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SNS에 이런 글이 있어서


답해서 ACC와 Leeum과 Leeum의 평안감사 도과급제자 환영도를 보러가라고 추천했다







그런데 사실 이 글을 쓰면서 나름 재밌었던 부분은 한국어 평안감사 도과급제자 환영도를 일본어 카타카나로 쓸 때였다. 아 이걸 어떻게 써야하지? 일본식 한자로 읽으면 문제가 없는데, 원어를 일단 알아야하니까


그러니까 한문은 표의문자인데, 한중일 각국이 읽는 방법이 다르고, 거기에 중국은 간체자까지 만들어서 글자가 달라진다


한문: 平安監司 道科及第者 歓迎図

한글: 평안감사 도과급제자 환영도

일본: 헤에안 칸시 도오카 큐우다이샤 칸게에즈

중국(한자 일부 간소화): 平安监司 道科及第者 欢迎图 

중국독음 : píng ān jiān sī   dào kē jí dì zhě   huān yíng tú

한국어로 읽으면 : 핑안지에스 다오크어 지디즈어 환잉투


그런데 여기서

한국어 발음을 일본어로 바꿔서 표시하면

푠안 카무사 도카구뿌졔쟈 하뇬도 ピョンアンカムサ・ドカグプジェジャ・ファニョンド


특히 도과급을 도카구뿌라고 할 때 약간의 현타가 있었다.

과-카, 급-구뿌

하아... 이건가 이게 맞나?


어쩄든 일본에 한국어 원어 발음도 알려줘야해서 병기하다가 보니 이런 재밌는 현상이.


마치 매트릭스의 뒷 통로를 발견한 느낌이랄까.


중국이 한글을 어떻게 읽느냐? 이것도 재밌는 이야기가 있는데


우리나라말이 모음이 더 많은데 한자로 표기가 안되니까 한->중 중->한에서 표준경로를 취하지 않고 우회로 혼란이 벌어진다.

표준경로는 정상적으로 통번역하는 것이다. 각자 언어의 의미항대로

안녕하세요? 제 이름은 왕입니다.

니하오? 워 지아오 왕 你好 我叫王

만나서 반갑습니다. 렌시니흔가오씽 认识你很高兴  (옛날에느 렌시라고 배웠고 요즘은 见到你很高兴 지엔다오)



그런데 이런 고속도로를 놔두고 국도를 취하면 갑자기 온갖 난리가 만들어진다.

옛날에 한국어를 모르는 중국인들이 한국드라마를 볼 때 한국어를 모르니까 나름 음차해서 인터넷에 유행시켰었다.


예를 들어 이런 식으로


"안녕하세요?" → 安宁哈塞哟? (ānníng hāsāi yō?) 아닝 하사이 요

"제 이름은 왕입니다." → 机呢因母王音呢大。" (jī ní yīn mǔ wáng yīn ní dà.) 지 니 인 무 왕 인니다

"반갑습니다." → 棒嘎思密达。 (bàng gā sī mì dá.)  방 가 시 미 다

   ->여기서 습니다 한자를 思密达말고 斯米达로 하기도 함


특히 한국어의 종조사 '요', 어말어미 '습니다' 서술형 어미 '입니다' 같은 표혀은 거의 굳어졌다.


아직도 검색해보면 바이두에 이런 질문도 있다. 한국어로 방 가 시 미 다 가 무슨 뜻이예요?

韩语"旁嘎斯米达"是什么意思?

https://zhidao.baidu.com/question/92121681



고속도로는 언어를 A to Z로 정통으로 배운 사람이, 각 언어의 의미가 통하는 그 방식대로 통번역

안녕하세요? <-> 니하오?


국도는 언어를 안 배운 사람이, 각 언어가 들리는 그 방식대로 음차


그런데 모든 사람이 다 외국어를 배운 게 아니니까

저렇게 평안감사 도과급제자 환영도를 일본어 가타가나로

표현해줄 필요는 있다.


중국어는.. 굳이 그렇게 한국음으로 안 읽고 한자가 있으니까 항상 중국 독음 방식대로 읽는다.

설령 한국음으로 읽어야하는 경우에는 한국어를 배운 중국인이 한글을 A to Z로 제대로 배우고 나서 한국어를 경유해서 읽지 억지로 중국독음으로 읽지 않을 것이다.


이게 다 재밌는 현상이다. 일본어의 중국어의 모음이 적고, 우리말 모음이 많고

일본어는 문자표기가 세 가지고, 중국어는 한자를 간소화하고, 우리말은 한자를 안 적고

일본어는 상호주의라 한국에서 일본어 발음을 써주면 자기도 한국어를 가타가나로 한국발음 존중해서 적어주고

중국어는 자국주의라 무조건 한자는 중국독음대로 읽고

우리는 일본어 중국어 다 표현가능하지만, 한자를 쓰던 시대가 지나서 신해혁명 이전 지명은 조선시대처럼 읽고 그 이후는 중국발음으로 읽다가 중간에 혼동이 발생하고 (삼국지에서 섬서, 하북라고 읽던 것이 이제느 샨시 허베이)

중국인은 일본에 가면 무조건 다 한자를 자기 식으로 발음하는데 (도쿄 동징 쿄토 징두 나리타 쳥티엔) 한국에 오면 한자가 없으니까 육안으로는 못 읽고 지도 애플을 통해 읽는다.

난리다 난리야



답장해주셨다.

안내 감사합니다. 너무 기뻐요. 리움에는 다녀왔습니다. 저명한 건축가의 개성이 돋보이는 건축이었습니다. 제가 방문한 2월 초에는 전시회가 일부만 개최되어 OMA와 장-누벨의 M2에 들어가지 못한 것이 매우 아쉬웠습니다. 다음 기회에 또 가고싶습니다.


1) 리움의 OMA는 지금 피에르 위그하고 있는 들어가자마자 왼쪽 아랫쪽 건물 안의 검은색 건물을 말하는 것이고, M2는 지금 현대미술품 소장전을 하고 있는 들어가자마자 오른쪽에 해당하는 곳이다. 가장 마지막 전시가 아니카 이로 12월에 마쳤으므로, 고미술품 상설전시만 봤다느 의미겠다.


2) 여기서 '돋보이다'에 해당하느 키와다츠는 JLPT N1레벨 어휘인데, 한자만 읽으면 국제의 제, 설립해서 제립이다. 현저하다, 두드러지다라는 뜻이다. 동의어로서 N3 레벨 쉬운 단어느 메다츠이다. 영어나 한국어로 비유하면


두드러지다 현저하다 돋보이다 際立つ (きわだつ, N1)  "stand out prominently," "be remarkable" "be conspicuous"

눈에 띄다 目立つ (めだつ, N3) → "stand out," "be noticeable," "be striking," 


정도의 차이가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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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밌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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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밌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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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제목인 서브스턴스가 내포하는 의미는 다층적이다. 미국문화에서 서브스턴스란 한국인이 모르는 또 하나의 의미가 있다. 사전적인 의미로는 물질, 실체, 본질(material, reality, essence)이 있다. 미국영화, 드라마를 많이 봤다면 서브스턴스가 약물(마약)을 일컫는다는 걸 알고 있을 것이다. 브레이킹 배드에서 보아알듯, 화학과 마약제조업은 밀접한 관계를 지니고 있어, 화학용어인 물질과 마약약물이라는 말은 공유된다. 그러나 그 뜻 말고 또 하나가 있다. 이것은 잘 모를 듯하다.


man/woman + of/with substance라는 말은 someone who strives to live a life that means something and who chooses to participate rather than be a spectator라는 말이다. 혹은 a partner who possesses depth of character, strong values, meaningful interests, and the ability to engage in thoughtful conversations beyond superficial topics 라고도 풀 수 있다. 진중하고 자신감 있는 사람정도랄까. 


그러니까 substance는 사전적 의미대로 물질, 실체, 본질을 넘어 약물(마약)과 진중함, 자신감까지 의미가 확장되고 영화제목에 이 모든 뜻이 다 농축되어있다. 약물 섭취를 통해 세포의 물질이 바뀌고 새로운 실체를 얻어 자신감을 얻지만, 그 본질이 천하에 드러나는 과정을 영화는 그려낸다. 전성기의 스파클->늙은 스파클->미녀 수->몬스터 수라는 미->추->극미->극추의 전개를 통해 물질의 변화가 심리의 변화를 이끌어내는 과정을 치밀하게 다루는 영화 서브스턴스는 단순히 약물의 영향을 그린 이야기가 아니라, 물질과 진실, 그리고 자신감의 복잡한 상호작용을 파헤친 작품이다.


2.

영화의 컷 전환은 경제적이다. 택배 상자에 적힌 숫자 508을 카메라 중심에 고정시킨 후, 하얀색 택배보관소에서 바로 집으로 이동시켜 중간과정을 생략하고 빠르게 전개한다. 얼굴을 중심으로 뒷 배경을 바꾸면서 중간 이동을 생략해 빠른 전개를 이끌어내고 몰입감을 높인다. 충분히 예상가능한 장면을 절약함으로서 관객이 시간의 흐름을 몰래 건너뛰는 듯한 느낌을 주어 영화에 리듬감을 주는 것이다. 절약한 시간들은 이후 캐리커쳐처럼 부각된 백인 남성들의 뇌없는 성희롱이나, 귀걸이를 천천히 다는 신이나, 몬스터 외관을 자세히 보여주기위한 카메라 틸트다운이나, 분사되는 피와 같은 자극적인 장면들을 위해 사용된다.


3.

영화 초반, 화려하고 선정적인 장면들은 후반부의 기괴하고 추한 장면과 날카로운 대비를 이룬다. 주인공이 점차 물리적, 정신적으로 변해가는 과정을 시각적으로 충격적으로 그려내고 아름다움과 추함이 뒤엉켜 그 누구도 예측할 수 없는 결말로 폭주기관차처럼 달려나간다. 미녀와 괴물은 아이러니하게도 한 몸에 있다. you are one. 세 글자의 세 단어. 3x3=9. 대칭적이고 상징적인 대사다.


4.

서브스턴스는 위플래쉬처럼 뚜렷한 기승전결 구성에, 엔딩으로 갈수록 더욱 강렬히 내치닫는다. 와, 정말 마지막에 그 무대까지 설마 설까?, 라는 심정으로 심장이 쫄깃해지다. 이 상황에서 어떻게 더 끔찍해질 수 있을까?, 라는 심정으로 관객들으 심장이 짜릿하게 조여오는 느낌을 받는다.


5.

엔딩까지 달려나가는 신들을 계산해보자.


1) 급격히 긴장감이 상승하기 시작하는 첫 조짐은 주인공의 새해 전야 쇼에 출연 결심과, 그 후 7일 규정을 어기고 척수액을 빼는 장면이다. 7일 규정을 어긴 시간이 길어질수록, 언제까지 위반이 가능할지 묘한 긴장감이 발생한다.


2) 안정제가 추출되지 않아 주인공은 결국 교대를 한다. 


3) 엘리자베스 스파클이 기괴하게 변해버린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고 충격받는다. 젊은 수가 이정도까지 위반했을줄 상상도 못했다. 내 탓이 아닌데 나는 괴물이 되었다. 그 발견 장면이 자칫 늘어질 수 있는 것을 수의 남친이 화장실문을 두드려내기 때문에 긴장감이 줄어들 겨를이 없다.


4) 주인공은 터미네이터 신청을 통해 상황을 종료하고자 한다. 전화 상에서 "다시는 돌릴 수 없다"는 경고로 인해 관객은 불안감을 느낀다.


5) 터미네이터를 주입하는데, 광고판을 보고 잠시 마음이 흔들려서 상황을 되돌리려고 한다. 이 순간의 변덕스러움은 흥미가 끊어지지 않도록 한다.


6) 수가 깨어나고 조금 과한 체이스앤런 도망장면이 시작된다. 그리고 엘리자베스를 조금 과하게 때려 죽인다. (여기서 스턴트더블을 많이 쓴 것 같다. 다리 관절이 움직이지 않아 절던 그 전 장면에 비해 약간 설정 위반이 있지만 극적 허용으로 넘어간다)


7) 수가 새해전야쇼에 간다. 화장실에서 이빨이 빠진다. 이빨이 빠지는 장면은 단순히 물리적 변화를 넘어서, 주인공의 심리적 붕괴를 은유적으로 보여준다.


8) 이빨이 하나 빠진 것을 이미 족한데, 자기 의지로 두 개 세 개 계속 뺀다. (2절 3절까지 과한게 나가는 또라이 모먼트이가 이 영화의 매력이다)


9) 아직 괜찮다. 말만 하지 않으면 아직 무대에 설 수 있다. 돌아가는 길에 흰머리 늙은 백인 남성 군단의 성희롱을 마주한다. 광각 렌즈로 화면이 왜곡되어 표현되어 있다. 나중에 엔딩 크레딧에 보니 장-모시기 하는 프랑스계 배우들도 많았다. 수는 빠진 이빨을 보여줄 수 없어 웃지 못한다. 서스펜스다.


10) 엘리베이터에서 귀까지 빠진다. 이제는 안된다. 집에 돌아가야한다. 한층 더 절망적으로 치닫는다.


11) 집으로 정신없이 달려 돌아가는 장면을 핸드캠으로 잘 연출했다.


12) 화장실장에 남은 액티베이터를 사용한다. 영화의 핵심. 미친 장면, 세포 분열 장면 -39금- 으악으악

관객은 과격함에 몸을 움츠리게 된다.


13) 여기서 이미 영화는 끝날 수 있었는데, 주인공은 드레스를 입고 천천히 귀걸이를 착용하고 스파클 얼굴포스터를 붙히고 기어코 무대에 돌아가려 한다.


14) 설마, 설마? 방송국으로 향한다. 방송 5분 전. 변모된 모습을 감추기 위해 여전히 연기하지만, 곧 진실은 폭로될 것이다.


15) 영화는 엔딩에 다다를 때까지 폭주기관차처럼 달려간다. 카프카의 변신처럼 주인공은 완전히 다른 존재가 되어버렸고, 이미 여러 번 영화는 엔딩 슬레이트를 칠 수 있었는데, 굳이굳이 피를 난사하는데까지 달려간다. 외모지상주의에 상처받은 모든 여성들의 한풀이 굿처럼 보인다.


영화는 마지막까지 끊임없이 관객을 압박하고 절망적인 결말을 향해 폭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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