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에 뮌헨이라는 도시가 있다

독일어로는 München 뮌셴에 가까운 발음이다

영어와 프랑스어로는 Munich라 쓰고 각각 뮤닠, 뮈닠에 가까운 발음이다

스페인어로는 띨데를 붙여 Múnich라 쓰고 무니치라고 읽는다

그래 여기까지는 괜찮아

유럽 각국 사투리라고 이해하자


와 이탈리아어로 모나코 디 바비에라라고 쓴다는 것을

오늘 처음 알았다 세상에 마상에


물론 중국어처럼 慕尼黑로 쓰고 mùníhēi 무니헤이라고 읽는 정도로 어려운 것은 아니지

한자는 한국어로 모니흑이라 읽지만 60년대까지는

서반아(씨반야), 불란서(파란스)처럼 한자독음을 읽었지만

한자교육이 죽어서 이제는 서양원어대로 읽는게 대중화 되었다


물론 그래야 국제호환도 되고

한글의 훌륭한 모음 표기를 다 사용할 수 있다

Argentina를 영어식으로 아르젠티나 읽으면 틀린거고 아르헨티나가 맞아서 현지인에게 칭찬받고

플라톤 아리스토텔레스도 우리가 그리스어 원음에 가깝게 읽고 플레이토, 애뤼스토틀 같은 영어식 발음이 틀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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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청각에 다녀왔다


시청각은 옛날에는 종로 자하문로 한옥에 위치해 있었는데 지금은 효창공원역 근처 고지대 빌라 1층으로 이전했다. 시청각을 알게 된 계기는 이렇다. 올해 두산갤러리 아트랩전에서 전시장에 대한 메타인지를 다루는 노송희의 3D 영상작품이 인상적이었는데 그 작품 안에 잠깐 스쳐지나가는 박사논문의 저자가 현시원이라는 것을 눈여겨보았다. 굳이 건축CAD로 만든 영상작품 안에 논문의 물성을 구현해 책장에 배치해두었으니 의미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해 돌아와 현시원의 연세대 커뮤니케이션 박사논문을 찾아보았다. 그랬더니 박사주제 역시 전시공간 운영의 매체성이고 대상작가가 노송희였다. 이것은 뫼비우스의 띠인가? 현시원이 독립기획자로서 운영했던 장소가 시청각이라고 하여서 이후 몇 번 찾아가보았다. 두 사람 모두 전시도면과 아카이빙의 중요성에 대해 천착하고 있는 듯하다


쉽게 비유하자면 여행을 예시삼을 수 있다. 어떤 이는 여행가서 현지사람을 만나고 현지음식을 먹는 새로운 경험을 하는 것을 좋아해 사진을 찍어 브이로그를 만든다. 그런데 여행을 너무 많이 다니게 되면 어느 순간 여행지에 대한 비교하는 가이드북을 쓰고 싶어지기도 하고 장소, 일정, 소비내역 등을 정리해 트래블로그를 만들기도 한다


전시를 한 달에 한 두번 다닌다면 화제가 되는 전시장에 가서 예쁜 사진찍고 인스타에 올려 좋아요수가 올라가는 것을 보고 흐뭇해 하는 것을 목표로 하겠지만, 전시를 많이 다니거나 전시장을 운영해보게 되면 전시장과 작품의 관계, 복수의 전시에 대한 정교한 비교, 각 작가의 특징에 대한 섬세한 분석 그리고 무엇보다 시계열적 아카이빙에 눈을 뜨게 되기 마련이다


전시, 여행도 그렇고, 영화, 애니감상뿐 아니라 피규어, 오디오, 광물, 수석, 분재수집도 모두 큰 틀에서는 같은 화두를 공유하고 있다. 시니피앙은 달라도 시니피에는 같은 셈. 개별 주제는 달라도 총체적 프레임은 일맥을 같이하는 것이다


시청각의 전시는 홍보를 하지 않아 종종 찾아봐야한다. 관심있는 자가 유념해서 소중한 경험을 제때 추수해야한다. 마케팅비를 써서 홍보하는 전시처럼 다종의 SNS에 올라오지 않고, 일본미술관처럼 연간 스케쥴이 나와있지도 않아 일정을 놓치지 않기 위해 노력해야한다. 마치 빨래 돌려놓고 다른 업무를 보면서도 머리 속 저 한 켠에 그 사실을 잊지않고 있듯이, 젖병 삶아놓고 한소끔 끓는 동안 냄비를 뚫어지게 응시하는 일은 거의 없고 다른 일을 하게 되는데 불 내지 않기 위한 반반의 마음으로 시간을 보내듯이, 그런 마음으로 가끔씩 들어가서 확인해봐야한다. 지난 번엔 5일 잠깐 치고 빠지는 도둑전시를 했다. 한국어가 유창한 홋카이도 출신 비평가 콘노유키가 기획한 유빙이었다. 지금은 겉으로는 아동용전시지만, 주제의식은 어른용인, 캔버스에 바퀴를 달고 싶어, 이은 개인전을 하고 있다


잠깐 검색해봤더니 현시원은 오래 독립큐레이터를 하다(비정규직의 불안정한 삶을 영위하다) 올해 3월부로 연세대 커뮤니케이션학과 조교수가 되었다고 한다. 불사지체의 전단계를 얻었다. 모르는 사람이지만, 축하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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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이 없을 때는 당장 쓸 수 있는 천원 2천원이 아쉽다. 소득수준이 어느정도 보장되기 전까지는 가처분소득이 중요하다. 공무원이 월급인상에 사활을 거는 이유다. 큰 돈이 생기고나면 수익률과 절세 같은 테마가 더 중요해진다. 프랜차이즈 지점장은 당장 하루 매출이 중요하지만 프랜차이즈 계열사 본사 입장에서는 당기순이익, 레버리지 같은 지표를 운용하는게 중요하다. 전혀 다른 사고방식과 접근법이다.


지식도 마찬가지다. 없을 때는 한 권 두 권이 소중하다. 오래 공부해 자기 서재를 갖게 되면 지식의 매니지먼트가 더 중요해진다.


작년 규장각 전시는 단독 저서만 140권에 달하는 한국현대문학사가 김윤식 교수의 지성사적 자취를 톺아보는 전시였다.

그가 작업했던 서재 풍경을 재현해 어떻게 평생 읽고 평생 쓸 수 있었는지 그 어마무시한 생산성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는 자리였다


김윤식은 심지어 빠른 타이핑이 아니라 원고지에 글을 쓰면서도 혼신의 힘을 다해 읽고 쓰며 한 학문분야 전체를 견인했다. 주제의 범위와 양에 있어 독보적이다


에디톨로지로 유명한 문화심리학자 김정운이 쓴 초기 저서에서 독일에서 외국인으로서 전임강사가 된 팁을 밝힌 적이 있다. 편집가능한 형태로 지식을 메모카드에 분류해두었기 때문에 방대한 지식을 운용할 수 있어서라 했다. 그리고 그는 재작년 바우하우스에 관한 1028쪽에 달하는 창조적 시선을 썼다














https://www.snu.ac.kr/snunow/snu_story?md=v&bbsidx=150717

(사진출처는 서울대뉴스)


김윤식의 서재 책상 위에도 그런 방식으로 편집 가능한 메모카드가 가득했었다


꾸준한 생산성은 소스태깅에서 나온다. 쓰기보다는 정리가 중요하다



트립콤파니라는 여행가이드 유투브 채널이 있다. 최근 올린 일본도시영상은 거의 백과사전과 진배없다. 대사 하나 하나에 모두 직접 방문해서 찍은 영상소스가 증거로 나온다. 심지어 관형격을 말할 때도 순간적으로 지나가지만 일일이 근거화면이 있다. 그는 브이로그에서 영상을 찍은 후 일일히 보면서 이름을 붙이고 정리하는데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한다고 했다. 독보적인 영상퀄에는 합당한 이유가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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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한남매 과학 탐험대 14 : 화학 반응 흔한남매 과학 탐험대 14
김덕영 그림, 김언정 외 글, 흔한컴퍼니 감수, 정현철 외 기획, 흔한남매 원작 / 주니어김영사 / 2025년 4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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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밌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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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기모델이 한국에 있었는데

글로벌 스케일업에서 실패한 사례들이 문득 생각난다

한국에도 씨앗이 있었어

외국에서 흐드러지게 꽃이 피고 열매를 맺었다

한국에 민박이 있었다 에이어비엔비는 현지인처럼 경험할 수 있는 공유숙박 모델을 전세계로 확장

싸이월드가 있었어 페이스북은 더 크게 했지

버디버디는 스마트폰 전환을 못했고 왓챕,위챗이 모바일메신저의 대표격

지식인이 있었는데 쿠오라가 글로벌 스탠다드

멜론이나 벅스는 전국구 음원스트리밍서비스, 세계급은 스포티파이와 애플

넷플릭스스트리밍은 2007년, 왓챠는 2011년

물론 우리가 늦지만 어쩌며 넷플이 됐었을 수도

한국초기모델은 로컬에서 폭발했지만

글로벌확장은 실패하거나 늦었고

(우리를 참조한 것은 아니겠지만)

나중에 미국기업이 비슷한 모델을

글로벌로 스케일업해서 대박을 쳤다

어떤 씨앗은 왜 그렇게 자라지 못한걸까?

한국어라는 장벽일까, 한국적정서때문일까

기업문화 때문일까, 글로벌시야가 부족해서일까

투자가 부족해서일까, 제도와 규제때문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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