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기도박물관과 백남준아트센터에 다녀왔다.
20세기 초 대한제국 구대신이었던 김가진의 서예전과 20세기 말 비디오아트를 창시한 전지적백남준시점전이다. 위치는 바로 곁에 있는 전시지만 둘 다 즐기는 사람은 흔치 않다. 마치 상영관에 일본애니와 공포서스펜스라는 관객이 섞이기 힘든 장르영화를 함께 보는 것과 같다.
둘 다 메시지가 정확하고 전시구성이 훌륭해서 영화보는 마냥 각 2시간씩 보냈다.
나는 서예전에 해석이 베풀어져있으면 아주 꼼꼼히 보는 편이다. 한문공부에 많은 도움이 되다. 서서 읽는 책과 같다. 사서삼경을 일부라도 암송으로 떼고 고문진보 정도 읽을 수 있으면 어느정도 읽을 수 있다. 서간, 간찰, 입안 같은 전문문서는 정말 어려워서 더 공부를 요한다. 해석을 봐도 특유의 표현때문에 어렵다.
서양철학은 플라톤의 주석일 뿐이라, 고 화이트헤드는 말했다. 같은 의미에서 미디어 아트는 백남준의 주석이다. 이미 나올 수 있는 모든 아이디어를 비저너리로서 세팅했고 시대를 너무 앞서간 나머지 후대가 뒤따라올 때까지 기다리지 못했다. 로마의 제도와 도시와 도로가 이후 유럽의 기반이 되었듯, 아무리 모든 언어를 한자화시키는 중국이라도 코딩만큼은 영어로 하듯, 백남준을 경유하지 않고 미디어를 논할 수 없다. 그는 신디사이저가 일방향의 비디오를 넘어 쌍방향으로 커뮤니케이션을 가능하게 해주는 기기라 했다.
(이후 지속)
용인기흥 백남준아트센터
1층 <전지적백남준시점>은 백남준작품으로 내년 26년 2월까지
2층 <랜덤액세스프로젝트4.0>은 백남준의 정신과 공명하는 현대작가 8명의 단체전으로 올해 6월까지
2층은 이미 2월 말에 와서 봤는데 더 나아졌다
얀투 작가의 배송로봇은 당시에는 안 움직였는데 지금은 잘 작동하고
정혜선, 육성민의 필라코뮤니타스에선 독일 막스플랑크 연구소 동물행동연구소의 인터뷰와 용 관련 영상을 하나 더 볼 수 있게됐다
동물에 체중5% 미만의 태그를 달아 데이터로 커뮤니케이션하여 동물의 행동패턴을 잘 이해하자는 취지. 영상은 동물집단행동 재난예측모델을 수익화한 픽션이다
한우리 작가의 영사기 작품은 작년 10월에
이태원 아마도예술공간 개인전 루프에서 봤다
이번까지 3번 본 셈이다
고요손 작가는 같은 작품은 아니지만
올해 2월 종로5가 두산아트갤러리에서 봤다
열선 들어가서 따뜻한 무릎 조각을 전시했다
소규모 갤러리라도 부지런히 다녀야하는 이유다
더 큰 전시에서 만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