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전 쯤 SNS에서 무라카미 타카시(村上隆)의 책을 읽고 있다는 글을 봤는데 재밌겠어서 주문했다. 그 글을 보고 주문한 사람이 또 있었는지 검색했을 때는 바로 배송이었는데 몇 시간 지나니 아차, 이럴 수가, 직수입 배송으로 1주일 정도 걸린다는 것. 열흘 넘게 기다려 어제 저녁 겨우 배송받았다. 미안 알라딘, 이번에는 예스에서 주문했는데 너한테 주문할걸 그랬다 이렇게 오래 걸릴거였다면. 근데 7천원대라 무료배송쿠폰을 쓰려고...




작년 여름 교토 교세라 미술관에서 봤던 작가의 전시가 생각난다. 일본전통을 자기 스타일로 재해석한 그림이었다. 우리에게는 뉴진스의 삼촌팬으로 알려져있지만 팝아트 분야에서 이미 유명했다. 요즘 GPT로 지브리, 디즈니 스타일로 렌더링하는 것이 유행인데 무라카미 스타일로도 충분히 할 수 있을만큼 자기만의 세계와 색감이 있다.






일본기업론의 기업은 company가 아니라 창업의 어감이다. 젊은 예술인을 위한 처세술, 성공학 같은 책이다. 앞부터 안 읽고 중간부터 읽어도 상관없다.


전시회는 굿즈샵의 셀링에 방점이 있었다. 책을 읽어보면 이해된다. 팔려야한다! 예술은 돈 벌기 위한 것이다!


그렇게 잘 팔리기 위해 하는 노력들이 무척 대단하다.


원래 일본은 편지를 쓰는 문화인데, 글자 하나 하나를 다른 색깔로 칠했다. (본인이 했을까? 어시가 했을까?)



전시 마지막에서 일본 여자 모에 캐릭터의 2m 넘는 프린트 앞에서 극혐으로 인해 볼이 떨리던 20대 언저리의 라틴계 서양여성의 얼굴표정이 생각난다. 여성의 성상품화에 대해 세포속까지 혐오하던 표정이었다.



그럼에도 그의 작품은 고가 팔리고 굿즈샵은 낙양의 지가를 올린다.


책을 읽어보면 미국을 경유해서 네임밸류를 올리는 법부터 해서 온갖 노하우가 가득한데 어째서 그 비슷한 방법으로 성공한 일본예술가는 없는 것인지


1) 그건 마치 인문학과 성공학을 파는 유투버와 지식도소매상들이 자기처럼 되라고 외치지만 그렇게 못되는 이유와 같다

또한 부동산 투자가가 강연하고 책을 파는데 정작 그 방법으로 그만큼 성공한 사람은 없는 것과 같은 이치다


2) 지식을 판다면 그 분야는 끝이다.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는 분야는 그 분야의 전체상에 대해 곰곰히 생각해볼 여유가 없다. 무엇을 가르칠 것인지도 알 수 없고, 가르칠 시간도 없다.


3) 다양한 분야에서 성공한 사람들이 하는 말이, 아무리 노하우, 레시피, 가이드, 전략 다 알려줘도 따라하지 못 한다고 했다.


4) 총론은 말해도 각론은 알 수 없다. 무라카미 다카시가 이렇게까지 여러 노하우를 알려주는 수고를 들여도, 정작 자신의 주변에서 누구를 만나야할지, 어떤 컬렉터를 컨택하고, 어떤 해외에이전시와 어떤 식의 메일을 주고 받아야하는지 하는 구체적인 것은 예술가 스스로가 하는 것이다.


5) 사람들은 정말 알짜정보는 셀링하지 않는다. 셀링할 시간도 없다. 정말 주식, 부동산으로 돈 벌 수 있는 기회가 있다면 내가 하거나 내가 소중히 생각하는 근처의 인물에게 주지, 나를 모르고 보은할지 어떨지도 모르는 무작위 대중에게 그것도 무료로 배포하지 않는다. 


6) 처세술, 성공학 책은 구체적이더라도 한계가 있다. 모든 사람의 인생은 개인사기 때문이고, 개인사를 다 공개하기까지 할 필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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