 "서 있는 사람Standing workers"이고 "임시직temporary work"을 표현하고 그들의 "리듬과 습관rhythms and habits"을 표현했고, 이를 통해 "누적된 시간의 경험accumulation of time and experience"을 표현하고자 했구나. 그러면 왜 이 작품이 나지막하게 반복 운동하고 있는지 이해하게 된다.


 

설명을 이해하면 한 발 더 나아갈 수 있다. 이 작품이 완성된 형태가 아니라 목조로 만들어졌다는 점을 관찰해냈다면, 임시적 성격을 지녔으며, 전시회 이후에 아마 해체될 것임을 추론해볼 수 있다. 그러니 노동의 임시적이고 단기적이고 일시적인(transient) 성격을 잘 표현한 작품이라고도 볼 수 있다. (alluding to the transient nature of their labor)


 

이정도 이해하고나면 현대미술 이해도 그리 어렵지는 않다.

작가의 의도와 작품의 표현방법을 매칭하기 위해 캡션설명 정도만 경유하면 된다.

이 이상의 철학적 함의를 끌어내는 것은 학구열이 많은 자가 취해야할 그 다음의 일이지만

대부분 관객들은 하나의 가이드라인에 따른 적절한 설명이 제공되면 다른 작품을 보러간다.

중요한 것은 쇼츠처럼 압축적이고 설득력있는 설명을 제공할 수 있느냐 없느냐에 있다.

이제 더이상 카라마조프의 형제들이나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와 같은 긴 글을 1년씩 앉아서 읽을 수 있는 시대가 아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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